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분의 1초까지 측정돼 가장 빠른 속도를 요하는 ‘루지’는 프랑스어로 썰매라는 뜻이다. 루지는 발을 전방으로 향하고 얼굴을 하늘로 향한 자세로 소형 썰매를 타고 트랙을 활주하는 스포츠다. 세부적으로는 남자 싱글, 여자 싱글, 더블, 팀 계주까지 총 4개의 종목으로 나뉜다. 남자 싱글에는 임남규(29·경기도루지연맹)가, 여자 싱글에는 에일린 프리쉐(25·경기도체육회)와 성은령(25·용인대학교)이 출전했다. 그리고 이제는 두 명이 함께 팀을 이뤄서 타는 ‘더블(2인승)’ 종목이 주행할 차례다. 우리나라 루지 더블에 출전하는 이들은 바로 박진용(25·경기도체육회), 조정명(25·국군체육부대)이다.
남다른 호흡을 자랑하는 이 두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박진용은 루지를 하기 전 바이애슬론 선수였으며, 조정명은 축구 선수였다. 박진용은 대한체육회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원래는 바이애슬론 선수였다. 그런데 바이애슬론이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겠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그에 엄마께서 루지로 전향해보면 어떻겠느냐고 권하셨고, 18살 때 처음으로 루지를 시작하게 됐다”라고 ‘루지’를 시작하게 배경을 밝혔다. 조정명 또한 “원래 축구 선수로 활동하다가 스무 살 때 그만두게 됐다. 그때, 루지를 해보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루지 대표팀 선발전에 참가했다. 그 후 이창용 코치님을 만나게 됐고, 그 분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선수생활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두 사람 다 다른 운동을 하다 루지를 하게 된 것이다. 박진용과 조정명은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대회에서 18위를 기록했다. 두 사람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국제 대회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박진용이 훈련 도중 두 번이나 부상을 입어 염려를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두 사람은 이번 평창동계올림픽대회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메달’까지 노려보겠다는 각오다. 평창 올림픽을 위해 20대를 다 바쳤다고 밝힌 박진용은 대한체육회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4년 전, 소치동계올림픽에 이어 두 번째 출전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창동계올림픽에 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목표는 당연히 메달 획득이다. 내 기량을 마음껏 펼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해내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조정명 또한 “목표는 단연 금메달이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첫 동계올림픽이니 만큼,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나에게 큰 영광이 될 그 순간을 그리며,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며 질주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또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박진용은 “‘루지’하면 바로 떠오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고, 조정명은 “어떤 선수로 기억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누군가 나를 기억해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기 때문이다”라고 작은 소망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가오는 14일, 청춘을 바쳐온 두 사람의 뜨거운 질주가 평창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에서 펼쳐진다. 한정복 기자 gn3369@naver.com <저작권자 © 강릉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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