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칙과 책임은 없고, 당내 투쟁은 넘쳐나고…
- ‘제2의 정동영 천정배’ 출현 내년 총선도 불안
새정치연합이 재보궐선거에서 전패했다. 초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개표 결과는 싱겁게 끝났다. 돌이켜보면 초반부터 불안했다. 보통 재보궐선거는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와 비판이 중심에 서야 하는데, 오히려 야권분열과 야당심판이란 이슈가 더 떠올랐다.
인천을 제외하고 3곳 모두 전통적인 야당 강세지역이라 3곳 모두 야당의 승리를 전망했는데, 갑자기 정동영, 천정배가 등장했다. 갑자기 선거구도는 야당심판으로 바뀌었다. 야권분열이라는 위험한 신호가 있었지만 문재인 대표는 그냥 밀어붙였다.
그리고, ‘성완종게이트’가 터지면서 그 위험한 신호를 보지 못하게 했다. 박근혜대통령의 최측이 연루된 이 사건은 모든 정국을 삼켜버렸다. 그리고, 야당은 이때부터 초반 선거구도를 중단하고 정권심판 선거로 몰아갔다. 초반에는 국민의 지갑을 지켜준다며 경제정당을 강조했다. 그런데 어느새 경제정당은 사라지고 오로지 부정부패정권 심판론이 전면에 부상했다. 각종 여론조사도 야당에게 유리한 듯 보였다. 결국, 야당은 여기에서 너무 도취되었고, 국민의 보편적 인식과 정서와는 괴리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성완종 게이트’는 박대통령과 여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권 전반의 문제로 확산되었고, 여야를 구분하지 않는 정치권의 부정부패로 국민은 받아들였다. 다시말해 ‘성완종리스트’와 ‘성완종 특사’가 뒤엉키며 정치권 모두의 문제로 인식했다. 특히, 특사 문제는 여당의 공세로 시작되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야당의 설명이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 결국, ‘성완종게이트’는 재보궐선거 최종 결과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못했고, 새누리당은 완승했다.
문재인대표는 패배 첫날 다음과 같이 말했다.“모두가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했다. 특히 제가 부족했다”며 “그러나 누구를 탓할 것 없이 저의 부족함을 성찰하고, 절체절명의 각오로 다시 시작하겠다”, “이번 선거 결과는 저희 당에 대한 유권자의 질책일 뿐,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
그런데 ‘4 : 0’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만든 야당대표의 반성과 성찰치곤 너무 부족했다. 야당이 27년을 지켜온 ‘관악’이 여당에게 넘어갔고, 야당의 심장 광주도 무소속 천정배에게 넘어갔다. 성남은 무려 20%가 넘는 격차로 패배했다. 그런데, 문재인대표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너무 태연한 말을 하고 있다.
국민은 이러한 야당에게 어떠한 희망도 가질 수 없다. 자신의 과오에는 관대하고 상대방의 과오는 침소봉대하는 몰염치한 모습이다. 차라리 문재인대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반성과 성찰하며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겠습니다” 이 정도가 정답이었다. 안타까운 모습이다. 그렇다면 보다 본질적으로 4·29재보궐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전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크게 세가지 정도로 지적할 수 있다.
첫째, ‘원칙’ 없는 정당이다. 어떠한 조직이든 그 조직이 안정성을 가지려면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조직구성원이 그것을 믿고 그 조직에 충성심을 가지고 원칙을 지킨다. 그러나, 원칙이 반복적으로 무너지면 조직구성원은 절대 원칙을 지키려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조직에 대한 충성심도 사라진다. 따라서, 새정치연합은 그 원칙이 무너졌다. 정당의 가장 중요한 것이 공천인데, 공천조자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나머지는 말할 것도 없다.
기억해보면 지난 7·30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 김한길대표는 경선없는 ‘전략공천’을 남발했다. 그리고 그 패배의 결과로 대표에서 물러났다. 그런데, 이번 4·29재보궐선거는 문재인대표가 전략공천 없는 ‘경선’을 원칙을 세웠다가 전패했다. 더 돌이켜보면 지난 19대 총선에선 한명숙대표가 ‘단수공천’을 남발하여 지금도 계파 나눠먹기라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 이율배반적인 것은 광주의 새정치연합 조영택후보는 지난 선거에서 탈당하여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 이번엔 당의 후보로 탈당한 천정배와 겨루게 했다. ‘원칙’이 없어도 너무 없다.
둘째, ‘책임’ 없는 정당이다. 정당은 기본적으로 국민 앞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자신들이 국민 앞에 내뱉는 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정당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새정치연합은 선거 초반에 ‘국민의 지갑을 지키는 정당’이 되겠다며, 경제정당을 전면에 내걸었다.
그리고,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 도대체 문재인대표가 국민의 지갑을 지키기 위해 내놓은 방안은 무엇인가? 새누리당이 ‘새줌마’를 꺼내놓고, 빨간 앞치마를 둘렀을 때, 새정치연합은 무엇을 했는가? 수십년 야당이 해왔던 것처럼 혹시나 하는 기대 심리를 가지고 ‘정권심판론’만 흘러간 유행가처럼 돌아갔다. 결국, 이제 정당은 국민 앞에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하고 외면한다. 더 이상 야당이 보수의 실수로 한탕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셋째, ‘친노 비노의 무한투쟁’ 정당이다. 문재인대표는 전당대회 내내 계파청산을 약속했다. 그런데, 대표가 된 후 사무총장도 아니고 중하위직 당직인 수석부총장, 조직부총장, 부대변인 인사를 하는데 당 바깥으로 온갖 시끄러운 소리가 터져 나왔다. 급기야는 최고위원이 당무를 거부하는 사태까지 몰고 갔다. 그런데, 그 해결책이 최고위원마다 자기 사람을 한명씩 내리꽂는 방식으로 봉합했다. 그렇게 계파청산을 얘기하더니 또 계파 나눠먹기로 결론을 냈다.
그러니, 내년 총선을 앞둔 새정치연합 국회의원 입장에선 이 계파싸움에서 이탈할까 전전긍긍이다. 결국, 새정치연합의 계파 무한투쟁이 4.29재보궐선거에서 ‘정동영, 천정배’를 만들었고, 분열의 시작을 만들었다. 그 결과 27년 야당의 아성 ‘관악’이 여당에게 넘어가고 말았다. 지금은 ‘관악’이지만 이 상황이라면 내년 총선은 더 안타까운 일이 없으란 법이 없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전략마케팅 본부장]
조원씨앤아이(http://www.jowoncni.com) 전략마케팅 본부장
새희망포럼 연구소 소장
전)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전)민주당 강릉시위원장
경희대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 석사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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