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돌와왔다. 작년 12월 20일 안철수는 4월 7일에 있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전격 출마선언을 했다. 그 직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서울시장 보궐선거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그가 만들었던 비운의 스토리가 자신의 발목을 잡는 형세다. 그는 항상 초반엔 집중 조명을 받다가 종국에는 번번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했다. 최초 정치권에 진입해 서울시장이 그랬고, 2번의 대선도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번에는 진보진영에서 이번에는 보수진영에서 도전하고 있다.
그런데 그 비운의 그림자가 걷히지 않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여야 양자구도에서 안철수가 야권단일후보가 되면 승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3자 구도에선 민주당의 박영선장관과 예측할 수 없는 승부를 펼칠 것으로 전망하고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야권단일후보는 현실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여론조사가 과학적이기 위해선 현실을 정확히 반영해야 하는데, 있지도 않은 야권단일후보라는 가상후보를 만들어 조사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매우 떨어진다. 또한, 야권단일후보도 어떠한 야권단일후보가 만들어지는가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있다. 즉, 단일화 과정에 따라 그 효과가 어떤 경우에는 삭감되는 경우도 허다하며, 더 위험한 것은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그 후과도 감당하기 어렵다. 또 다시 비운의 스토리인가?
현재까지 안철수의 최상의 카드는 딱 하나의 경로로 볼 수 있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예선을 치루고, 거기서 선출된 후보와 자신이 단일화 경선을 통해 안철수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되는 것이다. 가장 최사의 단일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의 희망사항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당원이 아니라 100% 시민경선을 할테니 안철수가 입당한 후 다른 후보들과 경쟁하여 승리한 후보가 야권단일후보가 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본질적으로 야권단일후보가 아니라 사실상 국민의힘 후보가 되는 것이다. 안철수의 입장에선 별로 달갑지 않을뿐더러 단일화 효과도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원하는 것이다.
최근 김종인과의 전격 만남이 있었지만 성과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오세훈은 안철수 입당의 경우 불출마 조건부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를 압박한 것이다. 나경원은 벌써 안철수의 단일화 거부를 공개적으로 걱정했다. 결론적으로 이 야권 단일화 프로세스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많다. 여론조사처럼 만약 야권단일후보로 안철수가 나온다면 하고 묻는 것은 쉽다. 그러나 현실은 녹녹치 않다.
더욱이 안철수의 입장에서 가장 최악의 경우는 위 두가지 경우에도 모든 경선에서 패배하는 것이다. 그러면 본선에도 나갈 수도 없으며 사실상 정치생명이 절단나는 위기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정치입문 후 최대 위기로 보인다. 안철수 이번에는 이 비운의 그림자를 걷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