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했는가?
누구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 벌어졌다. 코로나로 피끓는 청춘을 희생했던 젊은 친구들이다. 3년 만에 마스크를 벗고 나들이를 했다가 봉변을 당했다. 정말 어처구니 없다. 뭐라고 할 말이 없다. 다들 누구의 아들이고, 딸이고, 오빠이고, 누나이고, 동생이다. 그 슬픔을 감추기 어렵다. 지금은 떠나간 젊은 넋들을 위로하고,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국가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가지고 있다. 이번에도 그 책무를 다 하지 못했다. 당연히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그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국가에 책임을 묻는 것이다. 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했는가?
전 국민이 슬픔 속에 있는데 이들이 국가를 대신해서 하는 말이 또 다시 희생자와 가족 그리고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구체적은 언급을 나열하지 않아도 그져 핑계와 회피, 변명을 찾느라 정신이 없다. 더 이상 국민의 슬픔을 분노로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최소한 이 네 분은 지금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혼신을 다해 사태를 수습하고, 사태수습 후 즉각 사퇴해야 한다. 또한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에 대해 법적 책임이 있다면 마땅히 심판도 받아야 한다. 그 개인이 미운 것이 아니라 더 이상 국가의 책무가 방기되는 것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좁은 길에 그 많은 군중이 어떠한 질서유지도 없이 방치된 상황을 그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것은 합리적인 처사가 아니다. 그 곳에 잘못이 있다면 국가가 그 책무를 방기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아무도 그 곳에서 질서유지를 위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이 없다. 그 많은 군중이 완전 방치된 것이다. 오직 국가 다시 말해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박희영 용산구청장 이 네 분만이 국가가 부여한 권한으로 질서유지를 위한 행정명령을 할 수 있다. 그 곳에 있었던 상점이나 군중들은 그 어떤 명령도 할 수 없는 개인에 불과하다. 그런데 몇몇 언론에서 흘러나오는 뉴스를 보면, 몇몇 상점이나 군중을 탓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길 없다. 희생자를 애도하고 사태수습이 우선이라 말하면서 그 책임을 그 안에 있던 군중에게 돌리는 것이 애도인가? 이것이 희생자를 더 욕되게 하는 것이고, 국민을 분노하게 만드는 것이다.
과도한 생각인지 모르겠다. 적어도 이 네 분이 진정성있는 사과와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 대한민국 국가가 살아있음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오늘 밤이라도 네 분이 함께 희생자의 빈소를 찾아 무릎을 꿇고 사죄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더 이상의 핑계와 회피 그리고 변명은 국민에 대한 도리도 책무도 아니다. 여러분은 지금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국가를 대신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 앞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하며, 다시는 이 땅에 이와 같은 비극이 없도록 교훈을 남겨야 한다."
홍준일 대진대학교 통일대학원 초빙교수
저작권자 © 강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채영 기자 young@nate.com
출처 강릉뉴스 http://www.gangneu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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