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 강릉에서 뭔가 중요한 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듣고 있었는데 이제야 아는 채를 하게 돼 죄송합니다.
강릉은 이웃 같은 다정한 인상을 줍니다. 전 전라도 태생이지만 전라도가 타 지역 사람들에겐 다소 불편함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요. 물론, 잘못된 선입견이나 소외된 지역이 갖는 까칠함,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과도한 협동심이 그 불편함의 바탕에 깔려 있겠지요. 광주가 고향인 저로서는 이런 우리 지역의 인상이 많이 아쉽습니다. 좀 편안함을 주는 지역이 됐으면 좋겠어요.
그런 면에서 강릉은 많이 부럽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지역만큼 소외된 곳도 드문데 모두에게 포근한 이미지를 주는 도시니까요. 주말이나 휴가 때면 많은 사람들이 강원도를 찾는 것도 다정함과 설렘을 함께 주는 독특함 때문일 겁니다.
형이 강릉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는 것은 누구든 형을 만나본 사람이라면 금세 알아차릴 겁니다. 오랜 서울생활에도 아직 고치치 못하는 그 강릉 사투리하며 소탈한 인상이 강릉을 많이 닮았다고 생각해요.
서울에서 공부도 많이 하고 중앙정치 경험도 많이 쌓았으니 이제 강릉의 품에 안겨 원 없이 능력을 발휘해 보시길 바랍니다. 내가 사랑하는 고향과 아버지 어머니 누나 형님 같은 분들을 위해, 그분들의 시름 한 짐이라도, 희망 한 줌이라도 덜어주고 키워줄 수 있는 일이라면 형은 아마 신명나게 일할 수 있을 거라 믿어요.
홍준일을 소개하는 프로필을 보면서 대학 이후 함께 한 시간들이 옛 필름처럼 지나갑니다. 젊은 날의 홍역처럼 뜨겁게 지냈던 학생회관 시절도, 입대하기 위해 강릉 터미널에서 버스에 오르던 뒷모습, 대학원에서 열정에 넘치는 젊은 학자, 여의도와 청와대 입성까지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그 고비고비 마다 제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홍준일은 지치지 않는구나!"였습니다. 끊임없이 일을 찾고 그 일속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성취하면 성취한대로 실패하면 실패한대로 또다시 먼 길을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는 힘찬 의지를 보아왔습니다.
형이 지금 가고 있는 길은 아마 지나온 길보다 험한 길이겠지요. 그러나 강릉 시민들과 함께 하는 일이기에 더 없이 자랑스럽고 뿌듯한 일이 될 테니 힘들어도 꼭 이뤄내세요.
강릉 파이팅!!, 홍준일 파이팅!!
....서울에서 후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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