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젠트리피케이션을 막는 ‘시민자산화’가 뜬다

세널리 2019. 8. 7.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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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트리피케이션이란?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원래 도심의 낙후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인과 자본이 유입되고 지역 원주민이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뉴스에서 심심찮게 보도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은 소상공인들이 주변의 임대료 상승을 감당 못해 내쫓기는 현상을 주로 가리킨다. 하지만 그것은 결과의 하나이지 전부가 아니다.

발단은 도심지역의 '낙후화'에 있다. 인구가 줄고 노령인구가 급속히 확대되고 구매력을 지닌 젊은 층이 빠져나가면서 지역상권이 무너지고 도시공동화 현상이 급진전된다. 서울의 일부 지역은 물론 대다수의 지방 소도시들이 겪고 있는 문제다. 이렇게 죽어가는 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도시재개발'을 하려 한다.

그러나 도심의 재활성화 시도는 도시 공간의 소유·개발·이용을 둘러싸고 다양한 사회세력들 간의 다툼을 불러일으키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힘 있는 세력에 의한 공간 장악과 가장 취약한 세력의 축출이 초래된다. 그리고 그 끝에 임대료 상승과 기존 소상공인들의 몰락이 있다.

낙후화-재개발-새세력의 장악과 취약세력의 축출, 이 싸이클의 반복이 젠트리피케이션이다.

사진=Pixabay

시민자산화란?

최근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새로운 대안으로서 '시민자산화'가 뜨고 있다. 시민자산화는 사회적 협력경제의 일환으로 시민들이 직접 땅과 건물을 공동소유해서 임대료 상승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한편, 발생한 이익을 지역사회에 재투자해 선순환을 만들자는 것이다.

시민자산화는 영국과 미국 일부지역 등 선진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선진국도 급속한 사회고령화와 지역공동체 붕괴를 피해갈 순 없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역의 펍(pub)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펍은 우리로 치면 어느 동네에나 있는 지역민들의 소통공간 역할을 하는 식당 겸 술집과 비슷하다. 이 펍이 운영악화로 그냥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지역민들이 크라우드펀딩처럼 십시일반 힘을 모아 공동으로 소유하는 운동이 전국적으로 벌어진 것이 시민자산화의 첫걸음이었다. 그후 동네 빵집, 카페, 공동주택 등 시민자산화의 대상이 급속도로 늘어나게 되었다.

건물매입부터 공동체은행까지

국내에도 상가 임대료 상승이 사회문제로 크게 부각되면서부터 시민자산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서울 광진구 기반 시민단체들이 결성한 '광진주민연대'는 지상 4층, 지하 1층짜리 건물을 통째로 사들여 공유 공간 '나눔'을 열었다. 단체들의 사무실을 비롯해 생협, 병원 등이 주변 시세보다 절반 이상 저렴한 임대료를 내고 공간을 쓰고 있다. 마포구의 협동조합 카페 '나무그늘'도 시민들의 소액참여 투자를 받아 건물을 매입했다. 현재 서울에는 두 사례 외에도 '공동체은행 빈고'를 비롯해 다양한 목적의 시민자산화가 시도되고 있으며 일부 결실을 맺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일부 지자체는 시민자산화에 적극적이다. 시민들이 공동소유 형태로 낙후된 공간을 재활성화한다면 재정적 지원으로 시민자산화의 마중물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 고령화 사회, 생산-소비 인구의 저하, 도시 공동화 현상, 장기적 경기침체, 인공지능의 대두 등 근미래에 벌어질 일들에 대해 시민자산화가 대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끝)

이성문  moon609kik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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