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내려 놓아라"
민주당이 길을 잃었다. 이제 내년 총선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당 내부는 이재명 대표를 둘러싸고 사분오열 되어있다. 혹자는 심리적 분당상태라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가 60%를 넘나들고 국민의힘이 죽을 쓰고 있어도 민주당은 국민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각종 악재와 함께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분열로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결국 민주당 위기론을 확산시키며 내년 총선도 패배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이미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이재명 사퇴론의 실체는 무엇일까?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대선 패배 이후 보여준 모습이며, 다른 하나는 그 이후 당 운영에 대한 평가이다.
첫째는 2022년 대선에서 석패했지만 그 정치적 책임을 지고 2선 후퇴해야 한다는 주장이 오래전 묵살되었다.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 이재명은 이 주장을 신중하게 검토했어야 했다. 하지만 이재명은 곧바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마했고, 서울시장에 출마한 송영길과 지방선거를 지휘했다. 지방선거는 패배했고 이재명은 국회의원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곧장 당 대표 선거에 나서 압도적 득표로 당선되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민주당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이재명 대표의 지금 성적표는 생각보다 초라하다.
둘째는 이재명 대표를 둘러싸고 있는 사법적 문제와 당 운영과 관련해서 과거 이재명다운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이다. 그 이유가 윤석열 정권의 검찰수사와 탄압이든, 당내 각종 악재이든, 대표로서 그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객관적 사실이다. 몇 몇 소수가 당 대표를 흔들고 있어도, 선출된 권력과 실력으로 뚫고 나갔어야 했다. 하지만 결과는 자중지란이다. 이제 국민과 지지자도 한계수위에 도달했다. 결국 이재명 사퇴론이 민주당 위기론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 그리고 민주당의 해법은 무엇일까?
혹자는 혁신위와 비대위를 말한다. 최근 혁신위원장 인선에서도 보았듯이 급하거나 쫓기면 실수를 범하기 쉽다. 혁신위든 비대위든 가장 우선은 당내 동의과정이며 단합된 구심력을 형성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 그렇다면 무엇으로 구심력을 만들 수 있을까?
결론은 내려 놓는 것이다. 자신을 희생하지 않고 상대에게 무엇을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명분을 가질 수 없다. 다시 말해 이재명 사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부터 먼저 내려 놓는 것이다. 그것이 가장 절실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실 민주당 구성원 중 지난 대선 패배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하나도 없다. 따라서 언론을 향해 백번 말하는 것보다, 단 세 명이라도 지난 대선 패배와 민주당 위기에 대해 진심어린 책임을 지며 불출마를 선언하는 희생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
반면 이재명 대표도 스스로 내려놓을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최근 혁신위원장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민주당은 침몰하고 말 것이다. 이제 이재명 대표도 민주당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야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이 스스로 내려놓는 결단이다. 이는 누구도 결정할 수 없다. 오로지 이재명 대표의 결단이다. 혁신위가 되었던 비대위가 되었던 그것은 민주당을 하나로 통합할 수 있는 결단이 되어야 한다. 지금 이대론 국민의 혹독한 심판이 있을 뿐이다. 윤석열 정권 2년차에 대한 중간평가와 국민 심판을 위해, 민주당의 강력한 혁신과 총선 승리를 위해 무엇이든 이재명 대표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강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정복 기자 gn33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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