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홍준일의 펀치펀치] 문재인 5개월의 초라한 성적표

세널리 2015. 7. 14.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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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스스로 당 대표직을 내려 놓아야
- 20대 총선 인적교체 통한 혁명적 공천 보여줘야





정치인은 항상 자신의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2월 8일 전당대회를 준비하며 많은 논의가 있었다.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을 준비하는 전당대회다 보니 그 어느 때보다 중요성이 부각되었다. 따라서, 새롭게 선출될 지도부의 성격과 역할은 무엇이며, 그것에 적합한 지도자는 누구인지 갑론을박이 있었다.

그 논의 과정에서 가장 주목했던 것은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하나는 문재인 불출마론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지도자를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래서 문재인, 박지원, 정세균 등 빅3의 불출마 요구가 있었고 정세균은 출마하지 않았다.

문재인 불출마론의 첫 번째 근거는 우선 문재인은 당의 가장 강력한 대선후보이니 당권에는 도전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었다. 간단하다. 권력이 독점되면 갈등과 분열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미 야당의 역사 속에는 당권과 대권은 분리되어야 한다는 뿌리 깊은 정신이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의 출마를 반대했다.

두 번째 근거는 문재인과 박지원의 대결구도는 필연적으로 당을 분열시키며, 당을 위기로 몰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예상대로 전당대회는 문재인과 박지원 지지자로 양분되었다. 승부도 3.52%의 근소한 차이로 끝났다. 그 앙금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세 번째 근거는 이번 전당대회를 기회로 새로운 지도자를 키워내야 한다는 지도자 양성론이었다.

김부겸, 이인영, 박영선 등의 신진인사가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갖고, 당의 전당대회를 통해 전국적인 인물로 부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문재인은 이 모든 주장을 무시했고 출마를 선택했다. 그 결과가 현재 문재인 대표 취임 5개월의 초라한 성적표다.

문재인 대표 취임 5개월을 요약하면 분열과 무능의 악순환이다. 한마디로 된 것도 없고 안 된 것도 없이 당을 무중력과 무기력의 상황으로 만들어 놓았다.

첫째, 문재인 대표는 취임 이후 첫 당직인사에 완전히 실패했다. 당 대표가 되면 친노라 불리는 사람에게 오히려 불이익을 주겠다던 약속은 사라지고, 수석부총장과 조직부총장 인사를 두고 한 달 이상 인사를 하지 못했다. 그 과정에서 주승용 최고위원은 지도부회의를 불참하기 시작했다. 결국, 최고위원과 계파별로 나누어 가지며 봉합했다. 결론은 문대표가 원했던 인사도 실패했고, 지도부는 분열과 갈등만을 키웠다.

둘째, 문재인대표 취임 후 첫 재보궐선거에서 4곳 모두에서 전패했다. 주변에서 충분한 경고가 있었지만 자신의 의도대로 밀어붙였다. 결과는 참혹했다. 여기서 더 치명적인 실수를 거듭한다. 재보선 패배 다음날 문재인대표는 납득할 수 있는 반성이나 책임있는 조치는 하나도 없이 미리 준비한 원고를 읽는 데 급급했다.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나 홀로 기자회견을 하고 말았다.

또한, 민심을 수습한다며 찾아간 광주에선 되려 오해만 남기고 돌아왔다. 이때부터 문대표의 리더십은 의심받기 시작했고, 특히 호남에선 문대표에 대한 실망을 넘어 비토 여론이 커져갔다. 결국 대선후보 경쟁에서도 3위까지 추락했다.

셋째, 문재인대표는 재보선 패배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당 지도체제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말았다. 그 유명한 막말 사태로 주승용 최고위원은 사퇴했고, 정청래 최고위원은 직무정지를 받았다. 선출직 지도부 5명 중에 2명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흔한 말로 식물지도부가 되고 말았다. 결국, 문재인 대표는 대표직 사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 그것이 바로 혁신위 구성이다.

그런데, 한 가지 잊은 게 있다. 문재인 대표는 취임 직후 최고의 혁신 과제라며 3개의 추진단을 출범시켰다. 공천혁신추진단(원혜영), 네트워크정당추진단(최재성), 지역분권추진단(김부겸)이다. 세 개의 추진단은 사실상 문재인대표의 핵심공약이고 중점 과제였다. 한마디로 자신이 당대표가 된 이유였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사라졌다. 다른 말로 하면 혁신위를 만들며 문 대표의 존재 가치는 사라진 것이다.

넷째, 두 번째 당직인사에서도 실패했다. 똑 같은 실수가 반복되고 있다. 지난 인사에서는 수석부총장과 조직부총장을 두고 벌어졌고, 이번에는 사무총장 인사로 최재성의원을 강행하려다 벌어졌다. 결과는 이종걸 원내대표와 유승희 최고위원이 지도부회의에 불참했다. 결국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에 3명이 빠져나가고 대표와 2명의 최고위원이 남았다.

이와 같은 진흙탕 싸움에도 아직 당직인사는 미완성이다. 설상가상 최근 혁신위는 ‘최고위원회와 사무총장 폐지’라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최재성 사무총장 인사문제로 당이 그토록 시끄러웠는데, 보름도 지나지 않아 자리를 다시 내놓아야 한다. 혁신위안이 통과되면 또 다시 5명의 본부장에 대한 인사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악순환이다. 한마디로 당은 무정부 상태다.

결론적으로 문재인이 선택한 길이다. 2016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야권승리를 위한 위력적인 지도부를 만들자고 했다. 그런데 5개월도 되지 않아 문재인지도체제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더 이상의 핑계나, 시간을 끄는 것은 정치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 문재인대표가 총선까지 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일도 더 이상 없는 것 같다. 문재인대표가 대표직을 스스로 내려 놓고 더 이상의 분열이라도 막을 수 있다면 그것이 최선이다.

문재인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 놓고, 새정치연합은 2016년 총선을 준비하는 새로운 통합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 새 통합지도부는 보다 젊은 지도자들이 전면에 부각되어 당의 미래를 두고 경쟁할 수 있도록 혁신위가 임시전당대회로 추진하면 된다. 이왕 혁신위가 새로운 제도를 마련했으니, 그것에 준거하여 치르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이다.

문재인 대표는 사퇴 후 한가지 소명이 더 있다. 안철수 전대표와 희망스크럼을 짜고 부산으로 출마해야 한다. 부산에서 두 사람이 낙동강전선을 만들고 야권승리의 지휘부가 되어야 한다. 대구경북에선 김부겸을 중심으로, 호남은 새로운 야권구상의 전초기지로 그동안의 소외와 분열을 녹여내고 각 세력이 화합하는 마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과 중부권은 확실한 세력교체와 인재영입을 통해 국민이 깜짝 놀랄 만큼 혁명적인 공천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의 신뢰를 되찾아 올 수 있다. 문재인대표가 그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더 이상의 분열과 무능으론 야권의 미래가 없다. 당이 쪼개져도 문재인의 책임, 당을 통합하는 것도 문재인의 책임이며, 새정치연합이 처한 분열의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도 문재인이다. 결국, 정치지도자는 위기의 순간에 자기희생을 통해 대중에게 감동을 줄 때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 지금 이순간 문재인 대표 어깨 위에 야권의 운명이 걸려 있다. 

<홍준일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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