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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 우연의 연속 내지는 경이적인 기적?! ; 창단 7년만의 기적은 진행 중

세널이 2016. 11. 2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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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치히, 우연의 연속 내지는 경이적인 기적?!창단 7년만의 기적은 진행 중




출처 : 위키백과


RB 라이프치히 (이하 라이프치히)는 지난 2009년 창단된 이래 5부 리그에서 시작하여 이번 2016-2017 시즌 처음으로 분데스리가에 입성했다. 지난 시즌 2부 리그에서 2위 성적으로 SC 프라이부르크 (이하 프라이부르크)와 함께 1부 리그로 승격한 것은 클럽 역사상 최초의 일이었다.


12라운드를 마친 현재, 라이프치히는 무패 행진을 이어가면서 결과적으로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그것의 기록인 9승 3무는 단순히 리그 수준을 넘어 세계 축구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월드 클래스 팀들, 바이에른 뮌헨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등을 뛰어 남는 성과다.


특히 지난 26일 또 다른 승격 팀 프라이부르크를 상대로 거둔 승리는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 승격 팀으로서 라이프치히가 거둔 7연승 기록은 분데스리가 (54년) 역사상 처음으로 발생한 경우였기 때문이다.


꺼지지 않는 희망의 등불 아니면..


라이프치히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전역을 들끓게 했던 레스터 시티의 복사판인가?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는 강릉에 비견될 만한 인구와 도시 규모를 연고지로 두고도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이하 EPL)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그 우승은 빈민가에서 공장 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 분포도에서 파생한 ‘언저리 사람들’이 일구었던 ‘기적’으로 평가되어 왔다. 분데스리가에서 반란 중인 라이프치히가 그런 기적 같은 동화를 독일 버전으로 재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분데스리가 동화에는 다른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라이프치히 상승세가 찻잔 속의 돌풍을 넘어 분데스리가를 강타하는 태풍으로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앞으로도 지켜볼 일이다. 하지만 다소 성급할지 모르나 라이프치히가 또 다른 축구 동화를 선사하리라는 것이 어느 정도 점쳐진다.


라이프치히가 분데스리가에 불러오는 반향 내지는 지각 변동은 어디에 그 유래를 두고 있을까? 우선 거대 자본의 ‘머니파워’가 떠올려 질 수 있다. 그 클럽을 소유하는 것은 세계적인 에너지드링크 기업인 레드불이다. 머니파워가 팀 전력이나 실력 상승으로 반드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성공이든 아니든 다양한 사례들이 세계 축구계에 떠돌고 있다. 하지만 선수 수급 구조를 개선하거나 팀 전력을 보강하고 체질을 혁신하는데 적절하면서도 주요한 수단이 돈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거대한 자본 투자에 목표를 향한 경영 철학과 비전이 곁들여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터다. 올 시즌을 앞두고 라이프치히 구단은 (만 24세 이하) 젊은 선수들만을 영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 한 예일 수 있다. 상품 가치라는 측면에서 천정부지로 치솟을 최연소 20대 감독에 대한 배려일 수도 있지만, 그 구단 운영단의 치밀한 계산과 계획을 그 예에서 읽을 수 있을지 모른다.


라이프치히 구단 혹은 레드불은 1부 승격을 기화로 두 마리 토끼 사냥 - 단기적인 전력 상승과 장기적인 미래의 청사진 –을 나섰고 어느 정도 자신의 예상대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잘 짜인 성공 시나리오 한 편을 접한 듯한 느낌 탓일지 모르나 라이프치히 동화는 레스터 시티의 그것과 색다를 것 같다.


에너지드링크 상징 젊음과 아이돌 감독


구단이나 실질적인 운영 집단만으로 ‘완성도’ 있는 축구를 논하기에는 허전함이 있기 마련이다. 현대 축구에서 감독 혹은 코치진이 팀 전략과 전술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감독 연봉이나 이동이 광범위하게 회자되는 것이 단적인 예일지 모른다.


라이프치히 상승세에서도 감독 이하 코치진의 그림자를 배제하기란 쉽지 않을 듯싶다. 랄프 하센휘틀 감독이 라이프치히를 이끌고 있다. 메이저 리그들에서나 여타의 인기 스포츠 종목에서도 아주 드문 20대 연령의 오스트리아 출신이다. 가히 파격적인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하센휘틀 감독은 ‘벌떼’ 축구로 도르트문트 축구를 새로운 반열에 올려놓았고 지난 시즌부터 EPL의 리버풀 소속으로 명불허전을 입증하고 있는 위르겐 클롭 감독과 세대를 초월한 소통을 이루고 있는 듯하다.


특히 그는 클롭에게 유명세를 안겨준 전술이자 독특한 ‘트레이드마크’인 이른바 ‘게겐프레싱(gegen pressing)’을 습작(?)하는데 탁월한 듯싶다. ‘공을 빼앗긴 지점에서 상대 공격을 압박’하는 전술은 구장을 쉴 새 없이 누빌 수 있는 강력한 체력과 유기적이며 상호보완적인 조직력에 기반을 두기 쉽다.


그것은 월드 클래스 스타 선수들이 없는 젊은 팀에서 채택되기 용이한 탓에, 라이프치히에 어느 정도 걸맞은 전술일 수 있다. 하지만 극심한 체력 소모를 요구하는 전술적 한계는 분데스리가 전 시즌 일정을 경험하지 못한 라이프치히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하센휘틀 감독이 기나 긴 시즌을 치루면서 자신의 전술적 유연성을 얼마나 발휘할지는 그와 그 팀의 성공 가도에 중요한 관건일 수 있다.


꿈꾸는 젊은 에너지원들


이렇듯 감독과 작전은 레드불이 추구하는 ‘생기 있는 정신’과 더불어 라이프치히가 젊은 피를 수혈하고 세계 수준에서도 낮은 선수들의 평균 연령대를 유지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을지 모른다. 실제로 라이프치히는 분데스리가에서 선수들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유럽 각국 리그의 최저 연령 팀들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낮다.


해설 위원으로 활약 중인 이영표 선수 시절은 차치하더라도, 손흥민 소속팀으로 잘 알려진 토트넘과 비교하는 것은 단적인 예일 수 있다. 현 기준으로 EPL에서 가장 낮은 평균연령을 보이는 토트넘에 비해 어린 축으로 분류되는 것이 라이프치히다. 그런 젊은 선수들이 조직적이면서 헌신적인 경기력을 보이면서 그들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전술적 이해와 경기력이 향상된 탓인지 그간 상대적으로 다소 부진했던 골 결정력도 동반 상승하는 듯싶다. 한때 옛 동독 지역에서 가장 큰 구장이 그들의 홈구장 ‘레드불 아레나’로 거듭나듯, 그들 역시 거듭나기를 계속할 것이며 그들의 스타 꿈을 조마간 실현시킬 수 있을지 모른다. 그들에게 심각한 도전이고 역경일 수도 있지만 그들이 바이에른 뮌헨과 경기를 고대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마도 그날이 오면 선수들 각각의 면모를 상세히 다루어야할지 모르겠다.


축구, 도시와 사람들의 이야기


이제는 과거의 유물이 된 ‘베를린 장벽’의 동쪽에 위치했던 도시, 라이프치히의 매력과 홈 팬들 역시 그들의 ‘신생팀’에 힘을 싣고 있다. 라이프치히는 독일 축구 협회 창설에 밑그림을 제공했던 도시로 ‘독일 축구의 성지’라 불려도 무방할 정도로 역사적인 위상을 한때 드높였으나 어느덧 ‘변방’으로 전락한 탓에 옛 영광을 회복하고자 기도하는 것은 당연했을지 모른다. 이는 독일 축구의 레전드 베켄바우어가 레드불 공동 소유주에게 그 도시를 강력히 추천했던 사실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축구 역사 외에도 라이프치히는 풍부한 역사적 원동력과 사회적 기반 시설들을 구축한 공간으로 손색이 없었다. 원래 라이프치히란 지명은 ‘보리수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과 관련이 있다.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 이전부터 교통 요지로서 상업 활동이 활발한 탓에, 라이프치히는 국제 무역박람회로 명성을 유지해 왔다.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찬 바하를 필두로 여러 예술가들이 거주하면서 학술 및 문화 거점으로 성장했고 인쇄 및 출판을 중심으로 독일의 ‘산업 혁명’ 혹은 공업화에 참여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 작품들 중 일부가 출판되기도 했을 정도로 노동자 운동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이렇게 다양한 에너지들이 축적된 공간이 라이프치히 도시였고 그 도시의 응축된 에너지가 표출된 것이 축구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분열과 반세기 후의 재통합 과정에서 소외감에 젖었을지 모를 세대들에게 새로운 동력 에너지를 제공한 것 역시 라이프치히 축구일 성싶다. ‘구동독’ 지역에 자리 잡은 분데스리가 유일의 팀이 라이프치히기에 팬들의 성원은 남달랐으며 그간의 응어리 진 것을 해소하는데 주저함이 없을 듯싶다.


그 팬들이 21세기를 전후로 사라진 분데스리가 수준의 축구에 얼마나 굶주려 있었는지는 익히 알려진 사실이었다. 경제적으로 왕성한 도시의 활동력 또한 라이프치히 축구 발전에 토대로 작용하기에 충분했다. 결국 도시가 생기를 회복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와 지역민들의 제대로 분출되지 못한 ‘한풀이’가 에너지 드링크와 더불어 활성화한 것이 라이프치히 축구라면 그것은 지나친 착각이거나 과장일까?


또 다른 축구 동화를 꿈꾸며


라이프치히가 자신의 상징 ‘황소’처럼 거침없이 돌진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선두를 지킬 수 있을지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다크호스 이상의 존재감을 쉬이 잃을 성싶지 않다. 어떤 결과일지는 사실상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 영상으로 재현되거나 육안으로 직접 확인된 예술로서 축구를 즐기는데 지장이 없다면 더욱 그럴지 모른다. 단지 또 다른 동화로 마무리 될지 아니면 거대 자본 투자가 빚은 또 하나의 성공 사례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라이프치히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주목되는 근거다.


Jason Choi  antisys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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