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추미애 ‘무혈입성’ 맥빠진 전당대회

세널이 2016. 6. 25.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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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 대세론’에 대권은 ‘점화’

-비주류, “이럴 거면 전대는 왜”무용론 대두



4.13총선 이후 더민주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 체제의 유지 문제를 둘러싸고 격하게 대립했었다. 하나는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자는 입장으로 총선에서 더민주가 제1당이 된 만큼 현 체제로 대선까지 가자는 입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민주정당에서 당헌당규조차 무시하며 김종인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즉시 당헌당규에 따라 전당대회를 개최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명확한 결론은 안났지만 8월 27일 전당대회를 치루는 것으로 양측이 합의를 도출했다. 그 합의 과정에는 김종인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간에 충돌도 발생했으며 상호 신뢰가 깨지는 험악한 상황도 연출되었다. 

그런데 더민주는 배은망덕하다는 비난도 무릅쓰고 김종인 체제를 끝냈지만 지금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더민주의 모습을 보면 납득할 수 없을 정도로 무관심한 상황이다. 전당대회가 2달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 대표 후보의 윤곽이나 후보들의 정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얼마전 추미애 의원이 광주에서 출마선언을 했지만 세상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추, ‘나홀로 당권 도전’ 흥행은…



물론 이번 더민주의 전당대회는 차기 대선 경선을 관리하는 지도부로서 매우 중요한 위상과 역할을 갖는다. 따라서 더민주의 대선 주자와 세력은 새로운 지도부 구성에 심혈을 기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이 지도부가 차기 대선 경선의 방향과 룰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과거 같으면 어떠한 당 대표가 선출되는가에 따라 대선 경선의 방향과 룰이 갈리기 때문에 대부분의 대선 직전 전당대회는 당이 깨질 정도로 격렬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더민주의 전신인 민주통합당 6.9전당대회는 이해찬 의원과 김한길 의원이 양 진영으로 나뉘어 피를 말리는 승부를 펼쳤다. 당시 이해찬 의원은 문재인 대선 후보의 지원을 김한길 의원은 손학규, 김두관 후보의 지원을 받았다. 이해찬 의원은 전당대회 초반 김한길 의원에게‘이박(이해찬-박지원) 담합’이란 공격을 받으며 고전했으나결국 미세한 차이로(0.5%) 승리를 거두었다. 이처럼 보통 대선 직전의 전당대회는 대선 주자와 주요 세력 간의 첫 기세 싸움으로 총력을 쏟는 게 보편적이다.

결론적으로 지난 2012년 6.9전당대회와 달리 더민주의 8.27전당대회가 관심을 가지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는 ‘문재인 대세론’이다. 지금 더민주 내부에서 문재인 전 대표에게 대적할 경쟁 상대가 부재하다. 가장 유력한 경쟁 상대였던 안철수는 지금 더민주를 떠나 국민의당 대표를 하고 있고, 손학규 고문은 전남 강진에서 아직도 정계은퇴 상황이다. 

김부겸, 박원순, 안희정 등 더민주 당내 잠룡들도 문재인 전 대표와 대적하기엔 아직 역부족인 상황이다. 따라서 지금 더민주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전 대표를 대적할 상대는 없다. 더민주의 8.27전당대회가 대선 주자와 주요 세력의 관심 밖에서 진행되다 보니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설상가상 문재인 전 대표마저 히말라야로 떠나고 없다.



김부겸 ‘불출마’전대 ‘빨간불’



결국 더민주 내 비주류에선 차라리 이럴거면 전당대회를 왜 치르는지 모르겠다며 ‘전당대회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 지난주 23일에는 각종 여론조사 상에 선두를 달리던 김부겸 의원마저 불출마를 선언했다. 더민주의 전당대회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더민주는 추미애 의원이 출마선언을 했고, 송영길 의원 정도가 출마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으며, 이종걸 전 대표가 출마를 검토 중이다. 더민주 내부에선 세 후보자의 정치적 능력과 무관하게 현재 후보군만으론 전당대회를 치르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더민주 내부에선 중진 의원을 포함하여 새로운 후보군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더민주 한 당직자는 “지금까지 거론되지 않은 의외의 후보가 출현할 수 있다”며 “아직 전당대회 후보군이 만들지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하고 있다.

더민주당 한 초선의원은 “현재 상황으론 이번 당 대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관리형 대표가 될 수 있다며 더민주가 122명이란 의원 숫자에 도취되어 차기 대선 준비를 너무 안일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재선의원은“2017년 대선을 위해선 지금의 전당대회가 더 역동적이고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대선플랜을 내놓고 경쟁해야 되는데 그렇지 못하다”며 걱정을 토로했다.

결국 더민주가 총선 이후 김종인 체제를 끝내고 대선을 준비하는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8.27전당대회가 김종인 체제를 뛰어넘는 역동적인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흥행끝’당권 뜨거워진 대권



더민주의 당권 레이스는 맥빠진 반면 대권 레이스는 서서히 점화되고 있다. 우선 지난주 유력한 당권 주자로 관심을 받던 김부겸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당권 포기는 대권 직행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동안 김부겸 의원은 당권과 대권 사이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여 왔지만 지난주 결정으로 더민주의 대선후보군으로 등록한 셈이다. 김부겸 의원은 당권 포기선언과 함께 “정권교체를 위해 뛰겠다”며 사실상 대권 출마의지를 보였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최근 구의역 사고 수습으로 숨을 죽이고 있지만 야권의 대선후보군 중 강력한 후보인 것이 사실이다. 최근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정권교체 분위기 무르익어… 야당 단일화 해야 대선 승리”할 수 있다며 기자의 대선 출마에 관한 질문에 단 한 번도 부정하지 않았다. 

또한 박원순 시장은“서울시가 하면 전국의 도시들이, 심지어 중앙정부까지 따라온다. 서울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모델도시가 돼 왔다. 그런 측면에서 서울시 정책을 잘하는 것, 일단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확장하면 전국화하는 건데….”라며 서울시장에만 머물지 않겠다는 권력의지를 보였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역시 최근 취임 6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안희정 지사는 “올 연말쯤 대선 출마 여부 밝히겠다”며 "도정과 대선의 주자라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정치와 행정이라는 직업영역에서의 똑같은 한 길이다”며 그 어느 때보다 출마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안희정 지사는 “나는 특정 후보의 대체재가 아니다”며 “앞서 말한 ‘불펜투수론'은 ‘보조 타이어'라는 의미가 아닌 문재인 전 대표나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예의를 갖춘 표현이었다”라며 대선 출마에 대한 자신의 준비와 계획이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역시 아직은 더민주 소속이다. 지난주 김종인 대표와 광주세계웹콘텐츠페스티벌 개막식에서 조우했다. 그 자리에서 김종인 대표가 “빨리 서울 오시라”라는 말에 손학규 고문은 “이제 올라가야죠”라고 답변했다. 손학규 고문이 정계은퇴 이후 복귀를 시사한 첫 일성이다. 손

학규 고문은 8월 ‘대한민국 대개조’라는 저서를 발간할 계획이며 9월 정도 정계복귀가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본지 2016.4.29‘손학규 8월 정계복귀한다.’) 손학규 고문이 어떠한 방식으로 복귀할지에 대해선 여러 가지 예측이 있으나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 역시 야권에서 볼 때 강력한 대선후보군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더민주의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다. 그의 ‘히말라야 구상’은 한마디로 본격적인 대선행보를 위한 사전정지작업이다. 문재인 전 대표는 히말라야로 떠나며 돌아오면 전당대회 이후‘정권교체를 위해 뛰겠다며’자신의 대선행보를 예고했다. 결국 더민주의 대선 레이스는 문재인 전 대표가 불을 당겼고 본격화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더민주는 문재인 전 대표가 히말라야에서 돌아오고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9월이면 사실상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9월을 기점으로 대선 레이스가 시작되면 8월 27일에 뽑힌 당 대표는 대선 주자들에 가려 그 주목도가 심각히 떨어질게 자명하다. 또한 새로 뽑힌 당 대표는 각 대선 주자의 눈치를 보는 데 여념이 없을 것이다. 특히 문재인 전 대표가 다른 주자와 비교하여 월등히 앞서고 있는 상황에선 새로운 당 대표가 다른 주자와 균형을 잡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이유들이 더민주의 전당대회를 어렵게 하고 있다.



8월 전대 2017년 대선 중요한 분수령



그러나 더민주의 입장에선 지금처럼 전당대회가 안일하게 진행되는 것이 위험하다는 평가가 서서히 나오고 있다. 김종인 대표는 현재의 당권 구도와 관련해 “내가 별로 관심을 안 갖는데 모양새는 별로 안 좋은 것 같다”며 “전대가 끝나고 나서 일반 국민들이 ‘당이 옛날로 돌아갔구나'하는 인식을 하게 되면 별로 좋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걱정이 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종인 대표는 더민주의 대선구도에 대해서도 “대선 후보되는게 중요한게 아니라 본선에서 당선되는 게 중요”하다면서 “여러 사람이 경쟁하는 모습 보여야 좋다”며 지금처럼 “그런(한 사람이 독주하는) 모양은 안 좋다”라고 평가했다. 

결국 더민주 내 또 다른 관계자는 “국민은 이번 총선을 통해 야권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었지만 더민주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변화와 역동성을 찾고 외연을 확장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오히려‘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더민주당의 이번 전당대회는 2017년 대선을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준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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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및 서울21 편집위원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부본부장

경희대학교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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