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한국정치 이단아 김부겸 VS 유승민 '동병상련'

세널리 2016. 6. 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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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같지 않은 劉 진보같지 않은 金
- ‘진영-이념’ 갈아탄 두 인사 정치적 운명








유승민 의원은 지난 4.13총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대구 동구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여 득표율 75.74%로 전국 최다 득표율 2위로 당선되었다. 유승민 의원은 현재 4선 국회의원으로 한나라당 최고위원,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 굵직한 자리를 역임했다.

유 의원은 17대 국회의원 시절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발탁되었고, 2007년 대선후보 경선에서도 박근혜 후보를 도왔다. 따라서 유승민 의원은 흔히 말하는 원조친박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달라졌다.

유 의원은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되고 “박 대통령에게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되겠다”며 애정을 과시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그는 2015년 2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습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을 정면 공격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반대했던 국회법 개정안까지 통과시켰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은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고 그 유명한 ‘배신의 정치’ 발언이 나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사퇴했고 20대 총선에선 새누리당 공천도 받지 못했다.

유 의원은 20대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의 옥새 파동 공천의 정점에 있었다. 지금은 그의 복당 문제가 새누리당의 화약고가 되어있다. 하지만 유 의원의 주가는 조금씩 오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총선 직후 4월 18일 대선후보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승민 의원은 16.7%로 1위에 올라섰다. 그 뒤를 오세훈 전 서울시장(13.2%),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10.1%)가 뒤따랐다.

또한 지난 5월 16일 머니투데이 <더300>이 20대 국회의원 당선인들에게 차세대 리더로 여야 2명씩 뽑아달라는 설문조사에서도 역시 유승민 의원이 여권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남경필, 원희룡 도지사가 뒤따랐다. 그 만큼 유승민 의원에 대한 평가는 정치권은 물론이고 국민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혁명’과 ‘공화혁명’ 사이


유 의원은 5월 31일 한 대학 강연을 시작으로 정치를 재개했다. 2시간 가량 진행된 강연으로 지금의 유승민 의원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다. 우선 유승민 의원은 복당 문제와 관련해 “새누리당 복당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고, 당이 어떤 결정을 하든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복당에 대한 원칙을 분명히 했다.

그의 강연을 보면 첫 번째 목표는 새누리당에 복당해서 자신의 둥지를 완전히 새롭게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더 이상 ‘수구보수’로는 새누리당, 보수의 미래가 없다고 평가했다. 그래서 유승민 의원은 이제 ‘보수혁명’을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두 번째 목표는 대한민국 경제위기에 대한 보수의 새로운 처방이다. 그의 처방은 지금까지 보아왔던 보수의 처방 중에서 가장 파격적이다. 아니 차라리 진보에 가깝다. 그 중에 하나를 살펴보면 유승민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수구 보수의 논리가 성장이 불평등을 치유한다고 우기고, 재벌 대기업을 살려야 한국 경제가 사는 것처럼 얘기한다”며, 재벌 대기업이 “겉으로는 시장논리와 경쟁을 칭송하면서 속으로는 기득권 강화와 유지를 위해 법과 제도를 반경쟁적, 반시장적으로 만들려고 힘쓰는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유승민 의원은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는 언급 이후 또 한 번의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기존 박근혜 정부나 새누리당과는 너무 다른 주장이다.

세 번째 목표는 보수혁명을 위한 공화주의의 선택이다. 그는 헌법 1조 1항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며 “우리는 민주주의는 많이 해왔는데 공화주의는 그렇지 못하다”며 공화주의에 대한 철학과 실천을 강조했다. 그는 공화주의에 대해 “공공선을 담보하는 법의 지배 안에서 시민들이 다른 시민들에게 예속되지 않고 자유를 누리며 시민적 덕성을 실천하는 정치질서”라고 정의했다.

또한 유 의원은 “투표에서 이기면 멋대로 다 하는 민주주의를 벗어나 공화주의로 가야 한다”며 시민적 덕성도 강조했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20대, 30대의 투표율 증가를 설명하면서 원인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하지만 희망의 사다리가 무너지고 절망에 대한 분노의 표출인 것은 분명하다. 그 분노가 정치로 분출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의 강연은 이제 과거의 낡은 보수와의 단절을 선언한 것이다. 보수 혁명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지 못하는 보수의 미래는 없다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보수혁명의 내용은 너무나 파격적이어서 진보 진영조차 놀랄 만한 주장들이 곳곳에 놓여있다. 유승민 의원이 보수혁명에 성공한다면 진보 진영에게 가장 위협적인 인물이라는 평가가 있는데 여기에도 나타나고 있다.

새누리당의 입장에서 특히 낡은 보수의 입장에선 유 의원이 자신의 전통과 역사를 깨는 이단아가 될 것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 현재 권력 입장에선 눈엣가시같은 존재다. 하지만 새누리당과 보수의 변화와 혁신을 갈망하는 입장에선 유승민 의원이 미래를 여는 메시아와 같다. 결국 새누리당과 보수는 지금 혼돈의 시기에 놓여 있다. ‘유승민의 보수혁명’에 대해 새누리당과 지지층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복당 문제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金, 당권주자 1위, 차세대 리더 1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지난 총선과 대구시장 선거를 포함해 20대 총선이 세 번째 도전이었다. 총선 득표수는 8만 4천 911표, 득표율은 62.3%로 득표수는 더민주에서 1위이고 1,2위 간 격차도 최고로 벌렸다. 총선 이후 각종 여론조사는 김 의원의 변화된 위상은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4월 18일 차기 당대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에서 김부겸 의원이 30.6%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를 김종인 대표(12.8%), 박영선 의원(8.5%), 추미애 의원(5.2%)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야권 대선후보 여론조사도 문재인 전 대표가 28.9%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대표가 23.0%, 김부겸 의원은 12.3%로 3위에 올라섰다. 그 뒤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7.1%,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3.4%로 그 뒤를 따랐다. 또한 머니투데이 <더300>의 당선자들에 대한 차세대 리더 설문조사에서 유승민 의원이 여권 1위라면 야권은 김부겸의원이 1위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창당되면서 한나라당에서 넘어왔다. 열린우리당 이후 그는 주류 세력에 밀리면서 비주류라는 한계점을 항상 안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대구라는 불모지에 도전하며 새로운 정치적 계기를 만들었다. 김 의원은 대구에서 승리한 후 극도로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대권이나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본인 스스로 ‘대구 초선’이란 표현까지 사용하며 자세를 낮추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인 (사)아시아포럼21 릴레이 정책토론회에선 “한국 정치판을 바꾸고 싶다”는 강한 정치적 포부도 밝혔다.

유 의원이 보수같지 않은 보수라면 김 의원은 진보같지 않은 진보라 할 수 있다. 김 의원의 당선소감문을 보면 그의 정치는 상생, 공존, 여야협력이다. 그리고 어김없이 야권의 변화와 재구성을 지적한다. 유승민식으로 표현하면 진보 혹은 야권 혁명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야권이 강경파에 이끌려 대안 없이 강경한 입장과 투쟁만을 했다고 비판한다. 또한 국회의원은 대화와 타협 그리고 민주적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이 내려져야 하는데 그동안 강경파와 특정 계파가 지배했다고 비판한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이와 같은 낡은 정치와 단호하게 싸우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대구시장 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웃고 있는 사진을 현수막으로 내걸며 여야 협력정치를 강조했다. 또한 박정희컨벤션센터를 공약해서 민주화세력과 산업화세력의 화해를 강조했다. 그는 진보의 비전이나 노선 그리고 투쟁보다는 진보와 보수의 공존에 더 관심을 갖는다. 특히 지역주의나 진영논리, 이념투쟁에 벗어나 상생과 공존의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집권여당 두려운 상대 김부겸”


결론적으로 보수논객 전원책 변호사는 “새누리당에서 더 두려운 상대는 김부겸”이라며 그를 높이 평가했다. 다시 말해 유승민 의원이 보수를 넘어 진보의 지지층으로 확장할 수 있는 야권에 가장 무서운 후보라면 김부겸 의원은 진보를 넘어 보수의 지지층까지 확장력을 가질 수 있는 여권에 가장 두려운 후보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다수의 정치평론가들은 이들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면 상대에게 가장 위력적인 후보이지만, 이들이 당내 경선을 통과하기는 어렵다는 게 한계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홍준일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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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서울 및 서울21 편집위원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더불어민주당 전략기획부본부장

경희대학교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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