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집중해부]‘광주 선언’ 문재인 반격에 나서다!

세널이 2016. 4. 23.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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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권행보 발목잡는 ‘광주선언’ 절반의 패배
- 文 대호남 사과문 발표로 정면돌파 대권 재기


문재인 전 대표는 지난 총선 4월 8일 광주에서 “저에 대한 지지를 거두겠다면, 저는 미련 없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겠다. 대선에도 도전하지 않겠다”라며 정치적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호남은 그의 간절한 호소를 외면했다. 문재인 입장에서 호남의 총선 결과는 누가 보아도 참혹한 패배다. 더민주는 호남 전체 의석 28석 중 단지 3석을 얻는 데 그쳤다. 더구나 광주에선 단 1석도 얻지 못했다. ‘광주선언’이 문재인의 대권 행보를 가로막는 족쇄가 된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의 ‘광주선언’은 그의 대권 가능성에 대한 평가에 따라 의견이 나뉘고 있다. 문재인을 옹호하는 입장은 아직도 그의 가능성에 주목한다. 더민주 이종걸 의원은 “사즉생 각오의 표현일 뿐”이라며 정치적 의미를 축소했다. 정청래 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수도권 승리와 영남에서의 선전으로 오히려 문재인이 승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문재인에 대한 부정적 인사들은 이 기회를 놓칠리  없다. 국민의당 박지원 의원은 “선거과정에 호남이 지지하지 않으면 정치도, 대선 후보도 거둬들이겠다고 했으면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연일 공세를 퍼붓고 있다. 더민주 내부에서도 적극적으로 ‘정계은퇴’를 주장하진 않지만 그의 신중한 행보를 요구하고 있다. 김진표 당선자는 “일단 정치인은 자기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해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언론도 문재인이 말바꾸기를 했다며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결국 해답은 문재인이 쥐고 있다.

하지만 총선 이후 문재인은 “호남 민심이 저를 버린 것인지는 좀 더 겸허히 노력하고 기다리겠다”라며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 놓았다. 그리고 4월 18일 문재인은 김홍걸과 함께 하의도 DJ생가를 방문했다. 사실상 문재인은 공개적인 활동을 재개한 것이다. 이를 두고 문재인이 ‘정계은퇴’와 같은 특단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해석과 본격적인 대권 행보로써 정면 돌파가 시작되었다는 분석이 동시에 나돌고 있다. 하지만 정작 문재인은 ‘광주선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결론적으로 대선후보까지 지낸 문재인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방관하는 것은 정정당당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문재인은 결단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국민에게 반성과 용서를 구하고 정면돌파를 선택하든 아니면 스스로 물러나든 그것은 문재인의 결단이다. 정치 지도자는 항상 국민을 기다리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물음에 응답해야 한다.





절반의 승리와 절반의 패배


더민주의 입장에서 이번 총선은 절반의 승리와 절반의 패배라는 이중적 평가를 받고 있다.  절반의 승리는 123석이란 제1당의 결과다. 서울강남, 부산경남, 대구경북과 같은 전통적인 험지에서도 다수 의석을 획득하며 전국정당의 면모를 갖추었다. 특히 대한민국 민심의 진앙지인 수도권 압승은 누가 보아도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연 것이다.

반면 절반의 패배는 누가 뭐라 해도 거의 전멸에 가까운 호남의 패배다. 또한 더민주는 정당 투표에서도 근소한 차이지만 국민의당에 패했다. 다시 말해 이번 총선 결과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더민주도 동시에 심판 받은 것이다. 특히 국민의당이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둥지를 튼 것은 뼈아픈 패배가 된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이 ‘광주선언’ 이후 정치 행보에 나선다면 가장 주목할 것은 ‘절반의 승리’가 아니라 ‘절반의 패배’이다. 왜냐하면 그는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이며 대선 후보를 목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몇몇 측근이나 지지자 그룹이 문재인의 정당성을 칭송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를 돕는 것이 아니라 더욱 사지로 몰아넣는 것과 같다.

문재인이 2017년 대선에서 강력한 대선주자로 올라서기 위해선 ‘절반의 패배’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이 국민의 과반 이상 혹은 그에 가까운 지지를 받는 강력한 대선후보로 올라설 수 있다. 특히 20대 총선에서 새롭게 형성된 3당 체제에선 더욱 그렇다. 문재인의 결정적 한계는 ‘확고한 집권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는 데 있다. 아쉽게도 그 원인은 지난 대선에서 90%에 가까운 지지를 보냈던 야권의 안방 호남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욱 아이러니한 일이다.


문재인의 반전카드는…


문재인의 첫 관문은 ‘광주선언’에 대한 해결이다. 더 궁극적으론 호남이다. 문재인도 말했듯이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야권 대선후보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문재인은 호남의 지지를 되돌려야 한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도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광주선언’이란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아마 문재인도 이번 총선이 그 마지막 기회라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문재인은 무리하게 승부수를 던졌고 결과는 더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설상가상 이제 호남은 안철수와 국민의당의 안방이 되어 있다.


지난 ‘광주선언’은 반성과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 되고 말았다. 진정한 반성과 사과는 그 어떠한 댓가도 없이 그저 마음에서 나오는 진정성에 달려 있다. 하지만 광주에서 문재인은 ‘반성과 사과’보다는 자신이 달성하려는 정치적 목표에 더 관심을 가졌다. 

문재인의 광주선언은 반성과 사과로 시작했지만 연설의 요지는 정치적 해명과 요구로 가득했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정치적 생명까지 걸고 말았다. 하지만 그 요구는 호남에서 완전 외면당했다. 어쩌면 지금의 결과를 생각하면 당시 광주선언은 문재인의 반성과 사과가 아니라 호남에 대한 ‘정치적 협박’에 가까웠다. 그리고 호남은 그 협박에 굴하지 않았고 결과는 제1야당 심판과 함께 국민의당을 선택했다. 결과적으로 문재인에겐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대권 포기와 정계 은퇴의 약속을 지키는 길이며 다른 하나는 대권행보를 재개하는 길이다.

전자는 문재인이 정권교체를 위해 마중물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그의 결단으로 종지부를 낼 수 있다. 하지만 후자는 문재인이 대권 행보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니 중요한 전제가 따른다. 바로 ‘정확한 반성’과 ‘명쾌한 사과’가 전제된다. 그 방법은 문재인이 찾아야 한다. 대선 패배 이후 지금까지 야권의 대선주자로서 부족했던 것을 철저하게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정치 지도자 특히 대통령이 되려면 언제나 무한한 책임이 뒤따르는 것이다. 지금은 구구한 변명이 아니라 반성과 사과로 용서를 받는 것이다.


다음은 ‘친노패권’의 문제다. 대선 패배 이후 문재인을 계속 괴롭히는 유령이 바로 ‘친노패권’이다. 문재인은 계속 억울하다고 변명한다. 친노패권은 보수 언론의 프레임이며 반대파의 공세라고 항변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그것이 현실이다. 이제 문재인과 친노패권은 하나가 되었다. 문재인이 친노패권을 해결하지 못하면 다시 한번 야권은 패배할 수밖에 없다. 이제 친노패권은 문재인의 문제가 아니라 야권의 문제가 되었다. 더민주에서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는 명분도 결국 친노패권이다.

문재인은 억울하다고 항변하겠지만 반면 ‘친노패권’을 해결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도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문재인을 둘러싸고 있는 참모 그룹은 변하지 않았고 확장되지도 않았다. 새로운 의견그룹이나 리더도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또한 야권의 세력 관계에서 반대파를 포용하기 위해 자신의 팔과 다리를 자르거나 연합한 것도 볼 수가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산을 넘는 새로운 비전이나 역사도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이 집권하여 만들어 갈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정부’가 되어야 한다. 그 정부를 준비하는 세력은 친노패권이 아니라 야권 전체를 아우르고 통합할 수 있는 연합이어야 한다. 그래야 수권능력이 확장되는 것이다. 새로운 정부는 결코 한 두 사람이나 특정세력에 의해 만들어질 수 없다. 결국 그 정부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통합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문재인의 반전카드는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하나는 호남의 반문 정서를 넘기 위한 ‘정확한 반성’과 ‘명쾌한 ‘사과’이며,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국민의 정부’를 만드는 ‘친노패권’의 청산이다. 이상의 두 가지 반전카드는 다른 그 누구도 해결해 줄 수 없다. 오로지 문재인만이 해결할 수 있다. 말은 쉽지만 힘든 일이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에 지도자의 리더십은 검증되는 것이다.

문재인이 ‘광주선언’을 넘어 다시 대권 행보를 시작하려면 이 두 가지를 넘어야 한다. 만약 문재인이 이상의 두가지 장벽을 넘지 못하고 대권 행보를 다시 시작한다면 그것은 무모한 도전이다. 나아가 문재인의 대권 행보는 야권에게 또 다시 분열과 대립의 정치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바야흐로 문재인은 지금 ‘반전카드’를 만들어 대권 행보를 계속할 수 있을지 아니면 여기서 주저 앉을지 기로에 서 있다.  <홍준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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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여론연구소(조원C&I) 소장

일요서울 및 서울21 편집위원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부본부장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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