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손학규와 안철수 호남 쟁탈전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6. 5. 20.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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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이 1년 7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권주자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여권은 4.13총선 패배로 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반면 야권 잠룡들은 지난 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기화로 자신의 목소리들을 높였다. 더민주의 문재인 전 대표는 4.13총선 이후 총 4차에 걸쳐 호남을 방문했다.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에 대한 언론 평가는 명암이 갈린다. 그의 호남 방문이 의외로 좋은 반응을 보였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호남 비토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도 있다.






- 손, “새판짜기 나서겠다” 安과 충돌
- 경쟁자이면서 동반자 관계 여야 주목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충남도지사 안희정은 “축구로 비유하면 가장 유리한 포지션(위치)을 차지하고 있다. 그분에게 패스해야 한다”며 문재인에 대한 어시스트 역할을 주장했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계속 응원해야 할지 아니면 직접 슛을 때리기 위해 뛰어야 할지 정하겠다”며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 빠뜨리지 않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역시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직전 12일을 시작으로 2박3일 동안 호남을 방문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은 전남대 특강에서 “뒤로 숨지 않고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라며 대권 출마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과감히 내놓았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대권 주자는 손학규 전 대표다. 지난주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300여명의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번 총선의 결과를 깊이 새겨서 새판을 짜는 데 앞장서 나갈 뜻을 다짐하고자 한다”며 정계복귀에 가까운 발언을 거침없이 했다. 지난 4.19 민주묘지 참배 후 “국회 새판 짜도록 마음 단단히 해달라”고 요구한 이후 두 번째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4.13총선 이후 한 달 동안 마냥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국민의당이 새누리당과도 같이할 수 있다는 연정론과 국회의장직을 여당에 줄 수도 있다는 발언이 오해를 사면서 지지도가 출렁거렸다. 결국 안철수 대표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입장을 정리했다. 안철수는 “새누리당과 연정은 없다”며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합리적 보수 성향의 인사가 온다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연정’과 관련된 논란은 종식시켰고 외연확대와 새로운 정계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호남에서의 1차 격돌 예고


문재인, 박원순, 안희정, 안철수 등 야권 대선주자들은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에 즈음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야권의 대선 주자가 호남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대선 후보 되기 어렵다. 그만큼 야권의 대권 주자에게 호남 지지는 필수적이다. 고 김대중 대통령도 호남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고, 고 노무현 대통령도 광주 경선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호남은 아직 자신의 지도자 혹은 대선 후보를 선택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야권 대선 후보에 대한 호남 상황은 대략 다음과 같다. 문재인 전 대표에겐 강력한 회초리를 들었다. 이번 4.13총선의 광주 결과가 보여주었다. 결국 호남은 문재인 전 대표가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지난 대선과 같은 지지는 결코 보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안 대표에겐 새로운 정치적 기회를 주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총선 결과만으로 호남이 안철수를 선택했다고 보기 어렵다. 호남은 아직 안 대표에 대해 야권의 지도자로서 혹은 대선 후보로서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각종 여론조사는 문재인과 안철수, 더민주와 국민의당에 대한 지지가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나온다.

이처럼 호남의 혼전 속에서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바로 손학규 전 대표다. 호남은 이제 문재인과 안 전대표의 양분 체제에서 손학규라는 제3의 후보가 등장한 것이다. 문 전 대표의 입장에서 보면 또 다른 대권 주자 한 명이 더 출현한 것이고, 안철수의 입장에서 보면 더 이상 문재인에 대한 반사이익을 독점할 수 없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문 전 대표는 자신에 대한 호남 비토를 무마할 특단의 조치가 더 급해졌다. 반면 안 대표는 호남의 지지를 더 단단히 만들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아니면 손 전고문이 그 빈틈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손 전 고문은 이 혼전을 뚫고 호남의 새로운 선택을 만들기 위한 복귀 시점과 명분을 높여가고 있다.


‘새판짜기’를 둘러싼  주도권 경쟁


안철수 대표는 4.13총선에서 호남의 지지와 함께 중도층 혹은 무당파의 지지를 이끌어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새누리당도 더민주 지지자도 아닌 중도층이나 기존 정당 지지자라도 충성도가 약하거나 기성 정당에 불만이 높은 층을 안철수와 국민의당 지지로 만들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의 외연을 확장하기 위해 손학규 전 대표에게 공을 들이는 것은 물론이고 새누리당의 합리적 보수세력에게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최근 새누리당의 비박계 중 특히 친이계는 인내의 한계에 봉착했다. 그들은 새로운 당을 만들거나 국민의당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고민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복심’으로 알려진 이태규 당선자는 보다 적극적으로 그런 분들을 모셔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안철수는 새누리당의 합리적 보수세력, 호남과 중도세력, 더민주 비문 그룹에게 계속 러브콜을 보내며 외연확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손학규 전 고문의 ‘새판짜기’는 무엇일까? 역시 안철수 대표와 다르지 않다. 손 전 고문은 지난 2007년 한나라당을 탈당해 대통합민주신당에 합류했고 대선 경선에서 정동영후보, 2012년에는 문재인 전 대표에게 패배했다.

따라서 손학규 대표는 더민주에 그냥 복귀하는 방식으론 승산이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결론적으로 손학규 역시 새누리당과 더민주 양당구조를 깨는 ‘새판짜기’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의도 정가에는 여당 발 제3신당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즉 안철수가 새누리당의 합리적 보수세력에서 한두 명의 의원을 영입하는 것이 아니라 ‘손학규식 새판짜기’는 더 큰 헤쳐모여를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손 전 고문과 안 대표는 같은 목표를 지닌 동반자도 될 수 있고, 같은 목표를 두고 싸우는 경쟁자도 될 수 있는 숙명에 놓여 있다. 아니 격돌이 시작되었다고 보는 게 더 정확하다. 누가 ‘호남과 새판짜기’에서 주도권을 쥐는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홍준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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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및 서울21 편집위원

정치여론연구소(조원C&I)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부본부장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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