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의 도도한 흐름은 어느 한 순간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보면서 다시금 느낀다. 사실 초반에는 민주당의 박영선후보가 모든 후보와의 경쟁에서 앞서며 선거 분위기를 압도했다. 다만 야권이 단일화할 경우에만 팽팽한 접전이 예상되었다. 그런데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를 보면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후보가 박영선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어떻게 일어났는가?”우선 오세훈은 크게 두 번의 반전을 만들었다. 우선 당내 경선에서 나경원에게 역전극을 만들어 낸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나경원후보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그 예상을 뒤엎고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때만 해도 그가 야권의 단일후보가 될 것으로 예상했던 사람도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후보가 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반전은 계속된다. 오세훈은 단일화 경선 초반까지도 안철수에게 미세하게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제1야당의 저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특히, 김종인위원장은 오세훈을 굳건히 지켰고, 안철수후보에게 공격도 서슴치 않았다. 결과는 오세훈의 대역전이었다. 그후 박영선과의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앞서고 있다. 단일화 이전에 나왔던 박영선과의 양자대결은 초박빙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 예상을 뛰어넘어 압도하고 있다.
박영선후보는 사실 선거 초반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그 리드는 잠시였고 단일화가 성사되며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초기 박영선후보는 새로운 비전과 정책으로 서울시장 전체 선거를 리드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당내 경선에서 우상호후보가 주요 비전과 정책에 대한 공격을 쏟아냈고, 21분도시나 수직정원 등에 상처를 냈다. 또한 민주당스럽지 못하다는 공격은 지지자들로 하여금 충성도와 결속력을 저해하는 요소가 되었다. 결국 당내 경선은 누구나 예상했듯이 박영선후보가 되었다. 하지만 그 어떠한 시너지도 경선 효과도 없이 상처와 시간만 허비했다는 평가가 있다. 또한 조정훈, 김진애후보와의 단일화도 주목받지 못했다. 다시 말해 오세훈과 비교하면 뉴스도 이벤트도, 세력의 확장도 없는 요식행위가 되고 말았다.
『이상의 내용을 보면 오세훈의 반전과 박영선의 고전은 당연한 귀결로 보인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점은 있다. 최근 각종 조사를 보면 단일화 국면을 넘어서며 오세훈과 박영선 후보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국정지지도, 정당지지도, 오세훈과 박영선 후보 간의 양자대결 모두 단일화 이전과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여권 지지층 중 20대와 30대에서 급격한 이탈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그럼 이것을 야권의 단일화 효과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그렇게 단순하게 해석하려니 변화가 심상치 않다. 앞서 말했듯이 민심은 하루 아침에 바뀌는 것이 아니다. 잔잔히 흐르는 강물처럼 눈에는 보이지 않다가 한 순간 쓰나미로 변화는 것이다. 지금 당장 눈 앞에 보이는 것이 진실이 아니다. 길게 돌아보고 깊게 반성해야 한다.
결국 오세훈후보가 지금의 반전을 잘 지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승리 할지, 아니면 박영선후보가 민심의 변화에 성찰하며 새로운 반전의 기회를 마련할지 4월 7일 그 승부의 결과가 궁금해진다.
기사 원문은 일요서울신문사(http://www.ilyoseoul.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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