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평론/홍준일 논객

지네딘 지단의 십년감수 - 레알의 무패 기록 언제까지?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6. 12. 1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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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딘 지단의 십년감수레알의 무패 기록 언제까지?




2016-2017 시즌 프리메 라 리가 15라운드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자신의 역사를 새로이 기록했다. 레알 마드리드 (이하 레알)은 한국 시간으로 12월 11일 새벽 데포르티보 라 코루냐 (이하 데포르티보)에 극적으로 역전승하면서 자신의 무패 행진을 35경기로 연장할 수 있었다. 이는 1988-1989 시즌에 기록했던 34경기 무패 신화를 뛰어 넘는 성과였다.


하지만 더 나은 경기력과 결과를 위해 레알 팬이나 팀 입장에서 되짚어 볼 법한 경기였다. 단순히 낙승이 예상되었던 상황과 달리 역전패 위기를 넘겨야 했고 힘겹게 재역전에 성공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경기가 잔여 시즌 동안 두터운 선수층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전술적 다양성에 걸맞은 선수단 운용의 묘미를 찾아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던 탓이다.


아마도 너무나 파격적인 선수 기용과 스릴 넘치는 공방에 미치기 직전이었던 경기였기에, 레알과 그 팬들은 흥분과 더불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을 성싶다. 특히, 지네딘 지단 감독(이하 지단)은 말 그대로 십년감수했다.


우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홈경기였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편인 데포르티보가, 비록 레알 소시에다드를 이전 경기에서 꺾을 정도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강등권에 근접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지단의 ‘지나치게 파격적인’ 선수기용이 도마 위에 오를 수 있었다. 물론 레알이 챔피언스 리그 경기를 포함하여 힘든 리그 일정을 소화해야 했고 클럽 월드컵마저 준비해야 하는 과정에서, 폭넓은 선수 운용이 레알이나 지단에게 불가피했음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런 면에서 카림 벤제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 등을 출전 명단에서 제외하고 ‘휴식과 출전 기회 보장’이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것은 어느 정도 적절한 전술적 판단이었다.


하지만 선발 라인업에서 절반 이상을 교체한 것은 지나치게 모험적인 한 수였다. 상대적으로 두터운 레알 선수층의 단면을 보여주었으나 그것이 자칫 상대방에게는 오만으로 비쳐질 수 있었고 상대방의 투지와 의욕을 고취시킬 수도 있었다. 이런 우려가 결과적으로 공연한 기우가 되었지만, 지단 스스로는 아마도 선발 로테이션에 좀 더 신중할 필요와 그것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을 성싶다.


경기는 한 마디로 요약 가능할지 모른다. 즉, 레알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던 반면, 데포르티보는 거의 잡은 대어를 놓치며 통탄해야 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전반에 몇 차례 위협적인 역습과 골키퍼 선방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했던 데포르티보였다. 그 팀이 선취점 기회를 잃은 것은 결국 불운의 징조가 되었다. 하지만 다소 느슨했을지 모를 경기를 박진감 넘치는 경기로 탈바꿈하기에는 충분했다.


후반전은 이른바 ‘펠레 스코어’에서 보듯 치열했다. 몸싸움도 치열했고 난투극에 가까운 실랑이도 있었다. 알바로 모라타가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득점을 거둔 후 긴장감이 해소되는 듯싶었다. 하지만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했다.


데포르티보 감독(가이즈카 가리타노)의 적절한 용병술이 발휘되었다. 교체 투입된 호셀루가 동점골에 이어 역전골을 작렬시켰다. 새로운 레알 역사에 비수를 던진 호셀루가 레알과 인연이 깊었기에 팬들의 충격은 더욱 컸을지 모른다. 이러한 레알 역사의 어두운 그림자가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모라타 역시 과거 유벤투스 시절 연이은 ‘빅이어’를 꿈꾸던 레알에 비수를 꽂은 적이 있다.


긴장은 한층 고조되었다. ‘리아소르의 기적’ - 2003-2004 시즌에 데포르티보가 원정 1-4 패배를 딛고 홈에서 4-0으로 ‘디펜딩 챔프’ AC 밀란을 꺾은 사건 -이 레알 홈구장에서 재현되는 듯싶었다. 다급해진 레알, 그것의 파상공세를 저지하는 데포르티보로 크게 상황이 요약되었다.


뒤늦게 투입된 루카스 바스케스와 디아즈 마리아노의 합작이 84분경 동점골로 이어졌다. 마리아노의 ‘의도되지 않은 헤더‘는 행운의 여신이 레알 편에 던진 메시지였다. 추가 시간에 그 메시지는 명확해졌다. 토니 크로스 코너킥이 세르히오 라모스에 그대로 연결되었고 그는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십년감수하면서 얻은 승리로 레알은 새 역사의 장을 열었고 지단은 그 장의 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15라운드에서 이미 승리를 챙겼던 리그 2위 팀과 승점 차이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레알은 선두를 수성했다. 레알의 무패 기록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주목된다.


Jason Choi  antisys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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