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승우(26)와 박정수(31)가 나란히 강원FC 유니폼을 입었다.
강원FC는 남승우와 박정수를 영입해 중원을 강화했다. 이현식, 김경우, 김수혁, 최준혁 등 잠재력이 있는 젊은 피를 수혈한 강원FC는 이민수, 이재관에 이어 남승우, 박정수를 불러들이며 양질의 중원을 구성했다. 치열한 주전 경쟁을 통해 경기에 나설 미드필더들이 가려진다.
새롭게 강원FC에 합류한 남승우와 박정수는 정반대의 성향이다. 남승우는 화려한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U-13 대표팀부터 U-17 대표팀 24경기, U-20 대표팀 11경기, U-23 대표팀 6경기 등 각급 청소년 대표를 두루 거쳤다. 손흥민, 김진수 등과 함께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에이스의 상징인 등번호 10번을 차지한 선수가 남승우였다.
남승우는 지난 2013년 제프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면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2년 동안 제프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그는 벨기에 투비즈를 거쳐 2016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K리그에서 뛸 수는 없었다. J리그로 떠났을 당시 K리그에는 드래프트 제도가 있었고 국내 복귀 시 원하는 팀으로 이적할 경우 5년이 지나야 가능하다는 로컬룰이 존재했고 K리그가 아닌 내셔널리그 용인시청에 입단했다. 지난해엔 김해시청에서 뛰었다.
5년의 시간이 흘렀고 남승우는 K리그에서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복수의 구단들이 남승우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하지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지난 시즌 막바지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러브콜도 차츰 사라져갔다. 강원FC는 남승우에게 손을 내밀었고 남승우가 맞잡으면서 극적으로 합류하게 됐다.
청소년 대표 시절 남승우는 공격적 재능이 출중한 선수였다. 번뜩이는 플레이로 축구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제는 수비력도 보유한 미드필더로 성장했다. 시련의 5년이 그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남승우는 “대표팀에서 감독님에게 약 15년 동안 가르침을 받았다. 그때와 나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다. 실력으로 증명해야 한다. 자신은 있다. 형들, 동료,동생들과 함께 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개인적으론 주전을 차지하고 기회가 된다면 더 높은 곳, 국가대표까지 노려보고 싶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 절실한 마음으로 팀에 들어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정수는 국내 팬들에게 생소한 선수다. 자신의 힘으로 K리그 클래식 진출의 꿈을 이뤘다. 박정수의 데뷔는 내셔널리그 대전 한수원이었다. 좋은 활약을 바탕으로 이듬해 사간 도스에 둥지를 틀었다. 2011년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를 거쳐 2012년엔 중국 스좌장 융창에 진출했다. 2년 동안 주전을 굳게 지켰다. 주장을 맡아 강등권이라고 평가받은 팀을 3위로 이끌었다. 태국 차이낫FC에서 활약한 그는 군 입대를 위해 국내로 돌아왔고 포천시민축구단에서 복무를 마쳤다. 지난해에는 팀을 위해 헌신하며 K3리그 MVP를 받았다.
타국에서 매 순간 치열하게 경쟁했고 오롯이 그라운드 위의 실력으로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에 진출한 이후 항상 팀의 주축이었고 대부분의 경기에 출전했다. 2018시즌을 앞두고 강원FC와 함께 K리그 두 구단이 박정수 영입을 원했다. 박정수는 강원FC를 선택했고 K리그의 무대에 데뷔하게 됐다.
박정수는 수비형 미드필더, 중앙 미드필더를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중원에서 왕성한 활동량으로 팀의 엔진이 된다. 볼 소유에 능하고 간결한 패스로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박정수는 “강원FC에 진출해 기분이 좋다. 잘해야 겠다는 부담감도 있다. 지금까지 계속 도전하면서 살았다. 이번에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되길 기대한다. 가족들의 믿음으로 지금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아내와 부모님, 장인어른, 장모님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아직 내 이름이 K리그 팬들에게는 생소하다. 당연하다. 내가 보여준 것이 없다. 강원FC 박정수를 기억하게끔 그라운드 위에서 보여드리겠다. 최대한 빨리 템포에 적응하고 동계 훈련 열심히 해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축구 선수로 걸어온 길, 플레이스타일 등 전혀 다른 색깔을 지닌 남승우와 박정수, 그들의 목표는 같다. 강원FC를 순위표 윗자리로 올리는 것, 그리고 K리그에서 자신의 재능을 마음껏 뽐내는 것이다.
한정복 기자 gn33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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