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홍준일의 펀치펀치> 김문수와 김부겸, '잘못된' 만남

세널리 2015. 9. 1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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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형호제’에서 혈투를 벌이는 운동권 선후배
- 김부겸 ‘삼세판’ 야당 옷으론 승산 없는데…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김문수는 김부겸의 경북고와 서울대, 운동권 선배로서 나이는 7살이 더 많다. 김문수는 15대 국회에서 한나라당으로 당선되었고, 김부겸은 16대에 같은 당으로 당선되었으니 정치권에서도 4년 선배가 된다. 결국 두 사람은 인생 역정에서 수많은 시간을 함께 했으며 실제로도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두 사람은 이번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국회의원을 두고 일대 혈전을 치뤄야 하는 숙명에 놓여 있다.


정치권에서 흔한 말로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된 셈이다. 한마디로 그들의 숙명은 ‘잘못된 만남’이다.

김부겸의 대구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김부겸은 경기도 군포에서 16대, 17대, 18대 내리 3선을 지낸 중진 정치인이다. 김부겸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3선이란 기득권을 과감히 던지고 ‘지역주의 해소’라는 명분을 선택했다.

그러나, 야당 불모지 대구에서 40.4%라는 높은 득표율을 얻었지만 낙선했다. 한 번의 도전으로 끝날 줄 알았던 대구 선거는 계속되고 있다. 제6회 지방선거에선 대구시장후보로 출마해 40.3%로 낙선했다. 하지만 자신의 지역구인 수성갑에선 50.1%를 받아 46.7%를 받은 권영진후보를 이겼다. 이제 또 다시 대구 수성갑에서 두번째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무모하다고 말하지만 김부겸은 ‘대구는 삼세판’이라며 너스레를 떨고 있다.

과연 김부겸의 ‘대구 삼세판’은 성공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많은 의문이 든다. 누가 뭐라해도 대구는 대한민국 보수의 심장이며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다. 더욱이 대구 수성갑은 서울의 강남으로 대구 정치의 일번지다. 만약 이런 곳에서 김부겸이 승리한다면 대한민국 보수의 심장이 뚫리는 것이다.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김부겸이 이번에도 선전은 하겠으나 결국 근소한 차이로 패배할 것이라 주장한다.

또한 김부겸이 대구에서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현재의 야당 옷으론 절대 승산이 없다는 주장이다. 왜냐하면 야당의 지지도가 수도권조차 여당 지지도의 반토막으로 20% 이하에서 전전긍긍할 때 대구 선거는 필패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김부겸에게 야당을 탈당하여 ‘무소속’을 선택하라고 충고한다.

그러나, 김부겸은 다른 이유이면 몰라도 단순히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탈당하는 것은 명분 없는 일이라 못 박았다. 따라서, 김부겸에게 야당은 전쟁에 나가는 장수가 무거운 갑옷을 입는 것처럼 부담이 되고 있다. 아마도 김부겸이 이 갑옷을 어떻게 해결하는가에 따라 승패의 명암이 갈릴 것이다.

김문수는 대구에서 첫 도전이다. 김문수도 부천 소사에서 15대, 16대, 17대 내리 3선을 지냈으며, 32대와 33대 경기도지사를 지냈다. 그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참여했으나 주목할 만한 결과는 내지 못했다. 2014년 경기도지사를 마치고 새누리당의 ‘보수혁신특별위원장’으로 복귀해 성공적으로 일을 했다. 지금은 새누리당 대구 수성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으며 사실상 대구 출마를 공식화 했다.

김부겸의 ‘대구 삼세판’은 세상의 응원을 받고 있는 반면 김문수의 대구 선택은 아직 환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언론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초재선의원조차 김문수의 대구 선택을 ‘땅 짚고 헤엄치기’라 비아냥거리고 있다. 대구 정치인들도 썩 반기는 품새가 아니다. 김문수와 20년 이상 정치를 함께 해온 새누리당 내 유일한 ‘김문수계’ 김용태의원조차 ‘김문수의 대구 출마는 잘못’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김문수는 그의 출마선언에서 ‘삼국통일 출발지와 새마을 정신 성지,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를 대한민국 정치와 경제의 심장, 선진 통일 강국 건설의 선봉으로 일으켜 세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결론적으로 김문수는 보수의 심장 대구에서 지도자로 인정받아 궁극적으론 대한민국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긴 포석인 셈이다.

그런데 김문수는 대구에서 지도자로 인정받고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도약할 수 있을까? 김문수 역시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문수는 2012년 새누리당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도가 지나칠 정도로 맹비난했다.

김문수는 2012년 7월 26일 광주 합동연설회에서 “제가 입당한 지 19년 만에 이렇게 불통과 독선에 숨이 막힐 지경이 된 적은 없었습니다.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이미 불통이요 먹통입니다. 대통령이 된다면 불통령이 될 것이고, 먹통령이 될 것이라고 저는 걱정하는 바입니다.”라며 포효했다.

아무리 경선 상황이라도 자기 당의 대선후보가 될 가능성이 제일 높은 사람에게 지나친 독설이었다. 그리고, 박근혜 후보는 대통령이 되었고, 지금 박대통령의 지지도는 고공행진 중이다. 따라서, 김문수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미움을 받으면서도 대구의 지도자로 인정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또한, 김문수는 노동운동권 출신으로 과거 민중당 경력 등으로 인해, 보수 심장 대구에서 그를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자로서 대구의 지도자로 받아들일 수 있겠는지도 관건이다. 그래서 대구 정치권에선 김문수가 수성갑의 운영위원장은 맡았으나, 최종적으로 후보가 되는 것엔 아직도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다. 따라서, 김문수의 대구 도전이 ‘땅 짚고 헤엄치기’가 될지 ‘정치적 무덤’이 될지는 아직 진행 중이다. 어쩌면 김문수는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보다 대구에서 지도자로 인정 받는 것이 더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김문수와 김부겸의 잘못된 만남,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어버린 아주 비극적인 정치가 대구 수성갑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부겸은 김문수의 대구 출마선언을 지켜보며 “누가 뭐래도 잘못된 싸움이고 정치가 비정하고 정치인으로 산다는 것이 너무나 비애스럽지만 피하지 않겠다”라고 말한 반면 김문수는 “나는 새누리당의 정신과 지향을 가지고 있고 김부겸 전 의원은 야당 후보이기 때문에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2016년 4월 대구는 정말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한다. 김문수를 대구의 지도자로 인정하고, 나아가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키울 것인가? 아니면 김부겸을 대구 변화의 시작으로, 나아가 대한민국을 변화시키는 지도자로 키울 것인가? 그것은 오로지 대구 시민의 선택에 달려 있다. 만약 대구의 선택으로 대한민국의 훌륭한 지도자가 나올수 있다면 두 사람의 대결은 잔인하지만 대구 시민은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것이다. 김문수와 김부겸의 진검 승부를 기대한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 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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