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보수 움직임 촉각
여론조사 소극응답층 존재
투표에 참여할지는 미지수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일주일 앞두고 국민의힘에서는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보수’의 존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 강한 정권심판론에 밀려 여론조사에는 응하지 않지만 투표장에 나가서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적지 않다는 취지다. 전문가들은 3일 이 같은 샤이보수의 실체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 나설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서울 도봉갑에 출마한 김재섭 국민의힘 후보는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더라도 투표장에 나가는 분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며 “그간 정부·여당에 악재가 많아 뒤로 물러서 있을 뿐, ‘이번에 투표도 포기하련다’는 분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기존 보수 표심의 5∼10%는 숨어있다고 봐야 한다”며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이들이 투표장에 나설 경우 상당수 경합 지역에서 우리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갤럽의 지난 2월 넷째 주 조사에서 보수 응답자의 비율은 34.1%였지만 한 달 뒤인 3월 넷째 주 조사에서는 31.7%로 줄었다. 1월 마지막 주 조사에서 보수 응답자의 비율은 34.4%인 걸 감안하면 총선이 다가올수록 보수 응답 비율이 다소 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샤이보수의 존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이들이 실제 판세에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잘 참여하지 않는다”며 “이들이 국민의힘이나 윤석열 대통령이 이뻐서 투표장에 나가는 게 아니라 ‘종북심판론’ 등 더불어민주당에 권력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투표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영 휴먼앤데이터 소장은 “이번 총선에서는 정권심판론이 워낙 거세 샤이보수의 영향력이 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준일 정치평론가는 “지금 상황에 대해 짜증 내는 샤이보수는 있다”면서도 “이들이 진짜 화가 나서 투표장까지 안 갈 수도 있고, 그래도 보수를 살려야 한다고 투표장에 갈 수도 있지만, 이번 주 여론조사에서도 대통령 국정 부정평가가 60%를 넘어서면 실제로 투표장에 안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미국에서도 ‘샤이 트럼프’는 없었다”며 “보수 진영에서 지지율이 워낙 안 나오니 샤이보수를 내세워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민의힘 지지율과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 추이를 분석해 보면 샤이보수가 아니라 보수 진영의 지지율 자체가 하락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병기·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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