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에서 대선은 최고의 정치적 격변기이다. 이 시기엔 적도 동지도 없다. 오로지 자신의 승리와 이익이 최고의 선이다. 여야가 동시에 경선을 진행하다 보니 상대당 후보보다 당의 경쟁자를 공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자신이 후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편끼리 치고받는 일도 금도를 넘었고, 상대당 후보에 대한 저격수들도 하나 둘 등장하고 있다. 혼돈의 시기이다. 그렇다면 2022년 대선에서 여야의 승부를 가를 관전포인트는 무엇일까? 세가지 정도를 먼저 살펴본다.
첫째, 경선 성공과 원팀 구성이다. 결국 당의 외연을 확장해 중도층의 지지를 끌어 올려야 대선에 유리하다. 그런데 여야를 살펴보면 그리 쉽진 않아 보인다. 민주당은 한마디로‘명낙대전’이다. ‘경선불복’을 넘어 ‘친일논쟁’까지 최악이다. 민주당의 당원 게시판은 후보들의 지지자들 간에 격한 글로 페쇄를 결정했다. 상호 고발 등 당 게시판이 수사를 받아야 할지 모르는 초유의 사태다. 국민의힘 역시 다르지 않다. ‘탄핵론’으로 시작해 급기야 ‘녹취록’까지 등장했다. 조폭 영화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잡아 공격하는 비열한 방법이다. 분열의 끝판왕이다. 지난 총선에 있었던 ‘옥쇄파동’이 떠오른다. 결론적으로 누가 이 무덤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가 첫 번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시대정신이다. 다시 말해 문재인정부 심판론과 미래정부의 비전론이 한판 겨루게 될 것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최재형을 앞세워 ‘반문’의 깃발을 들었다. 민주당은 ‘배신자’프레임으로 맞서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는 ‘정권교체’에 대한 여론이 앞선다. 반면 대선주자 조사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한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국민의힘은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정도가 반문을 역설하지만 그 스피커의 강도는 아직 미약하다. 한편 민주당은 이재명이 문재인정부와는 조금 차별화된 미래정부를 제시 중이며, 이낙연은 문재인정부의 최장수 총리로서 그 결을 같이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문재인정부는 역대 어는 정부와 비교해도 임기 말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여당에겐 유리한 조건이다. 결국 국민의 선택을 받아야 한다. 여당은 미래비전을 넘어 과거 정부에 대한 명확한 반성과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야당도 ‘반문’으로만 집권할 수 없다. 미래정부에 대한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직은 보이지 않는다. 승부처가 될 것이다.
셋째, 최종 후보의 인물경쟁력이다. 각종 조사는 이재명과 윤석열이 여야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재선을 거치며 2012년 박근혜 탄핵, 민주당 대선경선 출마, 2020년 코로나19 1차 유행국면에서 신천지 사태와 재난지원금을 통해 중앙정치에 급부상했다. 특히, 성남시와 경기도를 운영하며 신속하고 호쾌한 행정스타일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었다. 반면 윤석열은 검사로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상징된다. 한마디로 권력에 굴하지 않은 ‘정의의 사도’가 되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도 맞서며 그 정점을 찍었다. 지금은 제1야당의 유력 대선후보가 되었다. 지금 두 사람은 자신의 당에서 혹독한 검증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언제 무엇이 터질지 모르는 살 얼음판이다. 이 과정에서 살아 남아야 한다. 더 나아가 자신의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결국 국민은 여기서 ‘대통령감’을 선택한다. 다른 추격자들도 이 과정에서 자신의 인물경쟁력을 보여줘야 부상할 수 있다. 상황은 변하는 것이고, 변화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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