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일 뭐해/언론속에 홍준일

[집중분석] 총선 이후 5大 정국 현안, 전문가 16人에게 물었다...“尹 정부 조기 레임덕 확실… 탄핵은 여야 모두에게 패착”

세널리 2024. 4. 22. 15:03
728x90
반응형

정국 주도권 쥔 민주당, 특검법 처리와 거국 내각으로 정부 압박
차기 대선주자 이재명·조국은 사법리스크가 관건… 여권은 인물난

 

4·10총선에서 범야권이 190석 이상을 확보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정치사 최초로 집권 2년 차에 정권 심판론을 맞았다. 정부 여당엔 선거 참패 후폭풍이 불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남은 3년간 정치 지형은 어떻게 변화할까? 월간중앙은 예상되는 5대 국정 현안(尹 레임덕, 대통령 탄핵, 3당 체제 가능성, 특검, 차기 대선주자)을 놓고 국내 정치평론가 16명의 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4·10 총선에서 범야권이 190석 이상을 확보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 정치사 최초로 집권 2년 차에 정권 심판론을 맞았다. 정부·여당엔 선거 참패 후폭풍이 불고 있다. 선거를 이끈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민심은 언제나 옳다”는 소회를 남기고 사퇴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국가안보실을 제외한 대통령실 참모진도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히는 등 줄사표가 이어지고 있다.

민심의 통렬한 심판이다. 탄핵과 개헌도 독자 추진이 가능한 범야권의 의석수 200석 상황은 피했지만 레임덕은 불가피해 보인다. 중도층의 이탈 현상을 부른 것은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이 결정적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야권과의 소통과 협치는 실종됐고, 내 사람에 대한 비판은 듣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태도는 측근들의 보신주의만 키웠다. 자기 측근이란 이유로 공수처 수사를 받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호주 대사로 임명한 것도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의대 정원 정책을 밀어붙이기 위해 갈등 구도를 만들어 상대를 타협으로 이끌기보다 굴복으로 종속시키려는 모습도 국민들의 피로감만 낳았다. 선거 기간 “국민의힘은 110~120석이 적당하다”는 대통령실 측근들의 반응까지 일설로 나돌면서 사실상 선거를 포기한 듯한 인상까지 주었다.

국정 주도권은 야권이 확실히 쥐게 됐다. 당장 국회의장은 민주당 몫이다. 법안·예산·인사 동의권은 물론, 국무총리와 헌법재판관, 대법관 등에 대한 인사 동의권도 가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라는 변수가 있다. 의석수 12석을 확보한 조국혁신당과의 관계 설정이 어떻게 될지도 미지수다. 그간 ‘직할 체제’로 운영되던 국민의힘도 자립할 명분을 갖추게 되면서 변화를 앞두고 있다.

 

1. 대통령실은 난파선… 조기 레임덕 왔다

 

평론가들은 진영논리를 떠나 이번 총선에서 범야권이 압승을 거두며 윤 대통령의 레임덕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레임덕은 이미 왔었다. 윤 대통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실질적으로 입법, 예산 뭐 하나 하고 싶은 대로 한 적이 없다. 그렇다고 여당이 뒷받침한 것도 아니었다. 이제는 그게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최요한 평론가는 “이번 총선 결과는 국민이 탄핵까지는 가지 않고, 야당이 하고 싶은 걸 다 해보라는 경고를 해준 것이라고 본다. 윤 대통령은 지금 외통수 상황이다. 한덕수 총리가 물러나겠다고 한 것도 현 정부를 난파선으로 본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민하 평론가는 “레임덕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의 문제다. 임기 말에 행정부가 뜻대로 돌아가지 않는 형태는 아닐 거고, 여당에 대한 장악력이 약화되는 건 틀림없다”고 거리를 뒀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앞으로 국정운영 주도권은 국회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격전지에서 자력 생환한 비윤(비윤석열)계가 그간 ‘대통령 직할 체제’나 다름없던 당을 쇄신하기 위해 영향력을 발휘할 거라는 얘기다. 이에 더해 김준일 뉴스톱수석에디터는 “레임덕은 쉽게 말하면 ‘말을 안 듣는 상황’을 의미한다. 여당은 앞으로 10명 중 7명은 대통령 말을 듣고, 3명은 안 들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비상대책위원회를 거쳐 전당대회를 열 것이 확실시되는 가운데, 평론가들은 비윤계 인사들이 약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진만 교수는 “나경원·안철수 의원 등이 당권을 잡지 않을까 싶다. 아니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과거 국민의힘 대표에 선출된 것처럼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면서 “한 가지는 확실하다. 윤 대통령이 지지한다고 바로 대표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상병 평론가는 “국민의힘은 그나마 한동훈 효과 덕분에 지난 총선보다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그래도 참패다. 레임덕은 바로 온다. 여당부터 흔들린다. 윤 대통령 메시지가 안 통한다”고 했고,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인성교양부 특임교수는 “친윤이 총선에서 약진했다고 하지만 이제 이들도 윤석열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4월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탈당하게 될 것이다. 이미 탈당 요구가 있고, 의원들이 가장 용감할 때가 당선하고 1년 사이라 탈당 요구가 분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전처럼 ‘마이웨이’ 행보를 걷는다면 여당에서도 총선 참패를 명분으로 탈당 요구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신평 변호사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한 전 위원장 세력에 의해 이미 탈당 요구를 받았다. 함운경 씨가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내 일부 세력은 탈당을 바랄 것이다. 윤 대통령도 승부수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정책이 아닌 정치적인 결정으로 말이다”라고 바라봤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도 “지금 여권 내 반응은 이제 ‘용산에 할 말은 하겠다’는 거다. 여권의 친윤 당선인들도 공천 눈치 볼 필요가 없다. 정책 추진 과정이든 야당과의 협의 과정이든 용산을 압박하거나 하는 일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런 것들이 갈등으로 나타나면 윤 대통령 스타일상 탈당도 가능하다. 원래 여의도 정치를 싫어했으니 탈당해서 민생만 챙기겠다는 식 말이다”라고 했다.

홍준일 평론가는 “정권 초반 2년 동안 당과 대통령실이 원만한 관계로 서로 협의하며 조율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대통령은 여당 지도부를 서너 번 바꾸면서 당을 거의 파괴해버렸다”면서 “아마 여권 내부적으로도 여러 검토가 있었을 것이다. 당의 요구나 대통령실의 판단을 통해 실제 탈당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또한 대통령실이나 내각에 대한 변화를 당에서 요구하다가도 대통령이 변화가 없다면 따로 가자고 할 수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반면 대통령 자신의 탈당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는 평론가들도 여럿 있었다. 최요한 평론가는 “지금까지 대통령 스스로 탈당하는 경우는 없었고, 당내의 요구에 따라 스스로 탈당하는 모양새를 취해왔다. 김영삼 대통령도 스스로 탈당했지만 그건 쫓겨난 거다. 당 내부 요구가 있어서 쫓겨날 수는 있어도 스스로 탈당하진 않으리라 본다”고 했다. 황태순 평론가도 “대통령 탈당은 있어서도 안 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홍준표 시장의 말이 맞다. 선거란 질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는 것”이라고 했다.

 

2. 대통령 탄핵은 역풍 우려… 민주당 부담

 

대통령 탄핵 가능성에 대해선 정치평론가 모두가 고개를 저었다. 집권 2년 차에 조기 레임덕을 맞은 대통령이라 해도 탄핵 카드를 꺼내 들기엔 민주당으로서 부담이 크다는 관측이었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였다가 바로 다음 총선에서 역풍을 맞은 한나라당의 전례도 있다. 최요한 평론가는 “개표 방송을 보면 민주당 쪽에서 모두가 좋아할 때 이해찬 전 대표와 이재명 대표만 표정이 안 변했다. 야당이 이렇게 큰 차이로 승리해도 그다지 유리하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총선에서 패한다고 바로 대권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은 적다. 대통령 임기가 3년 넘게 남았다. 그 사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대통령 권한은 국회의원 300명보다 크다. 미국도 여소야대 국면이 되면 대통령이 예산 통과를 잘 안 해준다. 그게 대통령제의 숙명”이라고 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패배했지만 바로 대선 국면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았다. 현실적으로 탄핵도 어렵다. 헌법재판소에서 받아들여질지 여부도 모른다”라고 했다.

한편, 선거 직후 민주당에서는 윤 대통령에게 거국내각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고 여야가 국무총리 등 내각 인사를 추천해 국회 중심의 국정을 운영하자는 구상에서다. 사실상 대통령 탄핵에 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압박하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이종근 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거국내각을 할 것이라고 보진 않는다. 일단 이 대표를 만난다거나 최대한 자신이 바뀌었다는 모습을 보이려 노력은 할 것이다. 그런데 거국내각은 사실상 자신의 국정 운영을 포기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건 매우 큰 스킬과 희생이 필요하고, ‘그래도 이것까지는 내가 좀 할 수 있게 해다오’라는 자세다. 그러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3.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 쉽지 않을 것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은 비례대표 12석을 확보하면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정치 지형이 2016년 국민의당이 약진한 당시처럼 3당 구조로 변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당장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4월 14일 언론 인터뷰에서 “단독이든 공동이든 우리는 교섭단체를 반드시 만들 것”이라며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의석수 20석을 확보할 수 있을지를 두고 평론가들 의견은 엇갈렸다.

황태순 평론가는 “조국혁신당이 15석을 차지했어도 ‘2016년 국민의당’ 시절처럼 ‘3당 구도’를 만들기는 대단히 어려울 거다. 12석으론 더더욱 어렵다. 당시 안철수의 국민의당은 비례대표 13석을 얻었지만 지역구에서도 25석을 얻었다. 오늘날 조국혁신당과 ‘2016 국민의당’은 의석수나 영향력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진단했다. 장성철 소장도 “조국혁신당이 캐스팅보터가 되긴 어렵다. 2016년 국민의당과는 다르다는 이야기다. 군소 진보정당들이 조국혁신당과 합치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이나 이념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같은 사정에 조 대표는 교섭단체 구성 요건을 10석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이 이를 지원할지는 미지수다.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의 정치적인 우군이라 할지라도 조 대표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준일 에디터는 “중요한 점은 민주당의 입장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조국혁신당과 동반자, 경쟁자였다. 지금은 반반이다. 정권에 대한 압박은 같이하겠지만, 친명 입장에선 조국혁신당이 너무 커지면 안 된다. 합당은 최소 윤 대통령 임기 동안은 안 할 것으로 보인다. 조 대표와 이 대표 모두 잠재적 대선주자이기 때문이다. 교섭단체 구성도 쉽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 당선인 중에서 조국혁신당으로 당장 갈 사람이 안 보인다”고 했다. 이준한 교수는 “교섭단체가 되기는 어렵다. 법을 바꾸기도 쉽지 않을 것이고 그 법을 바꿀 때쯤 되면 조 대표가 감옥에 갈지도 모르는 상황 아닌가”라며 “변수는 이 대표다. 그가 조국이 빛을 발하게끔 놔둘 것이냐, 견제할 것이냐, 시간을 끌어서 자연히 소멸하게 기다릴 것이냐, 그게 변수”라고 지적했다. 황태순 평론가도 “이 대표 입장에선 조국혁신당이 교섭단체가 되는 게 싫을 것이다. 이 대표는 용혜인 등 기타 정당 후보들과 함께 비례연합을 꾸리면서 선거를 치렀다. 누구 좋으라고 이 대표가 조국혁신당의 교섭단체 길을 내주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민주당 내 친문 세력 일부가 조국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기면서 교섭단체 지위에 오를 거라고 보는 평론가도 있었다. 이종근 평론가는 “민주당이 아무리 다 친명으로 도배됐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서는 어쩔 수 없이 공천을 위해 고개 숙인 의원들이 존재한다. 조 대표가 감옥에 가더라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뒤에 있지 않은가. 이미 조 대표가 이러한 의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민주당 당선인 중 32%, 즉 60여 명은 비명으로 분류된다. 윤건영과 고민정 같은 의원들이 넘어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독립적인 비례 정당으로 남기보다 민주당과 합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신평 변호사는 “조 대표는 무조건 민주당에 들어간다. 합당 안 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인 수사다. 민주당에서 그가 대권 후보로 나올 거란 이야기다. 조 대표와 이 대표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다. 이 대표가 조 대표의 민주당 입당을 막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고 했다.

 

4. 채 상병 특검은 속도, 한동훈 특검은 글쎄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에서 비롯된 부정 이슈들로 인한 악재에 시달렸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 대사 임명 등은 여전히 공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두 사안은 제22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특검법 처리 여부를 놓고 또 한 번 여야 간 정쟁을 불러올 전망이다. 아울러 김건희 여사 특검법은 지난 국회에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종결됐으나, 집권 2년 차에 심판론을 맞은 그가 두 번은 거부할 수 없을 거라는 게 평론가들의 관측이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고문은 “김 여사 특검은 최대한 서두를 것이다. 조 대표는 물론 민주당 역시 머뭇거릴 이유가 별로 없다”고 했다. 차재원 교수는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의 아킬레스건이다. 특검법을 받았으면 국민의힘이 이번 총선에서 108석으로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 등 역대 모든 대통령이 가족 특검은 수용했다. 국민의힘도 결국 (김건희 특검을) 수용할 것이다. 안 그러면 국민의힘이 궤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입장에선 급할 게 없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국혁신당은 김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다 소환하려 할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스탠스가 중요하다. 거대 야당 입장에서 국회 개원과 동시에 특검부터 시작하기에는 부담이 있다. 민주당이 한동안은 ‘민생 챙기겠다’면서 특검 등은 조국혁신당에 미뤄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종근 평론가도 “이 대표와 조 대표의 시간표는 다르다. 이 대표는 지금 자신이 칼을 다 뽑는 것보다는 칼이 있다고 협박하며 따내는 게 훨씬 많을 것이다. 조 대표는 그렇지 않다. 시간이 없다. 4월 11일 대법원이 조 대표의 항소심을 엄상필 대법관 주심으로 3부에 배당했다. 엄상필 대법관은 고법부장판사일 때 정경심 씨 판결을 한 사람이다. 조 대표는 대법원 선고가 나오기 전 본인이 할 수 있는 특검은 다 동원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평론가들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 특검에는 속도가 붙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미 민주당은 5월 2일 본회의를 열어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이 사안에는 이종섭 전 대사를 도피시키기 위해 호주 대사로 임명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윤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까지 걸려 있다. 김준일 에디터는 “한동훈 특검은 한동훈의 약한 고리,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의 약한 고리다. 결국 야권에서 대통령 탄핵 등을 하기 위해선 채 상병 특검에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 직권남용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율 교수는 “민주당은 일단 ‘채 상병 특검’과 ‘이종섭 특검’을 밀어붙일 것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대선을 준비해야 하고,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 채 상병 특검은 해병대 대원이니 보수도 흔들 수 있고, 이 전 대사도 공정의 문제이니 손해 볼 게 없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 특검도 언급됐다. 한 전 위원장 딸의 논문 대필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사안은 지난해 12월 경찰이 무혐의로 사건 수사를 종결해 특검의 명분이 다소 빈약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민하 평론가는 “‘한동훈 특검’은 사실 조국 대표가 사람을 겨냥한 것 아닌가. 한 전 위원장은 어쨌든 사퇴했는데, 이를 계속 붙들고 얘기하는 게 명분이 설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지지층이 요구하니까 지금은 강하게 얘기하는 것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했다. 이강윤 고문도 “한동훈 특검은 내부적으로 따져볼 점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무슨 쟁점이 있는지, 그게 위법 사항인지, 사실관계가 잘 파악됐는지 등에 대한 선행 작업이 우선”이라며 “‘김건희 건’과 ‘한동훈 건’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김준일 에디터는 “한동훈 특검은 조국혁신당의 트레이드마크다. 민주당에선 공식적으로 한동훈 특검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 결과적으로 (한동훈 특검은) 뒤로 밀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5. 차기 주자 이재명 성큼, 조국은 차차기?

 

이번 총선은 차기 대권구도의 재편을 낳았다. 이 대표의 입지가 더 공고해진 것은 물론, 일가(一家)의 범죄 행위로 국민의 지탄을 받던 조 대표가 이 대표를 추격하는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움했다. 반면 여권에서 압도적인 간판이었던 한 전 위원장의 위상은 추락했다. 다만 대선 국면까지 3년이 남은 만큼, 누가 대세론을 선도할지는 과단할 수 없다는 게 평론가들의 관측이었다.

이 대표는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국민들의 정치적 판결에선 완승했다. 하지만 사법적 판결은 다를 수 있다. 황태순 평론가는 “사법리스크는 본인이 관리하기 어렵다. 검찰이 앞으로 이 대표에 대해 추가적으로 수사할 것도 많다. 이 대표 입장에선 당 대표가 돼야 그나마 자신에 대한 수사를 조금이나마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나설 것이라는 얘기다. 장성철 소장도 “대표직을 쉽게 놓지는 않을 것이다. 선거에서 승리한 이 대표는 자신만의 지지층을 기반으로 전당대회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런 분위기도 조성될 것이다. 민주당에서 누가 나온들 이재명 강성 지지층이 납득하겠는가”라고 했다.

반면 박상병 평론가는 대선 준비를 위해 오히려 불출마할 것으로 봤다. 그는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서 조용히 대선을 준비할 것이다. 대신 법원에 충실히 다니며 사법리스크 해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진만 교수도 “이 정도로 압승하면 사법부도 이 대표의 거취를 의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사법리스크 때문에 이 대표가 또 전당대회에 나오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자신이 통제할 만한 지도부를 구성한 뒤 물러나지 않을까”라고 했다.

 

현실적으로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벗어날 가능성은 극히 적기 때문에 대선까지 재판을 지연하는 출구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박창환 교수는 “이 대표가 헌법재판소까지 가서 뒤집은 경력이 있기 때문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고 하지만 그럼에도 유죄를 받으면 대선은 어려워진다. 이 대표 본인이 사법부가 뭔가 풀어줄 수 있는 논리를 만들어낼 만한 최소한의 명분을 안겨줘야 할 것”이라고 했다. 김민하 평론가는 “사법부에서 정치적 판단을 하느냐 여부에 (이 대표의 운명이) 달렸다. 이 대표로서는 정치적 역학관계 등을 기대하는 바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있는 죄를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판결이 무한정 연기되는 걸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의 대선 출마 가능성도 언급됐다. 윤 대통령으로부터 소위 멸문지화를 당했다고 여기는 조 대표가 명예를 회복하는 길은 대선밖에 없다는 논리에서다. 신평 변호사는 “조 대표가 정계에 입문할 것이고, 대선에 나갈 것이라고 2년 전부터 이야기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처럼 말이다”라고 밝혔다. 이종훈 평론가도 “조 대표도 차기 대선에 관심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상급심의 선고만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선까지 의원직을 유지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이 있다. 이종근 평론가는 “2년형을 안 받을 수가 없다. 진영의 문제도, 사상의 문제도, 정당의 문제도 아니다. 부인이 주범이고 조 대표는 종범이라는 이유에서다. 똑같은 증인들과 똑같은 증언으로 공범인 사람이 재판에서 2년형을 안 받는 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확정판결을 받으면 피선거권이 5년간 제한된다. 결국 조 대표가 대선후보가 되려면 새 정권이 들어서 그를 사면해 주는 것밖에 없다”고 했다. 차재원 교수도 “대법원에서 파기환송이 안 되면 대선 국면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여권 차기 주자 한동훈? 검찰 출신은 힘들 것”

 

여권에서는 한 전 위원장의 존재감이 가장 컸다. 장성철 소장은 “한 전 위원장 외에 마땅히 대권 후보도, 대안도 안 보인다. 다만 총선 당일인 4월 10일과 4월 11일의 한 전 위원장 위상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하 평론가도 “현 시점에서 한 전 위원장이 여권 내 가장 유력한 대권 주자인지는 모르겠지만 여전히 대권 주자인 것은 맞다”고 했다. 조진만 교수는 “기본적으로 이번 총선은 국민의힘에 어려운 선거였다. 용산발 실수가 잦았다. 당이 붕 뜬 상태로 선거를 치렀다”고 했다.

하지만 이종훈 평론가는 “한 전 위원장은 이미 역량이 안 되는 것으로 결론 났다. 중도 표를 끌어오는데 실패했다. 총선 패배뿐만 아니라 ‘한동훈 효과’도 찻잔 속 태풍으로 마무리됐다”고 지적했다. 정계 은퇴 수순을 밟아야 한다는 분석이다.

한 전 위원장의 사퇴로 기존의 여권 잠룡들이 다시 부각될 거라고 보는 시각도 존재했다. 황태순 평론가는 “한 전 위원장의 운명은 말 그대로 ‘집으로 가는 것’ 아닐까. 여권의 대권 라인업은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나경원 의원 등으로 재정비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박상병 평론가는 “향후 당권은 물론 대선 주자는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승민 전 의원 3자 싸움이다. 검찰 출신 대선 주자는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거라고 본다.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이후 운명은 말 그대로 ‘쉬는 것’”이라고 했다.

※ 월간중앙 자문에 응한 정치전문가 16명(가나다순) - 학계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인성교양부 특임교수연구소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고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평론가 김민하 정치평론가, 김준일 뉴스톱수석에디터, 박상병 정치평론가, 신평 변호사, 이종근 정치평론가, 이종훈 정치평론가, 최요한 정치평론가, 황태순 정치평론가, 홍준일 정치평론가

- 안덕관, 김태욱 월간중앙 기자 ahn.deokkwan@joongang.co.kr / 녹취 정리 김도원 월간중앙 인턴기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