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대표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주겠습니다."
이미경 단장 "당선가능성보다는 당정체성을 중요한 기준으로..."
공심위 "2배수로 압축하여 국민경선"
그동안 민주당이 천명한 이번 총선의 중요한 3가지 원칙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번의 공천발표를 통해 3가지 원칙이 깨어지고 있다. 그동안 민주당의 역사속에서 발전해 온 공천의 정신이 심각히 도전받고 있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빨리 그 정신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우선 공천권을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것은 공천에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상향식 공천을 하겠다는 것인데 명확한 기준없이 '단수공천'이 남발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에 있어 현저한 경쟁력 차이를 보인다는 이유를 들고 있지만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단순한 여론조사와 공천심사위원들의 주관적인 견해라고 하기에는 결과를 보면 이미 결정되어진 의도가 관철되고 있다는 의혹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한명숙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당권파'의 의도가 다수의 공천결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한명숙 대표가 걸어온 길 그리고 지금까지 믿어왔던 신뢰가 깨어지는 것이며 그동안 민주당 내 성숙해온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민경선으로 시작된 민주당의 공천 정신은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고 이 정신은 계속 발전되어야 한다.
만약 지금의 한명숙 대표 체제에서 남발하고 있는 '단수공천'의 방식을 그대로 적용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역사는 존재할 수 없다. 그분 역시 이인제라는 상대후보와 비교하여 현저한 경쟁력 차이를 가지고 있었고 현재의 기준으로 보면 경선기회조차 갖지 못했을 것이다. 한명숙 대표의 총선 준비 일성으로 나왔던 '국민에게 공천권을 주겠다'는 정신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당선 가능성보다는 당의 정체성과 도덕성을 중요하게 보겠다던 주장 역시 깨어지고 있다. 당적을 무수히 바꾸고,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으며, 당의 정책과 노선에 부합하지 못하는 이들이 '현저한 경쟁력'이 있다는 이유로 단수공천을 받아내고 있다.
문제가 있어 심사대상에서 제외하지는 않더라도 경선을 통해 '당의 정체성과 도덕성'에 대해 국민에게 검증을 받는 기회는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서 국민들이 용인한다면 모르겠지만 당이 자의적으로 그들을 용서하는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과 도덕성을 실추시키는 것이다. 지금과 같은 공천이 계속된다면 이명박 정부를 심판하고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려는 국민의 희망을 저버리는 것이며 2012년 총선은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보다는 위기를 안길 것이 명확하다.
민주당 공심위의 심사기준에서 그 어떠한 기준보다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2배수로 압축하여 국민경선'을 실시한다는 원칙이다. 이것은 무조건 2배수로 압축하는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사정에 따라 3배수, 4배수를 선정하여 당이 일방적으로 후보를 선택하지 않고 국민들이 후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정신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되고 있는 '단수공천'은 경쟁하고 있던 후보들은 물론이고 후보들을 지지했던 국민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줄뿐 아니라 '밀실공천'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지금 누가 민주당의 공천을 새로운 변화와 희망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나? 민주당의 공천 역사는 국민에게 공천을 주는 방향으로 계속 발전되어왔다. 그런데 지금 19대 총선에서 그 역사가 후퇴하고 있다. 그것도 믿었던 한명숙 대표 체제에서 이와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자괴감을 느낀다.
민주당은 하루 속히 국민속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 이상 이명박정부의 실정으로부터 생긴 반사이익에 안주하며 교만함속으로 빠져들어서는 이 기회를 승리로 만들 수 없다. 벌써부터 국민들의 비판과 절망의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의 역사속에 이와같은 실수가 많이 있다. 국민이 보내주는 성원에 보답하지 못하고 교만과 아집으로 찾아온 승리를 송두리째 날려버렸던 과거를 잊지 말아야 한다. '위기'의 신호가 보이고 있다. 지금이라도 초심으로 돌아가 처음 세웠던 '원칙'으로 돌아가라. 그것이 국민승리와 민주당의 승리를 만드는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