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홍준일의 펀치펀치] 안철수와 오세훈의 와신상담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5. 9. 2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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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와 ‘깨끗한 정치’ 넘어 지도자 되려면
- 차기 대권 전 넘어야 할 문제 ‘첩첩산중’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와신상담(臥薪嘗膽)은 ‘가시가 많은 나무에 누워 자고 쓰디쓴 곰쓸개를 핥으며 패전의 굴욕을 되새겼다는 뜻’으로 중국 춘추전국시대 오나라와 월나라 간의 싸움에서 전해지는 고사다. 안철수와 오세훈은 한때 ‘국민적 스타’로 급부상했다가 패배의 쓴잔을 마시고 와신상담 중인 여야 양당의 유력한 대선후보군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안철수는 박경철과 함께 전국을 순회했던 ‘청춘콘서트’가 대중의 주목을 받으면서 일약 ‘정치스타’로 뛰어 올랐다. 당시 안철수는 오세훈시장이 물러나고 생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의사를 밝히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후 안철수는 ‘새정치 신드롬’의 주인공이 되었고 국민은 새로운 정치지도자로 열광했다.

안철수는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거의 당선되는 상황에서 박원순에게 후보를 양보했다. 사실 박원순은 그 덕분에 서울시장이 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안철수 신드롬’은 더 거센 태풍이 되었고 2012년 대선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안철수의 ‘새정치 신드롬’은 야당 대선후보 문재인의 벽을 넘지 못했다. 결국, 안철수는 대선 후보를 사퇴하고 말았다.

안철수는 대선 직후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1년 후 노원병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 국회의원으로 당선되어 정치권에 복귀했다. 그리고, 2014년 김한길과 공동대표를 맡으며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지만 야속하게도 7·30재보궐선거에 패배하며 공동대표에서 물러나고 말았다. 사실 2012년 대선 이후 안철수에 대한 국민 평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다. 안철수는 지금 온갖 정치적 수모를 감내하며 2017년 대선을 준비해 와신상담 중이다.

오세훈은 16대 국회의원이 된 후 2003년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청년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최고위원을 맡을 정도로 왕성한 활동을 전개했다. 그러던 오세훈은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맞아‘정치개혁과 깨끗한 정치’를 촉구하며 불출마를 결정했다. 그리고, 오세훈은 자신의 이름을 딴 소위 ‘오세훈선거법’을 주도하며 ‘정치개혁’의 상징적 인물로 급부상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세훈은 당내 경선은 물론이고 여당의 강금실후보와도 상당한 격차를 벌리며 무난히 서울시장으로 정계복귀했다. 반면, 2010년 오세훈은 야당의 한명숙후보와 0.6%라는 초박빙 승부 끝에 겨우 재선에 성공한다. 2010년 지방선거는 서울시의회가 79대 27로 여소야대 상황이었고, 교육감도 진보적 성향인 곽노현교육감이 당선되었다. 한마디로 오세훈시장은 야권에 포위된 형국이었다.

결국, 재선에 성공하여 승승장구하던 오세훈도 2011년 자신이 추진했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시련을 맞는다. 오세훈은 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거는 무리수를 던지고 말았다.

결국 오세훈은 투표함도 열지 못하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설상가상 오세훈시장이 물러난 시장 자리는 야당의 박원순시장에게 돌아갔다. 오세훈의 정치 인생 중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서울시장에서 물런난 오세훈은 영국, 중국, 페루 등을 돌며 국내를 떠나 있다가 최근에 고려대학교로 돌아와 강의를 하고 있다. 그리고, 오세훈은 2016년 총선에서 정치복귀를 꾀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여당에선 김무성, 오세훈, 유승민이 야당에선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가 각각 3강체제를 유지하며 경쟁 중이다. 먼저 오세훈은 ‘깨끗한 정치’의 상징을 넘어 대한민국 지도자로서 변화된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오세훈은 이제 새로운 단계에 돌입하고 있다.

오세훈은 우선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무상급식’을 둘러싸고 전개되었던 ‘복지 논쟁’에 대하여 새로운 대안과 방향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아직도 국민은 오세훈이 어떠한 가치와 비전 때문에 ‘무상급식’을 둘러싼 ‘복지논쟁’을 전개했고, 그 주민투표에 시장직을 걸었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고 있다. 따라서, 오세훈이 추구하는 대한민국의 복지가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는 밝혀야 한다.

둘째, 오세훈은 재선의 서울시장직을 끝까지 수행하지 못하고 도중에 사퇴했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보다 반성적 성찰과 고백이 필요하다. 아직도 대부분의 국민은 ‘오세훈의 시장직 사퇴’가 무모했다고 믿고 있다. 아직도 오세훈이 하나의 정책적 사안에 자신의 시장직을 걸었던 독단적 결정에 대해선 비판적 의견이 지배적이다. 흔히들 오세훈의 대권욕심이 빚은 참사라고 비판한다. 따라서, 오세훈은 보다 무겁게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안철수 역시 2012년의 한계를 넘어 국가 지도자로서 새로운 면모를 보여 줄 수 있을까? 안철수는 세가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첫째, 안철수가 생각하는 ‘새정치’를 현실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 대선 이후 3년 동안 안철수가 보여준 정치가 기존 정치와 무엇이 다른지 국민은 계속 묻고 있다. 안철수는 답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 안철수는 왜 결정적 순간에 끝까지 책임지지 못하고 양보하는가? 안철수는 서울시장도 대선후보도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다. 정치인이 그 어떠한 대의명분을 주장해도 국민과의 약속을 어겨서는 안된다. 흔히들 사람들은 ‘정치인은 칼집에서 쉽게 칼을 뽑아서도 안되지만, 뺀 칼은 절대 그냥 칼집에 넣어선 안된다. 무라도 썰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안철수는 벌써 두 번이나 뽑았던 칼을 그냥 칼집에 넣었다. 다시 있어선 안될 일이다.

셋째,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 갔으면 호랑이를 잡아야 하는데 되려 먹히는 형국이다.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하고 대선후보가 되는 것이 목표다. 그런데, 대선후보는 둘째치고 당 대표도 지키지 못했다. 현재는 문재인대표 진영에서 ‘그럴거면 당을 나가라’는 빈정거림까지 받고 있다. 안철수는 박원순, 문재인과 함께 당내 유력대선후보다. 마땅히 무수한 견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도자는 보다 분명하고 단호해야 한다. 지도자는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는 단순한 언어로 항상 명쾌하게 말해야 한다. 한마디로 안철수는 문재인과 무엇이 다른지, 그리고 문재인과 비교하여 무엇이 경쟁력이 있는지 명쾌하게 보여줘야 한다. 호랑이를 잡으러 갔으면 호랑이를 잡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잡혀 먹히는 것이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 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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