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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이번에도 깰 수 없는 ‘유리천장’인가?

세널리 2020. 11. 9.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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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천장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라는 의미로 사용한다.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었음에도 조직 내에 관행과 문화처럼 굳어진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고위직으로의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원래는 여성들의 고위직 진입을 가로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애라는 의미로 사용하다가 여성뿐 아니라 흑인이나 소수민족 출신자처럼 인종차별적 상황에까지 확대하여 사용하고 있다.

1946년에서 2018년까지 62년 동안 역대 서울시장을 보면 단 한번도 여성시장이 없었다. 관선시장은 물론이고 1995년 6월 민선시장 시대에 와서도 단 한명의 여성시장이 배출되지 않고 있다. 한편, 한국사회에서 유리천장은 정치권 뿐이 아니라 전 사회에 걸쳐져 있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국내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 수는 286명으로 지난해보다 42명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임원수의 4.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5년 민선시장 체제에서 유력정당을 살펴보면 현재의 여권은 3명의 여성후보를 야권은 1명의 후보를 공천했다. 2006년 열린우리당이 강금실후보를 공천했으나, 한나라당 오세훈후보에게 3배 가까운 득표율 차이를 보이며 낙선했다. 2010년 민주당은 한명숙후보를 공천했지만 역시 한나라당 오세훈후보에게 0.6%의 근소한 차이로 낙선했다. 2011년은 민주당이 박영선후보를 공천했으나, 안철수의 지지를 받으며 등장한 박원순 무소속후보와 야권단일후보를 성공시키며 완주하지 못했다. 당시 한나라당이 나경원후보를 공천해 최초 여성 서울시장후보 간 대결이 성사 될 뻔 했다. 결과는 무소속 박원순 후보가 승리했다. 결론적으로 민선체제에 들어서 서울시장에 대한 여성의 도전은 여권에선 3번, 야권에선 1번 총 4번의 도전이 있었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는 여러 가지 우여곡절 속에 치루는 선거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초반에는 여야 모두 여성후보를 공천하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하지만 차기 대선을 앞둔 과열 경쟁이 불붙으며 지금은 대선후보급 인사들이 후보로 거론되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어쩌면 서울시장을 뽑는 것이 아니라 여야의 대선 전초전으로 시민의 삶보다는 양당의 권력투쟁의 부산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의 정치적 진출과 성공은 세계적 추세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도 이제 여성 서울시장을 한번 상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공식 탈퇴를 선언하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실수”라고 비판하며 맞섰다. 

차기 일본 총리까지 넘보고 있는 고이케 유리코 도쿄지사, 백악관이 정면으로 보이는 도로의 이름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광장’으로 바꿔 트럼프 대통령에게 맞선 뮤리얼 바우저 워싱턴DC시장 등 변화의 중심에 여성 정치인들이 있다. 결론적으로 202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가 대선 전초전으로 여야의 정치적 전쟁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천만 시민의 삶을 챙기는 여성 리더십이 구현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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