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정치

[좋은 책을 소개합니다.] 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여론조사와 멘탈마이닝

세널리 2016. 7. 29.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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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도서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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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시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

여론조사와 멘탈마이닝

 


 

최정묵(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지음 | 2016720일 출간 |
신국판 (무선) | 392| 18,000| ISBN 978-89-92008-63-1 (03330)

 

이 시대 한국인의 마음은 무엇인가? 어떻게 변화해왔나?

여론조사, 사람의 정신과 마음을 캐내는 멘탈마이닝으로 발전해야 한다.

 

여론조사 데이터를 통해 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 쟁점들에 대한 한국인의 내밀한 생각을 엿본다. 또한 한국인의 속마음이 역사를 거치며 어떻게 변화했는지 추적한다. 100여 개 사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와 입체적인 분석은 색다른 흥미와 함께 시대를 읽는 통찰력을 제공한다. 저자는 여론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한 수단으로 멘탈마이닝(mental mining)’을 제시한다. 이것은 질문을 재구성하는 힘이며, 이성에 감성을 더하고 통계에 심리학을 더하는 여론조사의 새로운 방정식이다.

 

멘탈마이닝(mental mining): 사람의 정신과 마음을 캐내는 작업

새로운 변화와 도전에 마주하고 있는 세상의 변화를 데이터로 보고 싶다면

정부정당기업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보고 싶다면

더 나아가 사람들의 정신과 마음의 변화를 읽고 싶다면

데이터에 밑바닥 속에 숨어 있는 본질, 즉 사람의 마음을 캐내야 한다!


이 책은 성향 분석, 상황 분석, 관계 분석으로 분류된 다양한 사례를 통해 데이터에 내포된 사람의 마음을 읽는 법을 일러준다.


성향 분석

개인집단공동체가 의사결정을 할 때 영향을 주는 내적심리적 요인은 무엇인가?

상황 분석

외적환경적 요인들이 어떻게 변화하고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관계 분석

사람과 사람, 사람과 집단, 집단과 집단이 성향과 상황에 따라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의사결정하는가?

 

 

지은이 최정묵


경희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전략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폴앤폴에서 공공정책조사를 담당하다가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여론조사를 맡게 되었다.

정당에서 선거조사를, 청와대에서 정책조사를, 국회에서 언론과의 기획조사를 진행했다. 잠시 컨설팅회사에서 리스크 매니지먼트를 위한 전략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데이터분석업체인 빅토리랩에서 마이크로정치지리학과 마이크로타깃팅을 다루었다.

지금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서울시 디지털소통전략 자문위원, 중앙일보 J플러스 전문필진, 한국여성수련원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언론에 여론 분석 및 데이터 분석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차례

 

프롤로그 뭇매를 맞은 여론조사, 과학이 권위에 굴복하지 않으려면

 

1부 데이터의 진실과 마주하기

 

숫자 속의 마음 읽기

선거 여론조사가 민주주의에 기여하려면

아기공룡 둘리의 413일 총선 일기

다원화된 체제의 다원화된 요구, 찬반이 답일까?

데이터, 후보와 유권자의 매개체

민주화 이후 여론의 재해석과 정책 리더십

정책과 대책 그리고 여론

 

2부 성향 분석(Propensity Mining)

 

01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1개의 선택지와 2개의 선택지, 어떤 결정이 쉬울까?

예외’, 그 정당성의 기초

드라마보다 예능? 세태의 반영

돈과 행복의 관계

마음만 먹으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꼭꼭 숨겨둔 슬픔과 벅차오르는 기쁨이 만나면

자유의지와 생명의 존엄성이 충돌할 때

환불이 안 되는 물건을 살 때 당신의 선택은?

편견이 가르는 이타적 소통과 배타적 소통

경제적 가치와 사람의 가치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02 선택에도 정답이 있다

이익을 기대만 해도 보상받는 뇌가 문제일까?

내 집단 편향: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공공, 다이어트 권하는 사회

다수의 방관자와 그룹 내 소수자들의 높은 책임감

높은 인센티브: 부담감 또는 집중력 저하 그리고 상실감

우리 기억은 도덕적일까?

전체부분으로 보는 실수

한 일과 하지 않은 일: 어떤 선택에 더 큰 후회를 할까?

못하는 일을 잘하라고 다그칠 때 당신의 선택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하자!

 

03 개인적 특성과 선택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 스타일은?

스타트 업 삼성, 스마트 삼성을 위한 3가지 제언

박근혜, 김무성, 문재인: 무엇이 이들의 판단과 행동을 결정할까?

당신은 진료 차트와 환자 중 어디에 관심이 많은 의사인가

박원순, 남경필, 안희정, 원희룡: 4인의 정치심리학

 

04 클래스가 다르면 선택도 다르다

18~21세 사회적 자유주의: 연령 효과인가 세대 효과인가

전쟁 세대, 산업 세대, 민주화 세대 다음 주인공인 30: 과연 이들의 생각은?

대통령 제조기, 자영업자의 경제적 비애

진보 성향의 386세대가 보수 정당을 지지하는 이유

20대는 동원 대상이 아니라 동반자다

 

05 이념, 가치 그리고 사회 변화의 방향

보수의 다변화

진보와 보수, 누가 더 인도적일까?

무능한 정치는 이념 논리에서 시작

친일과 종북, 정치 발전의 첫 번째 지체 요인

발전 담론, 진보가 보수보다 더 분명해야 하는 이유

폴 슈메이커와 한국 사회 정의담론과의 대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시장도 알고 있다

애국심엔 애국심이 없다

당신은 박정희와 노무현 중 누구 편인가

경제체제보다 시민의식이 더 중요한 이유

중도는 보수적일까 진보적일까?

배워서 남 주는 적자생존

 

3부 상황 분석(Condition Mining)

 

06 시민과 공동체

안보의 패러다임을 바꾸자

메르스 대책 본부의 외부 전문가가 모두 의사였던 이유

안전 문제, 끝이 보이지 않는 이유

 

07 통계와 여론

아날로그의 역습: 온라인으로 만난 사이는 왜 오래가지 못하는가

이익과 손실의 단기적 추세와 장기적 추세: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 게 새집 다오!

난 누구 여긴 어디? 데이터야, 넌 알고 있지?

, 너 세금이야? 나 연금이야!

인식이 사실의 힘을 가질 때

프레이밍, 포수가 쏘아올린 스트라이크

과학적 선수 기용: 총선 공천의 딜레마

복지라는 3개의 얼굴

청와대·국회 이전 VS 기본소득제 여론과 민심이 맞닿다

 

08 여론과 현실 정치

합의 쟁점 승인제, 민주가 독재를 배우지 않으려면

계파 종결자

품격 있는 내려놓기

원내대표가 성공하는 정치를 보고 싶다

대통령 지지도와 정부 서비스 만족도 사이에 숨은 1인치는?

인지상정 개헌, 차라리 개헌

과반이 불러오는 오류

국민스포츠 고스톱, 첫 뻑이 날 확률

 

09 승리의 과학, 데이터 선거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정책 과제들 294

기울어진 운동장의 기울기는? ‘소극 지지자가 답이다 296

어떤 스타일의 후보가 당선될까? 305

정당 이미지 포지셔닝 315

 

4부 관계 분석(Relation mining)

 

10 관계와 시스템

오랜 벗과 새로운 벗, 당신의 마음은 어디에: 미국과 중국, 기대와 경험의 정치학

자기 개방. 유토야, TV에서 자주 보자!

외교 정책에도 여론이 중요하다.

상호주의와 중국 그리고 더 넓어지는 공동체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 호감을 갖거나 공격성을 보일까: ··일 정상회담,

호감은 높이고 공격성은 줄이자

 

11 상황에 대처하는 성향 그리고 능력

아무도 말해주지 않는 안철수 여론의 진원지

정치인이 천국에 가려면 여론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정치가 살아 있는 이유는 여론이 생물이기 때문: 천정배 조사에 천정배는 없었다

공인의 사생활도 보장해야 할까?

변방의 잠룡, 새로운 길을 열 수 있을까?

기업의 새로운 역할, 혁신 유도형 CSR

합병된 삼성물산, 동반자는 누구일까?

삼성이 계속 성장하려면

삼성 이재용, 선비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 감각

대한민국 대통령, 경제로 흥하고 부패로 망하다

 

12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해

함께 사는 세상의 가치

여성이 정치를 장악한다면

힘내라 기혼 여성

대안은 시스템 개혁


책 속으로

 

여론조사기관은 독자적으로 안심번호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금으로선 선거 시기가 아닌 일상 시기에 국회의원이 지역구에서 중요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주민 여론을 파악하는 정책 조사도 그 한계가 분명한 실정이다. 내가 알기에 2016년 총선 투표일을 일주일 정도 남겨둔 시점에 국민의당은 광주와 전라남북도에서 대승을 예측하고 있었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수도권 선거 결과를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다. 이러한 예측은 정당이 선관위를 통해 이동통신사에서 안심번호를 공급받아 자체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거나, 여론조사기관에 조사를 의뢰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2)

 

세월호 진실 규명에 대해선 어떨까. 연령이 낮을수록(60대 이상 13% 2027%) 요구가 높았다. 특이한 점은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가진 계층에서 평균 응답보다 높게 나왔다. 새누리당을 경제 정당으로 인식하는 층(24%)과 호남 거주자(21%)에서도 요구가 높았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중단에 대해서 소극 보수층(16%)과 중도층(19%), 비례대표 후보로 국민의당을 선택한 계층(17%)이 요구 수준과 비슷한 수치다. (34)

 

여론은 살아 있는 생물이다. 여론은 태어나고 자라면서 활동하다 죽음을 맞는 생물과 비슷하다. 특정한 여론은 다른 여론과 긍정적 또는 부정적인 관계를 맺기도 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여론을 정의하고 판단하려면 다양한 각도의 판단과 기준이 있어야 한다. (44)

 

그렇다면 어떤 사면이 좋은 사면일까? 이전 특별사면 기록을 반면교사로 삼는다면 다음의 3가지 경우에는 특별사면을 고려해볼 수 있다. 첫째, 국민 통합에 기여해야 한다. 따라서 경제 논리에 입각해 기업인을 사면 대상으로 검토하는 것은 그리 적절하지 않다. 둘째, 공동체의 가치를 높이고 시민적 덕성을 쌓을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민 여론·야권·시민사회의 동의를 구하는 과정을 거치며 폭넓게 소통해야 한다. 셋째, 법의 신뢰를 무너뜨리지 않아야 한다. 사면을 행사하려면 현실론을 넘어서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한다. (62)

 

정치인을 평가하는 기준에 이타적 소통이 있다면, 상대방의 정책을 처음부터 무조건 반대하는 일은 한결 줄어들 것이다.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진보 정당은 진보적 안보 정책과 산업 정책을, 보수 정당은 보수적 노동 정책과 통일 정책을 각자의 소신대로 제안할 수 있다. 원활한 이타적 소통은 국가의 철학과 비전을 더욱 튼튼하게 만든다. (83)

 

경제적 가치가 사람의 가치를 넘어설 때는 진보의 시대적 역할이, 사람의 가치가 경제적 가치를 필요로 할 때는 보수의 시대적 역할이 강화되었다. 사람의 가치와 경제적 가치는 늘 공존하며 협력해왔다. 간혹 경제적 가치가 충족되지 않으면 사람의 가치를 실현할 수 없을 수도 있다. 반면 사람의 가치만을 고집하면 경제적 가치가 훼손된다. 이 상황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사람의 가치마저 훼손될 우려가 있다. (86)

 

긍정 평가에 있는 주관과 소신’, 부정 평가에 있는 소통 미흡2013년 초 당선인 시절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다. 이것은 국민이 단기적 또는 일시적으로 판단한 결론이 아니다. 대통령은 처음부터 그랬다. (……)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다. 차라리 불통의 제왕적 대통령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는 것은 어떤가. 불통과 제왕적이라는 단점을 과단성 있는 결정 능력과 흔들림 없는 추진력으로 승화시키는 것도 좋겠다. (115)

 

김무성 대표는 어떨까? 김무성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과 사뭇 다른 스타일이다. 한 번 손댄 일에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다고 고지식한 성격은 아니며 실용적이다. 자신의 대중적 이미지를 관리할 줄 안다. 그만큼 지위를 향한 욕구도 강하다. 힘이 좋고 자신감이 넘친다. 낙천적이며 목표 지향적이다. 김영삼 대통령, 영화 펄프 픽션Pulp Fiction빈센트 베가역을 맡은 영화배우 존 트라볼타John Travolta,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이 유형에 가깝다. (132)

 

문재인 의원이 자신의 강점을 잘 활용하려면 좀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한 번 꽂힌 사안에서 잘 헤어나지 못하는 성격도 고쳐야 한다. 문재인 의원은 김무성 대표처럼 성과를 내고 효율을 중시하는 참모를 곁에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래야 궁합도 잘 맞고 일에 권한도 확실히 이양할 수 있다. (134)

 

남경필 경기지사를 살펴보자. 남경필은 부드럽고 매력적인 미소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타인에게 사랑받기를 좋아하지만, 질투도 강하다. 개혁적(22%)이고 성과(21%)를 중시한다. 보수 정치인이 성과와 효율을, 진보 정치인이 개혁과 명분을 중시하는 데 반해 남경필 경기지사는 2가지를 취하고 있다. 상대에 대한 배려심(16%)이 강해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다. 하지만 남경필 지사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강인함은 부담스러운 덕목이다. 유행에 민감하고 직관적 성향의 참모를 곁에 두기를 권한다.(140)

 

박원순 서울시장은 어떤가.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개혁적(26%)이다. 독립성이 강하고 주어진 사명에 충실(12%)하고 낙천적(11%)이다. 하지만 후보에 오른 다른 세 사람에 비해 강인함(6%), 성과를 중시(13%)하는 경향이 낮은 수치로 나왔다. 반면 창조성(9%)은 상대적으로 가장 높다. 이 특징이 서울시정에 그대로 반영되는 듯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성실하고 충실하다는 측면에서 김무성 대표와 정치적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다. 김무성 대표가 성과를 내려고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으면 말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교적이고 낙천적 성품의 참모를 곁에 두는 편이 좋다. (142)

 

안희정 충남지사. 예상 후보군 중 가장 개혁적(29%)이고 평화적(10%)이다. 문제를 평화적으로 바라보고 진단하며 대안을 제시한다. 반면 간혹 피상적이거나 산만해지는 성향 있다. 그런데 도민들이 생각은 달랐다. 도민들은 안희정 지사를 안정적이고 충실한 스타일(23%)이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19%)으로 본다. 좀 더 가까이서 지켜본 충남 도민의 판단이 더 옳을지도 모른다. 안희정 지사는 분석적이며 객관적인 참모와 추진력이 강한 참모를 곁에 두는 것이 좋다. (144)

 

원희룡 제주지사. 원칙주의자(25%) 또는 이상주의자로 보이지만 적응력이 뛰어나고 효율적이며 목표 지향적(21%)이다. 반면 리더십의 색이 없고 밋밋하다는 평을 받을 수 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개혁적(25%)이다. 같은 당의 남경필 지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인(-4%)하거나 이타적(-5%)이지는 않지만 지적(+8%)이다. 특이하게도 문재인 의원과 정치적 궁합이 잘 맞을 수 있다. 문재인 의원은 창조력과 자신감이 있고 낙관적이며 부지런한 사람을, 원희룡 제주지사는 넓게 받아들이고 냉정하며 침착한 사람을 매력적으로 느낄 것이다. (146)

 

18_21세 새내기들의 이슈별 태도를 기성세대와 비교하면 기성세대에 비해 노동자를 중시하고 정부의 투명한 정보 공개자기 집 소유를 원하며 대북 지원에 적극적이다. 반면 기성세대보다 대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반기업 정서를 가진 세대는 아니다. 오히려 기업의 성장 원천인 공정 경쟁과 패자 부활을 중시하는 세대다. 이들은 현재 대기업이 공정 경쟁과 패자 부활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149)

 

한 가지 재미있는 결과가 눈길을 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은 진보라고 응답한 계층이 민주화 세대(86)보다 산업화 세대(90)에게 더 많은 점수를 주었다. 진보는 경제보다 민주주의를 더 중시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결과다. 이념을 넘어 역사를 있는 그대로 평가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 응답 계층은 30대다. 30대는 한국전쟁 세대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 심각한 취업 대란에 시달리고 3포 세대(연애·결혼·출산 3가지를 포기한 세대를 일컫는 말)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힘겨운 싸움을 하는 30대가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할아버지 세대를 높이 평가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152)

 

386세대는 정치적으로는 다양성과 자유로움을 추구하고 경제적으로는 혁신을 요구받는 20~30대와 정치와 경제 등 대부분의 사회 분야에서 정상의 자리에 있는 60~70대 사이에 끼여 있다. 그래서 자녀 문제로는 20~30대와 노후 문제로는 60~70대와 정책 연합을 하기도 한다. (157)

 

훗날 북한 주민이 진보 세력에게 우리의 생명과 인권이 반인류적 방식으로 박해받을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어찌하겠는가. 보수 세력에게 우리가 비참하게 굶어 죽어갈 때 당신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면? 보수와 진보 모두 그 대답을 미리 준비해둬야 할지도 모른다. (172)

 

첫째, 진보에 발전 담론이 없으면 민주주의가 후퇴한다. 민주주의는 이념이나 가치가 아니라 사회 운영 시스템이다. 기차가 발전 담론이라면 민주주의는 기차가 지나가는 레일과 같다. 기차가 없는데 좋은 레일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 순간부터 민주주의는 투자 대상에서 사회적 비용으로 전락한다. (179)

 

애국이란 자유와 공동체 수호가 모두를 위한 이익이며 평화·인권·환경같이 보편적이고 동등한 가치다. 과거에 총과 칼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 애국이었다면 이것은 국민과 백성 개개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애국심에는 애국愛國심이 없다. (192)

 

조사 중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 중 박정희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51%)이 절반이나 나왔다. 박정희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들 중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53%)도 절반을 조금 넘었다. (……) 두 대통령은 시대를 초월해 밖으로는 민족자강을 안으로는 지역 균형 발전을 염원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두 전직 대통령의 관계가 배타적으로 설정되어 있다. 누가 이 두 사람을 이런 관계로 만들었는가. 그로 인해 어떤 집단이 이익을 얻는가 말이다. (195~196)

 

우리나라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보수와 진보는 각각 세 갈래로 나뉘었다. 보수는 이념 보수, 도덕 보수, 경제 보수로 나뉘었다. 진보는 이념 진보, 자유 진보, 복지 진보로 나뉘었다. 적극 진보와 적극 보수는 이념 성향이 강해 상호 대립 관계에 놓이지만, 소극 보수 중 가족과 공동체 그리고 전통과 법을 중시하는 도덕 보수는 소극 진보 중 복지를 지향하는 층공평과 공동체라는 이슈로 통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소극 보수 중 경제 보수는 소극 진보 중 개인과 자유, 창의와 개성을 중시하는 자유 진보공정과 자율 경쟁이라는 이슈로 통합적 관계를 맺을 수 있다. (201)

 

1994년 국제연합개발계획(UNDP)에서 인간 안보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다. 전통적인 국가 안보 개념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생명과 존엄을 중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안보 개념이다. 전쟁과 분쟁 같은 폭력뿐 아니라 기아, 빈곤, 환경 파괴, 생명 무시, 불평등, 경제 위기 등 개개인의 상황에서 다양하게 벌어지는 문제를 21세기 새로운 안보의 영역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15)

 

3개의 얼굴을 한 학교 급식은 3개의 얼굴을 한 우리나라 복지의 또 다른 얼굴이다. ‘개인 이익은 자유를, ‘공정성은 정의를, ‘안전망은 연대를 의미한다. 복지 정책을 어떻게 수립하고 추진하느냐에 따라 자유정의연대의 사회적 가치들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충돌할 수도 있다. 학교 급식을 전면적으로 시행할 것인지 아니면 부분적으로 시행할 것인지 또는 유상인지 무상인지 같이 단순한 시각으로 접근하면 정책 여론을 본질을 제대로 볼 수 없다. 학교 급식이 복합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입체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면 불필요한 논쟁은 줄어들고 정책 취지도 더 잘 살아날 것이다. (257)

 

한국 사회의 불안 요인 중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경제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 등의 사회불안이라는 응답(36%)이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가계 부채, 노동소득의 상대적 저하 등의 가계 불안’(20%), ‘고용 없는 성장, 많은 자영업 등을 야기하고 있는 고용 불안’(16%), ‘북한 문제를 비롯한 중국, 일본, 미국 등의 안보불안’(11%), ‘대형 사건사고, 범죄 등 안전 불안’(8%), ‘기술혁신 부족, 투자 부진, 기업의 적자 등의 시장 불안’(6%) 등으로 나타났다. 담론 수준의 요인보다는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상대적 박탈감 등의 요인일수록 응답률이 높았다. (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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