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비전과 정책은 없고 오로지 후보를 쟁취하기 위한 진흙탕 싸움만이 난무하고 있다. 차마 입에 담기도 부끄럽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다 보니 각종 루머와 스캔들이 쏟아진다. 하지만 이번 여야의 대선 경선은 그 한계를 넘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이며, 그 중 최고가 대통령 선거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그 과정은 최소한 민주주의라는 범주 안에 있어야 한다. 그 틀을 넘어서면 그것은 국민을 기망하는 것이 때문이다.
우선 민주당 대선 경선은 경선 불복의 냄새가 난다. 당내 경선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 경선 결과가 이재명으로 기울자 후보 확정을 며칠 남기고 강경한 발언을 내뱉고 있다. 1등 후보를 향해 ‘구속될 수도 있다’, ‘수사해야 한다’, ‘후보가 되어도 지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등의 발언이 그것이다. 이와 같은 발언이 지지자의 글이나 댓글이 아니라 2등 후보와 그 캠프가 공식적으로 언급한다는 점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정당의 대선 경선도 대선으로 가는 민주적 절차이다. 그 과정에서 선출된 후보는 민주적 정당성을 부여 받는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이다.
사실 경선 불복은 그동안 다양하게 나타났다. 1997년 신한국당 경선에서 이인제가 탈당하여 출마하거나, 노무현과 정몽준 단일화 이후 정몽준이 지지를 철회하거나, 혹은 경선에 패배한 후보가 탈당하여 다른 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보였다. 정당의 당내 경선도 국민이 참여하는 민주적 절차 중에 하나이다. 따라서 이런 식의 경선불복은 국민을 기망하는 행위와 같다. 이번 민주당 경선은 과거 경선 불복보다 더 심각한 형태를 보인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국민의힘은 더 황당하며 민주주의 영역을 넘어섰다. 도대체 정당의 경선에서 비전과 정책이 아니라 ‘도사, 무속, 부적, 항문침’과 같은 비정치 영역 주제들이 도배되고 있다. 국민들 입장에선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지난 정부에선 최순실이란 비선 라인이 국정을 농단해 대통령이 탄핵되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그런데 야당의 유력 후보가 이와 같은 구설에 오르고, 그것이 논쟁이 된다는 것은 정치를 웃음거리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에 자유롭지 않다. 만약 이런 후보가 대통령 후보가 되고 당선된다면 ‘도사, 무속, 부적, 항문침’과 같은 비민주적 요소가 국정을 다시 농단할 수 있다. 국민도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깊은 우려가 든다.
2022년 대선이 딱 5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하루 속히 이 수렁에서 벗어나야 한다. 누가 먼저라도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 늘상 하는 말이지만 비전과 정책의 승부가 되어야 한다. 이미 정당의 후보로 등록되었다면 그것은 여야는 물론이고 국민 속에 존중되어야 한다. 이런 신뢰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정당의 존재 이유가 없다. 정당은 국민의 세금 즉 국고의 지원을 받아 운영되며, 나아가 국민의 후원을 받아 활동을 한다. 따라서 정당은 자신의 대선 후보를 만드는 과정부터 확고한 자격심사를 통해 불필요한 논쟁과 정쟁을 사전에 막아야 한다.
예를 들어 정당의 경선에 참여하는 자에 대해 사전에 철저한 자격심사를 통해 적어도 범죄를 비롯한 정당성 없는 후보는 걸러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결과 경선 과정이나 대선에서 비전과 정책보다는 온갖 스캔들과 정치적 공방만 넘쳐난다. 2022년 대선도 국민의 뜻과 무관하게 ‘경선 불복’이나 ‘무속’과 같은 수렁에 빠져 버렸다. 더 이상 이래선 안된다. 코로나19로 국민의 삶이 너무 팍팍하다. 철저한 방역과 일상회복 그리고 민생회복을 위해 여야 대선후보가 경쟁하는 모습을 보고싶다.
기사 원문은 일요서울신문사(http://www.ilyoseoul.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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