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콘클라베> : 신앙과 권력의 경계에서

영화 <콘클라베> : 신앙과 권력의 경계에서

<콘클라베>는 로버트 해리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2024년 작품으로, 바티칸의 교황 선출 회의인 ‘콘클라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고요하지만 숨 막히는 정치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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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드로 성당의 비밀 회의실에서 118명의 추기경이 모여 새 교황을 선출하는 이 과정은 단순한 투표 행위가 아니라, 인간의 욕망과 신의 뜻이 교차하는 극적인 무대다.

 

감독 에드워드 버거는 ‘서부 전선 이상 없다’에서 보여준 긴장감 조율 능력을 이번 작품에서도 유감없이 발휘한다. 제한된 공간과 극도로 절제된 대사 속에서도 관객은 점점 조여 오는 음모의 고리에 빠져들게 된다. 특히 주인공 로렌조 추기경(랄프 파인즈)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내러티브는 관객을 마치 콘클라베 안의 또 한 명의 참여자로 만든다.

 

이 영화의 백미는 결코 ‘액션’이 아니라 ‘침묵’이다. 기도와 고백, 밀담과 눈빛으로 오가는 심리전은 정치 스릴러 못지않은 몰입감을 선사한다. 복잡하게 얽힌 과거, 숨겨진 스캔들, 그리고 전혀 예상치 못한 마지막 한 표의 주인공이 밝혀지는 순간, 관객은 이 이야기가 단순한 종교적 의식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은유임을 깨닫게 된다.

 

<콘클라베>는 느리지만 단단하다. 종교 영화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이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믿음과 권력, 순명과 양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군상의 드라마이며, 동시에 진실과 정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성스러운 선택일지라도, 인간이 선택하는 이상 완전히 신의 뜻일 수는 없다.”

✔ 장르: 드라마 / 스릴러
✔ 감독: 에드워드 버거
✔ 출연: 랄프 파인즈, 존 리스고, 스탠리 투치 외
✔ 상영시간: 약 105분
✔ 관람 포인트: 고요한 서사 속 숨 막히는 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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