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홍준일의 펀치펀치] ‘낡은정치’에 희망이 안보인다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5. 12. 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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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10명 중 9명 한국정치 ‘부정적’ 
- 여야 자기반성과 정치개혁 없이 선진국 없어






최근 모 월간지의 여론조사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그 여론조사는 2030세대가 바라 본 대한민국 2045년의 모습이다. 한마디로 너무 비관적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결과는 ‘나는 한국이 싫다’는 말에 얼마나 동의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한다가 51%, 동의하지 않는다가 49%로 둘 중 한 명은 한국이 싫은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대한민국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를 물었더니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없기(50.6)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 그 다음이 ‘공평하지 않고’(24.4%), ‘빈부격차가 심하고’(15.7%), ‘경쟁이 심하기’(9.3%) 때문 순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소득격차(45.3%)와 일자리(30.9%)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정치를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10명 중 9명이 ‘부정적’이라고 응답했으며 2045년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지금보다 더 존경받을 것이다란 질문에 동의한 사람은 9.4%에 그쳤다. 우리 2030세대가 생각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치곤 너무 실망적이다. 대한민국 정치가 그동안 얼마나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했으면 이와 같은 참혹한 결과가 나왔겠는가?


젊은층 ‘헬조선’ 냉소 정치 무관치 않아


정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가 나아갈 비전을 제시하여 국민들에게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그런데 이 근본이 무너져 버렸다. 우리 2030세대에게 국가는 ‘혐오스러운 존재’, ‘희망이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 떠돌고 있는 ‘헬조선’이란 말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연말정국이 난장판이다. 우선 국정교과서 문제로 모든 정치가 실종되었다. 대한민국 정치의 가장 고질적인 병 중 하나가 국민을 외면한 이념투쟁이다. 여야가 두 진영으로 나뉘어 국민은 아랑곳없이 무한투쟁이다. 오늘의 여당이 내일의 야당이 될 수 있는데 한 치 앞을 내다 보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이 연일 국회를 지탄하고 있지만, 그 역시 야당 대표시절 ‘사학법’을 둘러싸고 장기간의 장외투쟁을 벌였다. 비단 박대통령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한국 정치에 있어 갈등 사안이 생기면 정치권이 결국 이념투쟁으로 몰아가고 국민은 양 진영으로 나뉜다. 김대중정부에선 ‘햇볕정책’, 노무현정부에선 ‘국보법과 사학법’, 이명박정부에선 ‘광우병소동과 4대강’, 박근혜정부에선 ‘국정교과서’가 그랬다.

이와 같은 반복적인 이념투쟁이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이다. 항상 정치권은 갈등 사안이 생기고 자신이 불리하다 생각되면 여론몰이를 위해 이념투쟁을 시작한다. 왜냐하면 이념의 문제를 제기하면 손쉽게 자신의 지지층을 묶어 둘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이 아직도 그와 같은 20세기 식 낡은 정치에 좌지우지 되는 것은 너무 불행한 일이다.

여야의 선거구획정 합의 실패 역시 국민외면 정쟁정치의 대표적인 사례다. 자신들이 공천문제와 관련해선 죽기살기로 싸우면서 5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과 관련된 법에 대해선 일단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정치신인들은 법이 확정되기 전까지 지역구도 없고, 자칫 예비후보를 두 번 등록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이것은 대의민주주의의 심각한 훼손이다. 국민은 4년마다 자신의 대표를 결정할 권리가 있다. 기존의 대표가 정치를 잘했다면 다시 뽑아주고, 잘못했다면 심판해야 한다. 그런데 국민이 기존 국회의원을 심판하기 위해선 직접 후보로 출마하는 방법과 표로 심판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 기회를 탈법적인 상황까지 만들며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지금 상황은 정치신인의 정치활동을 기성 정치인들이 원천봉쇄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낡은 정치의 기득권이 공정한 선거라는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념투쟁가과 정쟁정치 탈피해야


이와 같은 낡은 정치가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빼앗고 있는 것이다. 30년 전인 1985년 우리의 1인당 국민소득(GNI)은 2309달러였다. 2014년 기준 오늘 우리는 2만6205달러로 10배 이상 뛰었다. 대한민국은 이제 국민소득 3만 달러에 육박하는 선진국 문턱에 와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문턱에서 발목을 잡힌 최대의 난관은 후진적인 정치다. 결국 대한민국을 이끌고 가야 하는 정치가 오히려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을 가로막는 최고의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반드시 낡은 정치에 대한 정치개혁이 전제되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이 대한민국 정치의 최대 고질병인 이념투쟁과 정쟁정치를 하루 속히 없애야 한다. 국민 입장에서 이념투쟁은 백해무익하고 파괴적이다.

21세기는 세계화, 정보화, 양극화라는 더 큰 난관이 놓여 있다. 대한민국이 20세기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싸울 때가 아니다. 과거의 낡은 이념은 박물관에 보내버리고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두고 경쟁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 2030세대도 더 이상 ‘한국이 싫다’든가, 희망이 없는 나라로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정치가 대립과 갈등의 정치가 아니라 대화와 타협정치로, 국민을 외면하는 정치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국민을 우선하는 정치로 하루속히 돌아가길 기대한다. 그래서 우리의 2030세대가 ‘한국이 제일 좋고’, 세계속에서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자긍심을 가질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정치가 되길 기대한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 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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