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손학규 8월 정계복귀 한다?! “강진 토굴에서 세상 속으로”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6. 4. 29.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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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 4.19 민주묘지 참배 후 지지자들과의 오찬 중에 “국회 새판 짜도록 마음 단단히 해달라”는 주문을 했다. 이를 두고 ‘손학규 정계복귀’의 신호탄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손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7.30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전남 강진의 토굴에서 지내고 있다. 이제 2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동안 간간히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소식이 들리긴 했지만 이번처럼 강력한 때는 없었다.





-손학규의 ‘새판 짜기’ 밑그림

-정계 은퇴 2주년 맞아 '새판 짜기' 로 승부

손 전 대표는 4.13 총선에서 무려 20여 명에 가까운 측근이 당선되는 쾌거를 올렸다. 그래서 4.19 오찬이 더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날 오찬은 손 전 대표 와 10여 명의 당선자 그리고 100여 명이 넘는 지지자가 함께했다. 오랜 만에 손 전 대표의 정치적 메시지도 등장했다. 그가 주문한 것은 바로 ‘새판 짜기’였다. 야권에서는 손 전 대표의 ‘새판’ 발언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실 그의 정계복귀는 끊임없이 회자되었다. 특히 더민주당이 고비를 맞이할 때마다 해결사로 거론되었다. 지금 김종인 대표의 자리도 그의 자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강진 토굴에서 나오지 않았다. 손 전 대표는 국민의 큰 부름이 없는 이상 쉽게 나올 생각이 없는 것으로 비쳤다. 손 전 대표는 스스로 자신을 토굴에 가두었지만 그것을 풀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민심이라 판단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 전 대표의 입장에서 이번 총선은 토굴에서 나올 절호의 기회였다. 총선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손 전 대표의 지원 유세가 절실했다. 특히 더민주당 김종인 대표는 문재인 전 대표의 유세는 만류하면서도 손 전 대표의 지원 유세는 강력히 요청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요청은 거부됐다. 만약 손 전 대표가 야권의 요청을 받아 이번 총선에서 지원 유세를 했다면 야권 승리의 공도 세우고 정계복귀의 명분도 얻는 일석이조의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손 전 대표는 끝내 지원유세를 하지 않았다. 더민주당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손 전 대표가 현재 정계복귀를 원해도 마땅히 발을 디딜 곳이 만만치 않다. 한마디로 손 전 대표가 활동할 정치공간이 매우 좁아졌다. 

첫 번째 이유는 더민주당이 123석으로 제1당이 되어 있다. 만약 손 전 대표가 더민주에 발을 딛는다면 그것은 무임승차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한 더민주당에는 김종인과 문재인 전·현직 대표가 확고히 버티고 있다. 문  전 대표 외에도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등이 자리를 선점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당도 손 전 대표를 영입하기 위해 공은 들였지만 역시 안철수 대표와 호남의 맹주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이 둥지를 틀고 있다. 따라서 지금 손 전 대표가 정계복귀할 여지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손 전 대표는 ‘새판’을 짜지 않고는 정계복귀가 불가능해 보인다. 그래서 그에겐 바로 ‘새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손 전 대표가 4.19 오찬 모임에서 ‘새판 짜기’란 메시지를 던진 것도 사실상 측근들에게 자신의 정계복귀를 위한 ‘새판 짜기’의 명분과 방식을 요구한 것이다. 그의 측근과 지지자들이 이 ‘새판 짜기’에 성공 여부가 그의 정계복귀를 결정할 것이다.


-손학규 8월 정계복귀 나오는 까닭


손 전 대표는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틈새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두 개의 당으로 분열된 상황에선 정권교체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선 국민들이 전략적 투표를 선택해 3당체제로 만들었다. 후보 선택에서는 당선가능성이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었고 정당은 교차투표를 통해 야권에게 손을 들어 주었다. 그러나 대선에서도 같은 결과를 기대하긴 어려운 게 현실이다. 

야권은 이 ‘불완전한 상황’을 벗어나길 원한다.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 문재인과 안철수가 지금처럼 대립관계를 유지하며 서로 완주를 고집할 경우 야권의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나오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력한 시도가 손학규 발 정계개편이다. 더민주당의 박영선 의원도 비슷한 언급을 내놓았다.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대권 후보 중심의 정계개편이 또 있을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통합을 쉽게 하지 않을 것이다. 안철수 대표도 끝까지 갈 것이다. 지금 통합 얘기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오히려 추가 정계개편의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박 의원은 현재 야권 구조는 대선을 치르는 데 매우 불완전하다는 판단이다. 총선에 나타난 민심은 박근혜 정권에 대한 심판인데 이것이 차기 대선 민심으로 담아낼 야권의 그릇은 매우 불완전하다는 것. 그러므로 야권의 정계개편이 필요하다고 읽힌다.  

손 전 대표의 측근들에 의하면 최소한 8월 정도가 그의 복귀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8월이면 20대 국회가 열리고 3당체제도 비교적 안정되는 시점이다. 또한 2017년 대선을 역산하면 1년 4개월 정도가 남는다. 손 전 대표가 야권의 대선주자로 나서든, 아니면 야권 정계개편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든 8월까지는 정계복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미 손 전  대표의 측근들은 수시로 모임을 가지면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 4.13 총선 이후 그의 정계복귀 요청은 곳곳에서 드러났다. 4.13 총선에서 새누리당 텃밭인 서울 강남을에서 당선된 더민주 전현희 당선자는 15일 “정계은퇴를 하신 상태이기 때문에 정계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하다”며 “그 명분으로 손 고문의 정치권 복귀를 원하는 국민들의 민심이 있어야 하고, 손 고문이 나서서 우리 정치계가 발전을 할 수 있다는 당내의 요청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대표적 손학규계인 분당을 김병욱 당선인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야권통합과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며 “손학규 전 대표에게 기회가 주어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는 물론 대권 도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 요청은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했듯이 아직도 야권은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확실한 후보나 방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손학규의 마지막 승부


하지만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와 대권 도전 가능성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특히 4.13 총선 이후 그의 정계복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졌으나 명분과 방식을 둘러싸고는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는 상황이다.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에 대한 평가는 아직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가 4.13 총선에서 야권에 대한 지원 유세를 했다면 명분을 얻을 수 있는 호기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기회를 잃었다는 게 야권 내 중론이다.

여기서 박영선 의원의 앞선 발언, ‘대권 후보 중심의 정계개편이 또 있을 것’이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박 의원의 말을 해석하면 1차 정계개편은 안철수가 더민주당을 떠나 국민의당을 창당한 것이고, 제2의 정계개편 역시 대권 후보가 중심이 되어 국민의당과 같은 새로운 정당 혹은 조직을 만들거나 세력 이동을 할 것이란 이야기가 된다. 박영선 의원은 4선의 더민주 중진의원으로 원내대표와 비대위원장을 역임한 만큼 그의 말이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야권 진영의 대선 후보는 사실상 ‘손학규’를 제외하곤 없다고 볼 수 있다. 그 외 박원순, 안희정, 김부겸 정도가 있는데 앞선 두 사람은 광역단체장을 맡고 있어 그와 같은 정치활동을 전개하기엔 많은 제한이 있다. 만약 있다면 김부겸 정도가 가능한데 그 역시 중앙 정치로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아 그와 같은 정계개편을 주도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러면 박영선 의원이 말한 주인공은 ‘손학규’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손 전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둔 마지막 승부가 될 제2의 정계개편은 무엇일지가 관심이다. 현재로선 2017년 대선구도는 다자구도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소한 새누리당, 더민주, 국민의당 3명 이상의 후보가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가장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이 세 가지 세력의 다수를 획득하는 후보가 가장 확장력이 있고 승리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권의 대선 후보 입장에서 가장 이상적인 그림은 새누리당의 중도성향 세력, 더민주의 합리적 세력, 국민의당의 호남 세력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가장 막강한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 손 전 대표 주변의 참모들은 여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 바로 손 전 대표라고 주장한다.


-중도·합리·호남 묶을 수 있는 후보


결국 손 전 대표의 마지막 승부는 이 그림을 어떻게 그리는가에 달려 있다. 손 전 대표가 새누리당에선 유승민 의원과 같은 중도성향 인사들을 끌어내고, 더민주에선 자신의 측근을 중심으로 합리적 세력을 형성하고, 국민의당에선 박지원과 같은 호남 맹주의 지지를 끌어낸다면 가장 승산이 높은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다. 

이것은 손 전 대표가 꼭 대선 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명분을 넘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것은 야권의 재구성이며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야권이 이 질서를 만든다면 누가 대선 후보가 되어도 필승카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손 전 대표의 정계복귀가 단순히 자신의 대권 행보가 아니라 야권의 재구성, 새로운 정치 질서를 만드는 것이라면 그 이상 더 큰 명분도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준일 언론인>


* 이글은 일요서울에 게재된 글입니다. [기사보러가기] 손학규 8월 정계복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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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여론연구소(조원C&I) 소장

일요서울 및 서울21 편집위원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부본부장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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