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홍준일의 펀치펀치] 노무현을 다시 생각한다-못다한 이야기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5. 5. 26.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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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29재보선 참패…명분과 원칙있는 패배 선택”
- “문재인 대표는 먼저 재신임 물었어야”




지금 국정의 한 축인 야당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4.29재보선 전패 이후 거의 한 달이 지나고 있지만 그 수렁에서 한 발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 입장에서 이것은 단순한 야당만의 문제가 아니다. 왜냐하면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청와대를 비롯하여 정부, 여당, 야당이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야당이 하루속히 정상화되길 기대하며 그 해법을 찾아본다.

지난 글 「노무현을 다시 생각한다」를 쓰고 난후 몇몇 독자들이 공통적인 의견을 주었는데, 만약 ‘노무현’이란 정치인이라면 지금의 야당 상황을 어떻게 했을까라는 질문이었다. 한편으론 바보 같은 질문이라 넘기고 싶었지만, 조금 더 생각하니 그 답변 속에서 야당의 해법을 찾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노무현을 다시 생각한다2」를 쓰게 되었다.

우선, 4.29재보선에서 전패한 후 ‘노무현’이란 정치인은 어떻게 했을까? 문재인대표가 했던 것처럼 홀로 기자회견장에 서서 아무런 감흥이 없는 준비된 원고를 그대로 읽었을까? 절대 아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노무현’이란 정치인은 ‘명분과 원칙’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그가 걸었던 길은 명분과 원칙없는 승리보다는 차라리 명분과 원칙있는 패배를 선택했다.

만약 ‘노무현’이었다면 그를 지지했던 국민과 당원들에게 반드시 물었을 것이다. 지금도 기억한다. 그가 2002년 새천년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6.13지방선거에서 패배하자, 그는 대선후보조차 ‘재신임’ 받겠다고 선언했다. 그 때도 지금의 야당과 비슷했다. 대선경선에서 이인제후보에게 기적적으로 승리했지만, 그를 반대하는 세력은 끊임없이 ‘노무현후보’를 흔들었다.

급기야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그책임을 노무현후보에게 돌리며 노골적으로 후보교체를 요구했다. 그러나, ‘노무현’은 당원들에게 ‘재신임’을 묻겠다는 명분을 세워 돌파했다. 그 후로도 반대세력은 끊임없이 노무현후보를 흔들었고, 나중에는 정몽준후보와의 단일화를 명분으로 그 유명한 ‘후단협’이 생겼다.

결론적으로 문재인 대표 역시 4.29재보선 참패 후 누구보다 먼저 재신임을 물었어야 했다. 경쟁자나 반대세력이 ‘재신임’을 요구하기 전에 스스로 먼저 당원에게 물었다면 지금과 같은 혼란과 허송세월은 보내지 않았다. 이것은 지금도 유효하다. 도대체 왜 지금 ‘혁신기구’와 ‘혁신위원장’이 필요한가? 불과 3개월 전에 그 수많은 비용을 들여 당 대표를 뽑았다. 무엇을 위해 뽑았는가? 바로 당을 혁신하고 이기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새로운 지도부를 뽑은 것이다.

만약 지도부에 문제가 발생했다면 당원에게 물어보는 것이 명분도 원칙도 있다. 반대세력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말 아무일 없다는 듯이 지나 가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그것은 명분도 원칙도 없이 계속 경쟁자와 반대세력에게 타협하거나 끌려 다니는 것이다. 모든 권력은 대한민국 국민과 당원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문재인대표는 하루속히 ‘명분과 원칙’을 세워 야당의 혼란을 멈추게 해야 한다. ‘재신임’이 해답이다.

다음은 문재인대표에게 계속 따라 다니는 꼬리표가 있다. 바로 친노 패권주의이며 독점과 독선이다. 왜? 이와 같은 꼬리표가 생겼을까? 지난 2.8전당대회로 돌아가 보자. 당시 많은 사람들이 경고했다. 그 경고는 직전 대선후보이며, 현재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문재인’이 당권에 도전하는 것은 과욕이란 주장이다. 이미 오래전 야당의 역사속에서 퇴물이 된 것이다.

제왕적 총재, 1인 보수정치, 대통령이 국회의원을 줄세우는 정치 이 모든 것이 당권과 대권이 독점될 때 생기는 폐해였다. 그래서 야당은 오래전부터 당권과 대권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정신속에 당헌당규가 만들어졌다. 그런데 문재인대표는 그 당헌당규의 정신보다는 그 잣구에만 집착하여 당권 도전이 가능하다는 주장만 되풀이 했다. 그리고 당권 도전에 나서 지금 대표가 되었다. 그렇게 생긴 꼬리표가 친노 패권주의이며 독점과 독선이다.

이 역시 ‘노무현’이란 정치인은 어떻게 했을까? 당연히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의 정치는 항상 자신의 가진 것을 내려놓고, 명분과 원칙을 세워 국민과 함께 기득권에 맞서는 정치였다. 그는 단 한번도 자신의 기득권을 키워 경쟁자와 반대세력에게 맞서지 않았다. 오로지 뚜렷한 명분과 원칙을 세워 승리하는 길을 선택했다. 그래서 국민은 그를 ‘바보 노무현’이라 부른다. 그것이 ‘노무현 정신’이다.

‘노무현’은 절대 당권에 도전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명분과 원칙없는 승리’는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문재인대표는 지금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는 것은 다 내려놓아야 한다. 당권을 쥐었으면 대권을 내려놓고, 대권을 가려면 당권을 내려 놓는 것이 맞다.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없으니 당권을 다시 내려 놓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다. 대선주자로서 야당대표를 제외하고는 모든 권한을 내려놓고, 당원과 국민에게 직접 소통하는 정치를 하면 된다. 만약 문재인대표가 모든 권한을 내려 놓았는데, 경쟁자와 반대세력이 그 권한을 이용하여 당원과 국민에 반하는 정치를 한다면 당 대표라는 최후의 보루가 있다. 무엇이 걱정인가? 명분과 원칙을 세워 국민과 함께하면 승리한다. 그것이 ‘노무현의 정치’다.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지금 야당의 현실은 너무나 비참하다. 얼마나 신뢰가 깨어졌으면 야당의 대표적인 두 지도자가 만나고 난 후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그뿐만이 아니라 서로가 입에 담을 수 없는 비난과 공격을 공개적으로 퍼붓고 있다. 각각의 지지세력은 상대를 징벌하라고 경쟁적으로 윤리심판원에 제소를 한다. 당사 앞에는 지지자들이 몰려와 농성하고 머리깍고 각자 주장만 목청 높여 외친다.

당원들이 회의장에 뛰어들어 정상적인 회의가 힘들다. 정말 민망한 상황이다. 이것이 오늘 대한민국 제1야당의 현주소다. ‘노무현정신’으로 돌아가자. 거기에 해답이 있다. 야당이 국민에게 명분과 원칙을 잃으면, 절대 여당을 견제하고 비판할 수 없다. 야당의 그 어떠한 비판도 조롱꺼리가 될 것이다. 야당은 항상 먼저 기득권을 던져 국민의 지지를 받아왔다. 야당의 지도자들이 기득권을 쥐기위해 서로 싸우는데, 어떤 국민이 표로 도와 주겠는가?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전략기획본부장>
 

  
 

조원씨앤아이(http://www.jowoncni.com) 전략마케팅 본부장
새희망포럼 연구소 소장
전)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전)민주당 강릉시위원장
경희대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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