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정치

이재명 당대표 교섭단체대표연설문(2023.6.19)

세널이 2023. 6. 19.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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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당대표

 

일시 : 2023년 6월 19일(월) 오전 11시

장소 : 국회 본청 본회의장

 

“ 대전환의 시대, 퇴행을 거슬러 내일을 창조하자 ”

- 희망을 만들어 30년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김진표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무총리님과 국무위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입니다.

 

지구 반대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전쟁은

우리 삶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면서

지난 30년간 지속된 자유무역의 태평성대는 막을 내렸습니다.

 

국익을 위한 무한 경쟁의 시대,

신보호무역주의 장벽은

가파르게 높아가고 있습니다.

 

눈부신 경제성장과 민주주의 성취로

우리는 세계가 부러워하는 선진 국가가 됐지만,

유례없는 대전환 속에서 국가는 흔들리고

국민의 삶은 악화되고 있습니다.

 

저는 매일 아침 자문합니다.

국가란 무엇인가?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합니다.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고,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국가와 정치는 그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삶의 벼랑 끝에서

생을 포기하는 국민들이 여러 곳에 계십니다.

 

지난 1년, 우리 사회 곳곳은

‘거대하고 지속적인 퇴행’을 겪었습니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 이라는 말이 유행을 하게 됐습니다.

 

민주공화국 주권자의 자리는 권력자가 차지했고,

정치는 통치와 지배로 대체됐습니다.

부모처럼 포근하고 든든해야 될 국가는

채찍 든 감독관처럼,

국민을 ‘각자도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윤석열 정권은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했고,

국가 그 자체인 국민을 포기했습니다.

그야말로 5포 정권, 국민포기정권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 윤석열 정부는 민생을 포기했습니다.

 

출범 때부터 수없이 비상벨이 울렸지만

정부는 민생을 방치했습니다.

“원재료 물가상승으로 부득이 가격을 인상합니다. 미안합니다”

골목마다 사정하다시피 내건, 이런 안내문이 즐비합니다.

라면과 김밥 한 줄 먹으려면 만원이 넘는 현실,

분식집도 부담스러운 학생들이 발길을 돌립니다.

 

30년 넘게 사우나를 운영했던 사장님은

치솟는 가스비와 전기요금 때문에 끝내 폐업했습니다.

카페를 운영하는 40대 부부는

전세대출 원리금, 생활비, 교육비 때문에

신용불량자가 됐습니다.

 

가계부채는 이제 시한폭탄입니다.

올 1/4분기 가계부채 총액이

약 1,854조원입니다.

 

한국은 세계 34개 주요국 가운데,

가계 빚이 GDP를 넘는 유일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서민과 중산층을 쥐어짜며 민생고통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서민살림을 지원하고

골목상권을 그나마 버티게 해준 지역화폐 예산,

정부가 전액삭감 하겠다고 합니다.

 

공공기관 채용을 6년 만에 최소로 줄여놓은 정부가,

고용상황이 역대 최고라고 자평하고 있습니다.

‘그냥 쉬었다.’ 이렇게 말하는 66만 명의 2030 청년들이

이 정부에게는 투명인간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양극화와 불평등 심화로 소득 하위 20%의 가구 중에

3분지2가 빚을내지 않으면 살수 없는,

소위 ‘적자가구’가 되고 말았습니다.

 

■ 윤석열 정부는 경제를 포기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긍정평가는 최하위입니다.

국민 대다수는 ‘경제가 나쁘다’고 판단했고,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올해 6월 OECD가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습니다.

세계경제는 0.1%p, G20은 0.2%p 씩 상향 조정했는데,

우리나라만 3월 0.2%p 하향 조정에 이어서,

6월에도 0.1%p를 또 연이어 하향 조정했습니다.

 

국내외기관을 불문하고 성장률 예측치는 매번 낮아져서

‘저성장의 고착화’마저 우려됩니다.

세계경제는 코로나 불황을 떨치고 정상화중인데,

‘우리 경제만 후퇴’중입니다.

 

우리의 핵심 먹거리인 반도체 수출이 급전직하하며

무역수지는 15개월째 적자입니다.

최대 흑자국이던 중국은 이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수출로 살아온 대한민국이

수출에 발목 잡힌 나라가 되었습니다.

 

‘시장이 알아서 할 것이다.’ 이런 자유방임적 사고로는

이 세계사적 전환의 파고를 넘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구체적 대안도 없이

‘막연하게 내년이면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주장합니다.

‘중국이 회복되면 우리 수출도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는데,

악화일로인 대중관계 속에,

경제회복 발판은 또 ‘중국이다.’ 이렇게 말 하니 이해가 어렵습니다.

 

무리한 초부자감세로 부동산·자산·금융·사업소득 세수는

수십조 원까지 줄어서 역대급의 ‘세수펑크’가 예상됩니다.

반면에 직장인들의 근로소득세는 4월까지 22조8000억 원,

전년보다 오히려 1000억의 세수가 늘었습니다.

 

유리지갑인 직장인과 서민의 부담만 늘고,

소득재분배라는 조세기능에 역행하고

양극화 불평등은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국민 삶이 힘들고 경제가 어려워도

‘무대책이 대책이다.’라는 정부로 인해서

우리 경제는 날개 없이 추락 중입니다.

 

■ 윤석열 정부는 정치 또한 포기했습니다.

 

지난 6월 10일 민주항쟁 기념식에 윤석열 정부는 불참했습니다.

국가기념일 지정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도 불참했던 대통령은

공약했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도 외면했습니다.

 

지난 1년, 대통령은 야당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의 ‘시행령 통치’와 ‘거부권’에 막혀서

입법부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습니다.

대법관 임명과정에서 대법원의 독립성은 훼손되었습니다.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외치지만,

이 땅의 자유와 민주주의는 질식의 위험에 빠졌습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조지오웰의 소설 속 풍자가

2023년 대한민국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헌법 가치를 수호하고 국민 인권을 보호해야 될 검찰은

‘우리’ 대통령을 지킨다며, 국민을 향해 쉼 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습니다.

완장 찬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권익위와 선관위를 무릎을 꿇리겠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검경의 구둣발은 제1 야당 당사도,

국회 사무처도 언론기관도 가리지 않습니다.

하루 평균 천 건이 넘는 압수수색이 벌어집니다.

무죄추정·불구속수사·공판중심주의 원칙은 다 어디로 가고,

구속과 기소가 남발되고 있습니다.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에만 몰두하는 윤석열 정권을 두고

‘압·구·정’ 정권이라는 비난이 공감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정부의 제1 소명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것인데,

이 정권은 힘없는 국민들에게 매일같이 죄를 묻습니다.

 

오늘은 양회동씨가 삶을 등진 지 49일째 되는 날입니다.

노동자의 권리를 위해서 싸워왔던 자신을

공갈협박범으로 몬 정부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구속심사 직전에 자신의 생명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정부 누구도 이 죽음에 대해 반성하거나 책임지지 않습니다.

 

대통령이 말하는 ‘우리 국민’에는

정부와 생각이 다른 노조, 시민단체, 국민은 포함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제4의 권력이라는 언론 상황도 예외가 아닙니다.

감사원이 1년 내내 감사하고, 망신을 준 것도 모자라서,

임기 두 달도 안 남은 방송통신위원장을 굳이 해임했습니다.

 

그 자리에 MB정권의 ‘언론탄압 선봉장’이자,

‘언론장악 기술자’를 앉히려고 합니다.

드라마 ‘더 글로리’에 버금가는 학폭 사건인데,

이 정부의 인사검증 시스템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윤석열 정권은 마치 오늘만 사는 것처럼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고,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습니다.

삼권분립은 무너지고 입법, 사법, 행정 간의 견제와 균형은

이제 교과서에나 있는 말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든 국민은 자유롭다. 그러나 어떤 국민은 더 자유롭다.’

이것이 바로, 오늘 대한민국의 정치 현실입니다.

 

■ 윤석열 정부는 외교를 포기했습니다.

 

나주공립보통학교 6학년생 양금덕 소녀는 아무것도 모른 채,

일제에 강제동원 되었습니다.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 항공기 제작소에서

매일 비행기 녹을 닦고 페인트칠에 시달리다

결국 오른쪽 눈을 잃고, 마침내 후각을 잃었습니다.

 

해방된 지 이미 80년 세월이 지났지만,

일본은 아직도 강제동원에 사과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강제동원 사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정부는 ‘제3자 변제’를 내세워서

일본의 사과 기회마저 뺏어버렸습니다.

일방적 양보를 하면서

일본이 물 잔의 나머지 반을 채울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일본의 잘못이 분명한 초계기 갈등마저 없던 일로 하면서,

대체 우리는 무엇을 얻었습니까?

정부가 일방적 양보만을 담아 내준 물 컵을,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로 마저 채우려고 합니다.

 

‘희석된 핵 오염수를 마실 수 있다.’ 이런 한덕수 총리님 말씀처럼,

오염수 안전성 홍보에

우리 정부가 일본정부보다 오히려 더 나서고 있습니다.

 

외교는 더이상 보수·진보, 니 편 내 편의 진영문제가 아니라,

경제의 문제이고, 생존의 문제입니다.

외교에는 국익중심의 전략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얼마 전에 “미국은 디커플링이 아닌

디리스킹과 다양화를 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어제(18일)는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방문했습니다.

일본 역시 지난 12일, 상하이에서 중국 외교부와 협의를 가졌습니다.

테슬라, 엔비디아 같은 유수의 미국 기업들이 앞다퉈서

중국을 방문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한미동맹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경제와 민생의 조속한 안정과 회복을 위해

중국과의 공급망 협력 체계를 꼼꼼하게 다시 챙겨가야 합니다.

외교에서는 야당도 역할을 분담해야 하고,

다방면에서 다양한 공공외교가 필요합니다.

 

지난주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국제무역촉진회,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등을 방문했습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 중국 단체 관광 제한 완화

▲ 한국 기업의 중국 진출입 시에 불편과 차별 해소

▲ 상호 관광과 비자 확대

▲ 한류 등의 문화·예술 규제 완화

▲ 인적 교류 확대 등을 요청했습니다.

 

점증하는 북한도발에 대비해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대응에도 함께 할 일이 많습니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의 외교는

국익을 최우선한 ‘전략적 자율외교’로 전환해 가야 합니다.

 

실용과 실리의 관점에서 ‘가치’와 ‘이익’의 균형을

함께 추구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념 중심 진영 중심의 ‘맹목적 편향외교’는 결코 답이 될 수 없습니다.

 

■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는 국민 생명과 안전마저도 포기했습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에 국가는 없었습니다.

최초신고는 무시됐고,

수차례 구조 요청에도 불구하고

아비규환 속에 믿을 수 없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234일이란 긴 시간이 지났지만,

국가는 아무도 책임 지고 있지 않습니다.

수사 후 결과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 말했지만,

책임지겠다던 당사자들은 안면을 바꿨습니다.

 

국민안전의 무한책임자인 집권여당은

야4당이 발의한 ‘이태원참사특별법’(약칭)을 반대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참으로 비정합니다.

 

지난 주에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시설

시운전을 시작했습니다.

우리 어민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사형선고’라면서 반대를 할 뿐만 아니라, 대책을 요구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사법조치 하겠다고 위협하고 있습니다.

당당하지 못한 처사입니다. 비겁한 처사 아닙니까.

 

전문가들에 의하면 핵 오염수를 고체화하는 등의

다른 선택지가 얼마든지 있는데도

일본 정부는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방류를 굳이 고집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더 이상 일본정부를 대신하는 것처럼 안전성만 강변하지 말고,

주권국가답게 방류를 막기 위한 실질 행동, 실천에 나서야 합니다.

다른 피해국들처럼 반대 의사를 명백히 발표해야 합니다.

피해국들과 연대해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하고

방류금지 임시조치도 요구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비용이 문제라면, 방류를 반대하는 국제사회와 함께

보관비용을 지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 같지만, 방류를 허용할 경우에 생기는

대한민국의 피해보다는 오히려 그것이 더 적은 비용일 것이다.

천문학적인 방류피해를 피하는 현실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 민주당은 국민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민주당부터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첫째, 민생과 경제회복을 위해서 35조 원 규모의 추경편성을 추진하겠습니다.

고금리로 절벽에 내몰리는 서민들부터 구해야 합니다.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긴급생계비 대출,

중소기업 자영업자에 대한 이자 및 고정비 지원에

총 12조 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요금 부담에서 서민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물가피해계층을 중심으로 에너지 물가지원금,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을 위한 가스 전기 요금 지원,

농민들을 위한 농업 전기요금 지원, 지역화폐예산 증액 등을 위해서

약 11조 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주거 안정을 통해 최소한의 삶을 보장할 수 있는 지원예산을 편성해야 합니다.

미분양 주택 매입을 해서 공공임대 전환할 기회입니다.

전세보증금 이자 지원과 PF 배드뱅크 설립 등에

총 7조 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합니다.

 

경기불황기가 바로 정부가 활동할 때입니다.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

신속한 경제회복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합니다.

 

RE100 대비와 같은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

미래성장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 구축,

경기회복을 위한 SOC인프라 구축 등에도 4조 4000억 정도가 투입되야 합니다.

 

그 밖에 전세사기 피해지원, 취약청년 지원 확대,

국민안전 강화 등에도 재정지원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세계잉여금, 업무추진비나 특활비 감액,

불용 확정된 사업의 감액 등으로

국채 발행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지 않습니까.

현재의 경제침체상황, 그리고 국민들의 민생 고통,

그리고 재정 운용의 효율성을 고려한다면,

국채를 다소 늘려서라도

재정이 경제회복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힘 의원님 여러분,

비난만 하지 말고 제 말씀을 좀 들어보십시오.

21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가채무비율은 51%입니다.

선진국 평균으로 117.9%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습니다.

미국 128.1%, 일본 262.5%,

안정적 경제를 자랑하는 독일도 70%에 달합니다.

 

국가가 져야 할 빚을 국민이 대신 지는

이 대한민국의 이상한 현실은 결코 정의롭지 않습니다. 여러분.

 

적시의 재정지원은 사후약방문 비용을 아끼는 길이기도 합니다.

정부여당도 추경 필요성을 이해하시고

지혜를 모아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두 번째, 전세사기 대책을 시급하게 보완하겠습니다.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았던 30대 전세사기 피해자가

“기댈 곳 없는 현실을 죽음으로 탄원하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런데 국토부 장관께서는 ‘모든 사기는 평등하다’.

이런 해괴한 명언을 남기면서

전세사기에 대한 국가책임을 회피했습니다.

 

전세대출은 국가보증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임대차 시장의 여러 문제는 수십 년간 방치돼 왔습니다.

전세사기는 관련 기관들의 미비한 예방책과

제도적 허점을 파고든 범죄입니다.

 

해당 사태에 책임 있는 기관과 정부가

일부나마 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여야합의 결과라는 점에서 제정된 전세사기피해특별법은 의미가 큽니다.

그러나 법 통과는 ‘끝이 아닌 시작’이 되어야 합니다.

공공에 의한 피해직접구제 조치로

채권매입, 사후정산 제도가 꼭 필요합니다.

전세사기피해자를 위한 추가 입법에 민주당이 나서겠습니다.

 

■ 민주당은 미래를 준비하겠습니다.

 

세계사적 대전환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가겠습니다.

그 첫 번째 방안으로 미래산업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유럽연합은 핵심원자재법(CRMA)으로

자국 산업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수입제품의 탄소배출량만큼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제도(CBAM)'를 도입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유수의 기업들도 ESG경영과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에

과감히 투자합니다.

 

애플과 테슬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RE100 즉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한 제품만 구매하겠다.

재생에너지로 생산하지 않은 제품은 구매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습니다.

 

2030년까지 일본 재생에너지 목표는 38%인데도

이미 3년 전에,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 소니는

‘일본 내 재생에너지 이용률이 낮아서 일본을 떠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하고

일본정부에 재생에너지 생산 확대를 촉구했습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우리의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를

21.6%로 되레 낮췄습니다.

한국 기업들이 RE100에 참여하지 못할 경우에,

2040년이면 자동차 15%, 반도체 30%, 디스플레이 40%처럼,

핵심 산업의 수출 감소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RE100은 완고하고 높은 무역장벽이 될 수밖에 업습니다.

수출기업들은 재생에너지가 부족한 한국을 버리고,

재생에너지가 풍부하고 값이 싼 나라로

생산시설을 옮길 수밖에 없는 현실 아닙니까. 여러분.

 

조만간 일자리와 국내총생산,

그리고 국내경제에 치명상을 입게 될 것입니다.

 

다급하게 된 정부가 아마도 원전을 염두에 두고

탄소프리 100%, 소위 말하는 CF100 표준화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러나 기업들은 냉소적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CF100 추진한다 해서

국제사회가 받아들일 리가 있겠습니까.

윤석열 정부가 확대·추진하는 원전,

국제사회에서 RE100 재생에너지원으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유럽연합도 그린 택소노미에서 원전을 엄격히 규제하고 나섰습니다.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확보’,

‘2025년부터 신규 원전 건설과 수명 연장 원전에

사고 저항성 핵연료 사용’ 이런 조건을 붙였는데,

대한민국이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현실 아닙니까.

정부 에너지정책의 전면적 전환을 촉구합니다.

 

재생에너지의 신속한 확보는 우리 산업과 경제의 생사문제입니다.

위기는 기회로 만들어야 합니다.

에너지 위기 역시 우리 하기 따라 얼마든지 성장의 기회로 만들 수 있습니다.

 

서남해안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풍력·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 자원은 무궁무진합니다.

재생에너지 수요도 폭발적일 만큼 충분합니다.

기술 수준은 높고, 유동성도 자본도 풍부합니다.

 

산업화고속도로, 정보화고속도로가

산업화시대, 정보통신시대의 성장을 이끌어왔듯이,

신재생에너지시대를 이끌 에너지고속도로,

쉽게말해서 전국적인 지능형 송배전망을 대규모로 건설해야 합니다.

 

경기불황기에 정부의 대대적인 인프라 투자는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침체를 막고,

미래 경제와 성장의 기반을 구축하는

일석다조 효과를 낸다는 것, 경제 상식 아닙니까.

 

2030년 재생에너지 목표부터

글로벌 추세에 맞춰서 30% 이상으로 상향해야

우리 기업과 경제의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둘째로, 벤처 스타트업 활성화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자원이 빈약하지만 인적자원이 풍부한 우리나라는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벤처스타트업의 성장과 육성에

생존이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도 고속 성장하던

벤처스타트업 투자가 작년 하반기부터 곤두박질치고 있습니다.

업계 신음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벤처투자는

이미 작년 동기 대비해서 60% 이상 급감했습니다.

펀드결성도 전년 동기에 비해서 78.6%나 추락했습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모태펀드 예산은 4,135억 원으로

작년에 5,200억 원, 2021년 1조700억 원에 비해서 대폭 줄어든게 현실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민간이 주도하는 벤처투자 생태계’를

조성한다고 하면서도, 벤처스타트업계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벤처스타트업이 성장하려면 국가의 뒷받침이 필수적입니다.

 

모든 것을 시장화라면서 ‘민간’에 떠넘기지 말고

모태펀드 확충, 세컨더리 펀드 확대,

창업기업의 자유로운 활동을 위해서

규제완화 특구를 만들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게 바로 정부가 할 일입니다.

쉽지 않은 문제지만, 벤처, 스타트업이 활동하기 좋은 나라, 민주당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세 번째로,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 혁신경제가 가능한 경제 토양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주69시간 연장시도는 소모적 논란만 일으켰습니다.

불평등이 심각하고 사회안전망이 부족한 이런 상황에서는

혁신적 경제활동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선진복지국가에서는 혁신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은 이들도

얼마든지 안정적으로 생활을 유지하고,

신산업에서 일자리를 얻을 수 있습니다.

 

OECD 평균보다 연간 노동시간이

무려 300시간이 더 많은 우리 현실에서는

‘창조적 파괴’가 불가능합니다.

이제 주4.5일제 도입을 시작으로,

주4일제 사회로 점차 나아가야 합니다.

 

이미 유럽 여러 나라들은 ‘주4일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생산성이 떨어질 것이다.’라는 예측은 빗나갔고,

오히려 이직률만 현저히 떨어졌습니다.

 

미국에서도 근무시간을 주32시간으로 줄이는 법안이 공식 발의됐습니다.

노동시간 감축은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다드’입니다.

 

삼성전자도 최근, 월1회 ‘주4일제’를 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SK· CJ ENM, 카카오게임즈 같은 곳에 이어서

삼성전자의 부분적 ‘주4일제’ 시행으로

우리 기업들의 ‘근무 단축 실험’도 점차 확산되어 가고 있습니다.

 

아무리 험해도, 어려운 길이라도 가야할 곳이라면

길을 만들어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없는 길을 내는 것이 바로 정치입니다.

 

가능한 영역부터 한 발 한 발 나아갑시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산업재해 같은 장시간 노동의 부작용을 줄이고,

일과 삶이 조화되는 사회,

삶의 질과 효율성이 모두 높은 사회를 함께 만들어 갑시다.

 

■ 치열한 혁신으로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습니다.

 

국민여러분께서 정권의 무도한 실정 앞에서도

선뜻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아프게 자성합니다.

 

1년 만에 국민이 정권을 포기했지만,

민주당이 그 분노와 실망을 희망과 기대로 바꾸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미래를 개척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진다는 기본 책무 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필요한 모든 것을 바꿔 나가겠습니다.

더 이상 윤석열 정권과 경쟁하지 않고,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습니다.

 

더 이상 국민의힘과 비교하지 않고,

민심을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국민께서 ‘민주당이 달라졌다.’, 이렇게 느끼실 때까지

변화와 개혁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억압적 통치는 순식간에 사회를 망가뜨립니다.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위해서 잘하기 경쟁을 해도 부족한데,

정쟁에 몰입된 정부여당이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다보니,

나라 살림이 제대로 될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취임 1년이 넘도록 검경을 총동원해서 없는 죄를 만드느라

관련자들 회유, 협박에 국가 역량을 소진하고 있습니다.

국민들께서 이미 간파하고 계십니다.

 

자신들의 무능과 비리는 숨기고,

오직 상대에게만 사정 칼날을 휘두르면서, 방탄 프레임에 가두는 것이 바로

집권 여당의 유일한 전략입니다.

 

저를 겨냥해서 300번도 넘게 압수수색을 해온 검찰이,

성남시와 경기도에 전현직 공직자들을 투망식으로 전수조사하고,

강도 높은 추가 압수수색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을 다시 포토라인에 세우고,

체포동의안으로 민주당의 갈등과 균열을 노리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제 그 빌미마저 주지 않겠습니다.

 

저를 향한 저들의 시도를 용인하지 않겠습니다.

저에 대한 정치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소환한다면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응하겠습니다.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습니다.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만 일삼는 무도한 압구정 정권의

그 실상을 국민들께 드러내겠습니다.

 

■ 국민의 삶을 지키는 ‘기본사회’를 준비해가겠습니다.

 

윤석열 정권의 지난 1년은

국가가 국민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는지, 절실히 느끼게 했습니다.

반대로 정치가 제 역할을 다하면

얼마든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했습니다.

 

우리는 30년 후의 미래,

다음 세대가 살아갈 세상을 준비해야 합니다.

 

각자도생 사회를, 최소한의 삶이 보장되는

복지사회가 대체해 왔던 것처럼,

이제 복지사회를 넘어

기본적 삶이 보장되는 ‘기본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원하는 모두가 일할 수 있고,

노동소득만으로도 얼마든지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진실이 아닙니다.

 

기술혁신과 4차 산업혁명의 거센 파고 앞에

노동이 생산의 주축이던 시대의 사회제도는

기술이 생산의 주축이 되는 세상에는

더 이상 유용하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당내에 기본사회위원회를 구성하고

‘기본사회 2050 비전 수립’에 박차를 가해 왔습니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아동수당처럼,

부분적 단계적으로 기본소득을 시행하고 확대해 가면서,

국민의 실질소득을 늘리고, 삶의 질을 개선해 나가야 합니다.

 

주거, 금융, 교육, 의료, 교통, 통신, 에너지 같은

국민의 다원적 욕구를 충족하는 ‘보편적 기본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삶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더 높여나가야 합니다.

 

재생에너지 같은 미래경제인프라 구축과 신산업 육성으로,

기본사회로 나아갈 경제적·재정적 역량을 갖춰야 합니다.

 

국민을 포기한 윤석열 정권의 ‘각자도생 정글사회’를 넘어서서,

안정되고 풍요롭고 희망 넘치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만드는 모두의 꿈,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지난 1년간의 좌절과 절망을 딛고

국민과 함께 일어나겠습니다.

 

희망의 원천을 만들어서

30년 미래를 준비해 가겠습니다.

 

대통령께서 오늘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외교순방길에 나서셨습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큰 성과를 내시고 건강하게 귀국하시길

기원하고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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