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골프장 건설, 누구를 위한 지역개발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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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준 일 (전 청와대 정무행정관) 최근 강릉에는 골프장 건설과 관련하여 지역주민, 자치단체, 개발사업자(동해임산), 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 간의 극도의 불신과 대립이 발생하고 있다. 지역주민은 거의 2달째 시청에서 대설과 한파에도 불구하고 철야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며칠전 강원도청이 강릉CC 인허가와 관련하여 감사를 실시한다고 했지만 주민을 대표하고 있는‘강릉골프장건설중단을위한시민공동대책위’는 일방적 감사라며 감사 철회 를 주장 할 정도로 그동안 불신의 골이 너무 깊어진 상황이다. 이와같은 극도의 대립과 갈등 상황에도 대다수의 강릉시민은 골프장 건설에 대한 관심이 그리 높지 않은 편이다. 사실 강릉CC(구정면)는 해당지역 주민만의 문제라기보다는 강릉시 도시계획의 미래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현안임에도 몇몇 이해관계자들의 갈등으로 축소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우선, 가장 중요한 원칙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지역개발이라도 지역주민의 이해와 동의없는 행정기관의 일방적인 진행은 과거 군사독재시절이나 가능했던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과거의 방식이 잔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가까운 예로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을 죽음으로 몰고갔던 ‘용산참사’가 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더 이상 이와같은 지역개발 방식은 없어야 한다. 모든 지역개발사업의 제1 원칙이 ‘지역주민의 이해와 동의’이다. 여기서부터 지역개발은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거버넌스(협치)의 시대이다. 행정기관의 일방적 독주 혹은 통치가 아니라 각종 기관과 단체 간의 협력을 통해 그 상생효과를 극대화하는 시대인 것이다. 따라서 지역개발의 경제적 효과를 아무리 수량적으로 과대포장하더라도 지역주민의 이해와 동의가 선행되지 않으면 과거와 같은 일방통행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자칫하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는 불상사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지역주민-개발사업자-행정기관-시민단체가 거버넌스(협치)를 기반으로 협력하면 그 경제적 효과는 물론이고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문제나 부정적 요소까지도 최소화 할 수 있다. 이럴 때 진정으로 지역주민을 위한 지역개발사업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과거의 지역개발은 개발사업자와 행정기관의 결탁 혹은 특정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을 위해 정보를 감추고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비리와 부정이 저질러지고 사업 결과로 발생하는 부정적인 효과는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지역주민과 약속했던 사항들도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 하였다. 최근 우리나라는 골프장 난립이 문제가 되어 더 이상의 난립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을 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건설 중인 골프장까지 합하면 축구장 6690개에 달한다니 그 수가 놀라울 따름이다. 이렇게 난립한 데에는 지역개발의 경제적 효과만을 강조하고 이로인한 환경훼손이나 지역주민의 공동체 파괴 등 유무형의 피해는 무시되어 온 측면이 있다. 이와함께 골프장 건설을 승인 받기 위해서는 토지적성평가, 사전환경성검토, 환경영향평가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행정기관이 정보를 독점하거나 개발사업자의 편의를 봐주는 방향으로 실시하고 나아가 이 과정을 개발사업자가 주도하게 된다는 점 역시 난립을 부추긴 원인이다. 그동안 골프장 건설과정에서 나타난 수많은 지역주민과의 마찰들을 살펴보면 결국 이러한 잘못된 절차와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현재 강릉CC(구정면)의 주민 반대 이유도 우선 환경적인 측면이 있겠지만 강릉시청과 동해임산이 골프장 건설 승인 과정에서 토지적성평가, 사전환경성검토, 환경영향평가에서 정보 를 독점하거나 오류를 범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데서 발생하는 불신이 더 커다란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승인 과정에서 정확한 평가가 되었는지는 보다 철저한 감사를 통해 그 진위여부를 판명하면 되지만 이미 생긴 주민의 불신은 다시 돌이킬 수 없는 것이다. 사실 강릉은 일할 수 있는 좋은 기업과 일자리가 매우 부족하여 인구가 감소할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세수 역시 항상 부족하다. 따라서 강릉시청이나 강릉시장은 강릉의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절대절명의 요구에 항상 목말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강릉시는 강릉CC의 건설을 통해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경제적 효과에 너무 유혹되었고, 그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이해와 동의를 거치는 중요한 문제에서 실패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환경문제와 더불어 각종 검토와 평가의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실패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의 주장처럼 만약 승인을 위한 과정에서 진위여부가 잘못되거나 오류가 있었다면 더욱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구정면은 울창한 수목이 가득한 곳이다. 그래서 최근 강릉시는 구정면에 대관령 금강소나무로 조성된 수목원(솔향수목원)을 만든 것이다. 결론적으로 구정면은 강릉을 품어주는 지붕이며 깨끗한 공기를 마쉴 수 있도록 하는 허파인 것이다. 전후 사정이 그러하다면 구정면의 골프장 건설은 우선 강릉시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골프장이 구렁이 담 넘어가듯 건설되고 예측하지 못한 환경훼손과 부정적 효과가 나타난다면 이것은 누가 책임 질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결론적으로 강릉CC는 물론이고 이후 강릉시가 진행할 중요한 지역개발사업과 관련해서도 그 정책의 올바른 수립과 시행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앞서 지역구성원들 간의 보다 활발한 소통구조를 만들어 그 사업에 대한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과정에도 보다 많은 노력을 경주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지역사회의 인사들이 참여하는 공개적인 토론회를 제안한다. 필요하다면 지역 언론과 방송이 이러한 자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골프장은 더 이상 구정면의 문제가 아니라 강릉의 지붕과 허파를 헐고 골프장을 만들것인가? 아니면 보다 청정환경과 조화로울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도모할 것인가의 중대한 문제인 것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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