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야기

평창의 패배 그리고 강릉의 응어리

세널이 2010. 9. 18.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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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민들과 평창의 승리를 함께하기 위해 강릉에 내려왔다. 사실은 대통령비서실의 공식 수행원으로 과테말라에 갈 예정이었으나 사정이 변경되어 가지 못했다. 사실 과테말라에 가기위해 수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건만 뜻하지 않은 문제로 갈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나는 실망하지 않고 강릉시민과 함께하기 위해 강릉으로 내려왔다.


그날 새벽 강릉시청 앞에 모여 있는 강릉시민의 눈망울에는 희망의 불꽃이 피어 있었고 평창동계올림픽을 기회로 강릉의 새로운 도전과 희망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었다. 강릉발전의 새로운 전기가 눈앞에 다가 온 것이다.


그러나 잠시 후 과테말라에서 날아온 소식은 패배였다. 잠시 정적이 흐르고 모두가 하나 같이 고개를 숙이고 어깨는 쳐지고 입에서는 담지 못할 욕설이 난무했다. 사회자가 격양된 시민들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여러 가지의 위로의 말을 했지만 모두가 허사였다.


나도 다소 흥분된 기분을 가라않히며 출근을 위해 급히 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터미널을 향하는 길에서는 막걸리와 욕설이 시민들의 분노와 절망을 대신하고 있었다.  서울로 올라가는 나의 눈가에도 눈물이 맺히고 가슴 한 구석엔 분노의 응어리가 일고 있었다.


얼마 후 과테말라에 갔던 강릉시 대표단 일부 사람들이 강릉시민의 슬픔을 뒤로하고 골프와 여행을 즐겼다는 뉴스를 접했다. 비싼 항공료를 생각하면 본전을 빼기위해 그랬다고 농을 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용서하기엔 너무 화나는 일이다. 경비를 반납하는 등의 경미한 처분이 있은 후 그 뉴스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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