정치평론/홍준일 논객

김종인과 문재인, ‘제2의 DJP연합이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6. 3. 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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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과 문재인, ‘제2의 DJP연합이다!’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 ‘불안한 동거’에서 ‘전략적 연합’
- 이질성 극복, 대선이라는 큰 집 지을 수 있나


대한민국 야권에겐 두 번의 집권 경험이 있다. 한 번은 1997년 김대중과 김종필의 연합정권이고, 또 한 번은 2002년 노무현과 정몽준의 단일화를 통한 집권이다. 두 번 모두 수 많은 내부의 반대가 있었지만 김대중과 노무현 두 지도자는 그 반대를 무릅쓰고 정치적 결단을 했고 야권은 집권에 성공했다.

결국 야권은 아직 한 번도 독자적 힘으로 집권한 적이 없다. 지난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역대 야권의 최다 득표를 하고도 박근혜 후보에게 패배했다. 따라서 대선에서 야권이 승리하기 위해선 자신의 지지세력을 최대한 결집시키는 한편 여권의 균열까지 만들어야 승리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1997년에는 JP가, 2002년에는 정몽준이 그 균열을 만들었다.

따라서 최근 많은 논란이 있지만 더민주에서 ‘김종인’을 대표로 영입한 것은 단순히 보수진영의 노 정객 한 명을 영입한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더민주는 탈당과 분당이란 환란을 맞으며 김종인  영입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사실 김종인은 국보위 전력 등 더민주가 받아들이기엔 너무나 부담되는 인물이다. 김종인은 더민주에 들어와서도 기존 지지층과 당의 정체성을 뒤흔들 수 있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었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김종인 체제는 빠르게 안정화되었다. 당의 노선과 방향은 물론이고 정치행태도 변화하고 있다. 더민주는 기존 지지층에 머물지 않고 그 외연을 중도 보수로 크게 확장해 가고 있다.

김종인체제가 들어서기 전 더민주는 마치 좌초하기 직전의 배와 같았다. 탈당의 둑은 무너졌고 문재인체제는 지도력을 상실했다. 더민주는 그 위기를 넘길 구원투수 정도로 김종인 대표를 선택했다. 그리고 김종인 대표를 총선 기간 동안 잠시 당을 책임지는 한시적 대표로 생각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김종인 대표의 리더십은 강력하게 발휘되었다. 또한 김종인 대표는 반복적으로 수권정당이 되기 위해 당의 변신을 요구했다. 특히 김종인 대표는 더민주가 집권하기 위해선 김대중과 노무현 대통령조차도 넘어서야 한다는 과감한 주장을 펼쳤다.

김종인 대표는 총선 공천에서도 더민주를 뒤덮고 있는 ‘친노 프레임’과 ‘운동권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과감한 결단과 조치를 취했다. 더민주의 지지층 입장에선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 벌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조치가 정청래와 이해찬 의원의 공천 탈락이다. 더민주의 지지층은 분노했고 저항했지만 김종인 대표는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밀어 붙였다.

결국 김종인 대표는 마지막 비례대표후보 공천에서 당내 강력한 저항에 부딪혔고 거취 문제까지 거론하며 당내 도전을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언론은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의 관계에 대해 서로 상반되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았다. 김종인 대표가 문재인 세력을 제거하고 있다는 주장에서 시작해 둘 사이가 전략적 협력관계라는 해석까지 천차만별이다. 사실 지금도 이 두 사람의 관계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하는게 사실이다. 그럼 이 두 사람의 관계는 무엇일까?

최초 김종인이 더민주에 들어 올 때를 생각하면 김종인과 문재인의 관계는 한시적인 동거관계였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입장에선 탈당과 분당으로 치닫는 당의 환란을 막아내고, 눈 앞에 닥친 총선을 대신 치러줄 중량급 구원투수가 필요했다. 따라서 문재인은 당의 정체성이나 지지층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당내 세력이 전혀 없는 김종인을 선택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문재인의 입장에선 김종인과 잠시 동거하며 위기를 넘기는 한편 자신의 주도권도 잃지 않는 대리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판단은 오판이었다.

김종인은 문재인의 제안을 받자마자 마치 수년간 준비해 온 프로젝트를 실천하듯 강력하게 밀어 붙였다. 최근 여야의 그 어떤 지도자보다 막강한 카리스마로 당을 휘어 잡았다.  그가 한마디를 뱉을 때마다 정치권은 들썩거렸고 그는 항상 뉴스의 중심에 서 있었다.

김종인과 문재인은 자신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새로운 관계로 발전하고 있다. 이제 이 두 사람은 총선까지의 ‘한시적인 동거’에서 대선까지의 ‘장기적인 연합’으로 발전해가고 있다. 김종인 대표가 칩거상황에 놓여 있을 때 문재인 대표는 모든 일을 뒤로하고 상경했다.

또한 문재인 대표는 한 순간의 주저함이 없이 김종인 대표의 손을 들어주었고 백기투항했다. 그 이후 김종인 대표에게 쏟아졌던 모든 화살이 일거에 사라졌다. 문재인이 조금만 늦었어도 김종인 대표는 당을 떠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문재인이 그것을 막아냈다. 이 시점에서 김종인과 문재인의 불안한 동거는 안정적인 연합으로 전환하고 있다. 어찌보면 김종인과 문재인은 공동의 운명체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은 전격 상경해 김종인 대표를 만나고 난 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화룡점정을 잘 해주셔야지… 우리 당의 간판으로 이번 선거 이끌어주셔서 야권의 총선 승리를 만들어주십사라고”, “총선 이후에도 다음 대선 때까지 그 역할을 계속 해주셔야 하기 때문에 국회에 들어가실 필요가 있으신 거죠”

문재인은 김종인 대표에게 총선을 넘어 대선까지도 당을 이끌어주길 요구하고 있다. 이제 문재인은 김종인 대표에게 대선이란 큰 집도 함께 짓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이 불안했던 동거가 전략적 연합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그 위력은 지금까지 상상했던 그 이상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 문재인이 김종인 대표를 위기상황에서 잠시 불러낸 구원투수가 아니라 2017년 대선까지 당을 이끌 선장으로 생각을 바꾸는 순간 그 변신의 폭이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아직 상상하기 힘들다.

만약 ‘문재인과 김종인’이 ‘김대중과 김종필’처럼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제2의 DJP연합’에 성공한다면 야권의 집권 가능성은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문재인은 야권의 지지층을 최대한 끌어내고, 김종인은 여권에 균열을 만들어 냄으로써 야권이 집권할 수 있는 길을 더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문재인과 김종인이 서로의 이질성을 극복하고 이와 같은 전략적 연합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는 아직 많은 의구심이 있다. 역사의 매 순간마다 지도자의 선택과 결단은 서로 다른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 순간 문재인과 김종인은 어떠한 선택과 결단을 만들어낼지 궁금하다. 


<김대진 조원씨앤아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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