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의 의미와 과제
o 첫 번째 의미, 정당지지도 10%대의 위기 상황을 탈출해야 한다.
- 새정치연합은 7.30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10%대의 정당지지도에 머물러 있다. 창당 후 3개월 만에 안철수-김한길 대표가 물러났다. 지도부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박영선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합의 추대했지만 또 다시 무너졌고, 문희상 비대위가 들어섰다. 벼랑 끝에 서 있다.
- 2012년 대선 패배 이후 당내외로부터 비판은 도를 넘었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죽는다는 소리가 내부로부터도 나온다. 당의 혁명적 변화와 쇄신을 말하지만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고, 당의 해산, 분당, 신당 창당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범람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은 2015년 전당대회를 결정했다.
- 누가 뭐라 해도 차기 전당대회의 첫 번째 의미는 정당지지도 10%대의 위태롭고 무기력한 상황을 돌파하는 것이다. 만약 전당대회를 치르고도 이 상황을 탈출하지 못하면 당의 존립마저 위협받을 것이다.
o 두 번째 의미, 당의 혁명적 변화와 쇄신에 성공해야 한다.
- 문희상 비대위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전당대회의 성공이며, 그 성공은 당의 혁명적 변화와 쇄신이다. 정당의 전당대회는 보통 두 가지가 핵심이다. 하나는 당을 이끌어 갈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비전과 노선에 대한 결정이다. 사실 이 두 과정 속에 당의 변화와 혁신을 담게 된다. 그런데 문희상 비대위는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 왜냐하면 문희상 비대위의 구성원 대부분이 출마예정자(문재인, 박지원, 정세균)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기를 뛸 선수들이 경기의 내용과 룰에 관여하게 되니 당연히 불공정 문제가 불거진다. 하루 속히 여기서 빠져 나와야 한다. 출마예정자는 비대위에서 사퇴해야 한다. 그리고 비대위는 당 혁신과 변화라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 많은 변화와 혁신의 과제가 놓여있다. 예를 들어, 네트워크정당 혹은 인터넷정당, 당원중심정당, 모바일투표, 지역위원장 선출 방안, 공직(총선)후보 선출 방안 등 당의 진로를 둘러싼 민감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반성과 성찰 없이, 논란이 두려워 과거의 관성대로 흘러간다면 전당대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비대위가 보다 적극적으로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전당대회에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출마자도 그것에 대한 의견을 공약으로 제출하고 선택받을 수 있다. 그래야 당선 후에도 강력하게 실천할 수 있는 것이다.
o 세 번째 의미, 2016년 총선을 지휘할 위력적인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
- 내년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지도부는 총선 후보를 공천하고 선거를 지휘하는 막중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따라서, 새롭게 선출된 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총선 승리이며, 모두가 총선 승리의 복안과 그 적임자 경쟁을 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출마자는 2016년 4월 총선의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차기 총선을 향한 당의 비전과 노선, 정책은 무엇이며, 총선 후보는 어떠한 방향과 원칙으로 선출할 것인지 밝혀야 한다.
- 항상 선거에 임박해서 순간순간 바뀌는 선출방식, 지도부와 계파 간의 정략적 합의로 공천하는 방식은 곤란하다. 따라서, 무엇보다 먼저, 출마자 모두는 총선 후보를 어떠한 방향과 원칙에 입각해 뽑을 것인지 제안해야 한다. 적어도 이번에는 누구나 합의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천명하고, 그 방향과 원칙을 정해야 한다. 따라서, 모든 후보자는 이에 대한 공약을 적극적으로 천명하고, 당원 역시 후보자들에게 보다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해야 한다. 이 결정이 2016년 총선 승리의 시작이다.
2.세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
o 불행하게도 3가지 장벽이 놓여있다.
- 새정치연합은 내년 전당대회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 있지만, 불행하게도 3가지 장벽이 놓여있다. 보통 정당은 총선과 대선을 주기로 순환하며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맞는다. 그래서, 그 위기를 잘 극복하면 성공의 기회를 가지게 되고,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면 실패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금 새정치연합은 그 위기의 장벽 앞에 서 있다.
- 현재 새정치연합을 가로막고 있는 3가지 장벽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친노-비노 구도로 발생하는 당의 분열이다. 둘째는 당권과 대권에 대한 독점으로 발생하는 갈등이다. 셋째는 지도자와 리더십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아래에서 하나하나 살펴본다.
o 친노-비노 구도로 발생하는 당의 분열이다.
- 새정치연합 스스로 친노-비노 구도라는 그물에 갇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차기 전당대회를 둘러싸고 나오는 모든 논의가 친노-비노 구도로 왜곡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친노-비노 대립은 당을 분열과 선거필패로 폭주하게 한다.
- 해결방안은 없는가? 간단하다. 이번 전당대회는 친노-비노 구도를 깨는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분열 구도의 전당대회가 아니라 2016년 총선을 승리하기 위한 통합과 덧셈의 전당대회가 되어야 한다. 이것을 가로막는 그 무엇도 지금은 걷어내야 한다. 그래야 총선을 승리하고 정권교체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 차기 지도부는 누가 보더라도 친노-비노 구도로부터 자유로운 지도부를 뽑아야 한다. 또한 그 지도부는 어떠한 계파의 영향도 받지 않을 뿐더러, 더 나아가 당내 모든 계파를 해산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 새정치연합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통합이다.
o 당권과 대권에 대한 독점으로 발생하는 갈등이다.
- 언제나 권력은 독점하면 갈등을 낳는다. 민주주의가 발전할수록 권력은 독점되는 것이 아니라 분권되었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의 차기 전당대회는 특별히 논의하지 않았지만 당권과 대권을 독점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것은 바로 대선 1년 전 사퇴 규정 때문이다. 차기 전대가 2015년 1월이면 당대표의 임기는 2017년 1월까지가 임기다. 그리고 차기 대선은 2017년 12월이니 대선후보가 되고자하는 당 대표는 2016년 12월까지 사퇴하면 된다. 사실상 이번 총선과 대선의 타임 스케줄로는 당권과 대권을 모두 쥘 수 있다.
- 따라서, 자연스럽게 대권주자들로 하여금 당권에 도전하도록 유혹하고 있다. 왜냐하면, 2016년 총선을 지휘하여 승리하면 자연스럽게 대권을 쥘 수 있다는 계산이다. 결론적으로 차기 전당대회에서 승자가 독식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놓은 것이다. 이러한 승자독식 구조는 친노-비노 구도를 더 악화시키고, 당권과 대권을 독점한 세력과 소외된 세력 간의 갈등을 격화시켜 당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이와 같은 권력 갈등을 막기 위해 김대중 대통령 이후 새정치연합과 그 전신은 모두 당권과 대권을 분리해 온 것이다.
- 그러므로, 새정치연합은 그동안 당권-대권 분리 정신을 상기하고, 권력의 독점으로 생길 수 있는 폐해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 차기 전당대회 승자가 친노-비노 갈등 구조를 깨고, 아무리 탕평책을 쓴다고 해도, 독점된 권력은 반드시 남용을 낳고 그 갈등은 예측할 수 없는 분열의 씨앗이 될 것이다. 따라서, 차기 전당대회에서 대권후보자의 출마는 제한되어야 한다. 당이 아무리 비상 상황이어도,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독점적 구조를 지속하면 결과는 분열과 갈등이다.
- 좀 더 구체적으로 부연하면, 현재의 상황은 독점을 방조하고 있다. 지도부 출마예정자가 문희상 비대위에 참여하여 자신에게 유리한 경기 룰과 내용을 결정하고, 이를 통해 당 지도부에 선출된 후 차기 총선 공천과 선거에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고, 이로부터 대선 1년 직전까지 당을 장악하다 사퇴 후 대선후보 경선에 뛰어 드는 과정은 독점을 방조하는 무책임한 구조이다. 만약 이와 같은 독점적 구조가 계속된다면 새정치연합은 필연적으로 당의 존립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다.
o 새로운 지도자와 리더십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 모름지기 당은 인재의 산실이고, 지도자의 인큐베이팅 공간이어야 한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그 반대의 상황이다. 새정치연합과 그 전신의 당을 보면 지도자의 무덤이다. 당 대표의 평균 임기가 4개월을 넘지 못했다. 창당 3개월 만에 안철수-김한길 대표는 물러났고, 한 때 대권경쟁 1위였던 안철수 의원은 정치 입문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모두의 합의로 추대되었던 박영선 원내대표는 한 달여 만에 비대위원장은 물론이고 원내대표까지 내려놓는 상황을 맞았다.
- 여론조사 기관의 대선후보 지지도를 살펴보면 새정치연합은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가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으며, 김부겸, 안희정, 정동영, 정세균 등이 새정치연합의 지도자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데 당 내부는 끊임없이 자신의 지도자를 흔들고 깎아내린다. 서로 지지하는 지도자가 다르다 하더라도 결국 당의 훌륭한 자산이며, 누구나 언제든지 당의 후보로 호출될 수 있다. 지도자 한명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긴 시간과 역사가 소요된다. 따라서 당의 지도자는 보다 철저하게 보호되고 관리되어야 한다.
- 내년 전당대회는 차기 대선까지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 그 중간에는 총선이 있어 승패에 따라 그 책임을 져야하는 막중한 자리다. 그런데, 지금 새정치연합의 모습을 보면 당의 지도자 누구를 막론하고 한꺼번에 징발해서 무한경쟁 구도에 밀어넣고 있다. 살기 아니면 죽기 식의 싸움을 만들고 있다. 당의 입장에서 보면 차기 전당대회는 새로운 지도자와 리더십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자와 리더십을 키우는 전략이나 판단은 하나도 없고, 오로지 서로에게 큰 상처만 줄 수 있는 백해무익한 전쟁터를 만들고 있다. 또 하나의 무덤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 내년 전대는 새정치연합의 새로운 지도자군과 리더십을 만들어 확장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따라서,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 등의 유력한 대선후보군은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 유력 대선후보군은 전당대회 출마보다는 국민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 자신의 독립적 활동이 더 중요하다. 사실 이들의 움직임은 이미 하나의 당과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당대회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
- 2002년 노무현대통령이 국민경선을 치루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강한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대선후보 경선 과정이 새로운 지도자와 리더십을 확장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한화갑, 이인제, 김근태, 정동영, 김중권, 유종근 등 다양한 지도자군이 함께 경쟁하여 시너지를 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따라서, 새정치연합의 입장에선 차기 전당대회에서 또 다른 제2의 박원순, 문재인, 안철수를 만들어서 지도자와 리더십을 확장해야 한다.
3.결론-세가지 장벽을 넘어야 한다.
o 세 가지 장벽을 넘지 못하는 최악의 시나리오
- 이제 국감이 종료되면 새정치연합은 전당대회 국면으로 급격히 전환된다. 국회의원은 차기 총선이 2년 앞으로 다가 왔으니 재선을 위한 지역구 활동에 총력을 쏟는다. 대선후보군 역시 대선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게다가 총선 2년전, 대선 3년전인 중요한 변곡점, 바야흐로 여의도에 또다시 정치의 계절이 도래하는 것이다.
- 세가지 장벽을 넘지 못하면 새정치연합에게 어떠한 상황이 오게 되는가?우선, 왜곡된 친노-비노 구도로 격화되고 당은 분열적 상황으로 나아간다.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면 당권과 대권을 독점할 수 있으니 모두가 당을 장악하기 위해 무한경쟁과 승자독식의 권력 싸움으로 몰입한다. 새로운 지도자와 리더십이 확장되지 못하니 당은 낡은 생각과 조직에 정체되고 혁신과 변화는 실패한다. 참담한 상황이고 파국이다. 결론적으로 새정치연합은 해체, 분당, 신당창당의 회오리에 빠져 들고 말 것이다.
o 새정치연합, 세 가지 장벽을 넘어야 산다.
- 친노-비노 구도를 반드시 깨야 한다. 그래야 차기 총선과 대선에 희망이 있다. 친노-비노 그물을 끊고 통합으로 나아가야 한다. 분열은 쉽지만 증오가 따르고, 통합은 힘들지만 영광이 따른다. 이번이 통합할 마직막 기회다.
- 당권과 대권은 분리되어야 한다. 권력은 더 많이 나누고, 궁극적으론 국민과 당원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차기 지도부의 총선 공천권 역시 반드시 제한되어야 한다. 권력 독점은 반드시 남용되고, 남용은 저항을 맞게 된다.
- 새로운 지도자와 리더십을 확장해야 한다. 몇몇 되지 않은 당의 인적 자산에 대한 전략이 있어야 한다. 있는 지도자는 상처내고, 새로운 지도자는 만들지 못하는 악순환은 멈추어야 한다. 이것이 혁신과 변화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