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기관별 찬반 25%P差
편향 문항·방식 등 문제점
“여론조사 아닌 여론조작”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을 계기로 인터넷 댓글뿐 아니라 각 기관의 여론조사도 연일 난타당하고 있다. 이번 사건을 특별검사 수사에 맡기는 방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기관별로 천차만별로 나오자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는 “특검 수사 대상에 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작 의혹도 넣어야 한다”는 다소 과격한 주장까지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25일 “일부 여론조사는 ‘여론조작’이라 불러도 무방할 만큼 민심을 왜곡하고 있다”며 “여론을 왜곡할 수 있는 문항 설계를 피하고, 조사 표본을 정확하게 추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특검 수사를 물은 최근 여론조사 결과는 들쭉날쭉했다. 조사 기관에 따라 특검 찬성 여론이 약 25%포인트까지 차이가 났다. 조사기관의 문항 설계, 조사 시점, 조사 방식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동일 현안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차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그러자 특검 여부를 놓고 연일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정치권에서는 즉각 반발이 터져 나왔다. 김철근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24일 특검 도입에 반대하는 여론이 찬성하는 여론보다 많았다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어느 국민이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믿겠느냐”고 했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도 “부실한 여론조사 회사는 여론조작의 공범”이라며 “특검 수사 대상에 넣어 같이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일부 여론조사 업체가 집권당 띄우기식 엉터리 조사를 하고 있다”며 규탄한 바 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본인의 구미에 맞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를 배척하고 있다”면서도 “일부 여론조사 기관이 스스로 신뢰도 논란을 자초한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많은 여론조사에서 어떤 이유로 찬성하는지, 어떤 이유로 반대하는지를 조건으로 달아 질문하고 있다”며 “찬반이라는 속성과 그 이유는 전혀 다른데 이걸 섞어서 질문하는 행태는 여론조작의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한 여론조사 업체는 특검 찬반 여론을 조사하는 데 ‘정치적 영향력과 외압으로부터 독립하여 객관적으로 공정하게 조사하기 위해 특검을 실시하는 것에 찬성하십니까? 반대하십니까?’라는 질문을 사용했다. 특검에 우호적인 서술을 먼저 하고 질문한 경우다. 홍준일 전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장도 “조사 질문 앞에 어떤 이유를 다는 질문 문항은 무조건 바이어스가 들어간 것으로,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문항 설계는 물론 질문 순서, 조사 시점과 시간대, 조사 방법 등 비표집오차에서 오는 왜곡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은지·박효목 기자 eu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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