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늪 빠진 ‘변방 장수’ 이재명, 반전 카드는 이것!

전문가들, 이 시장 경선 승리 가능성 “어렵다” 입 모아
文·安에 밀려…젊은 층 결집·야권 통합 적임자 자격 보여야

[일요서울 | 권녕찬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이 심상찮다. 반등의 기미 없이 연일 추락하는 형국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1월 말 한 자릿수로 떨어진 이 시장의 지지율은 2월 둘째 주 8.2%로 5주째 하락세다.

같은 당 경쟁 주자 안희정 충남지사는 물론 최근에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게도 추월당했다. ‘김빠진 사이다’라는 얘기와 함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처럼 중도에 하차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제가 이길 건데 왜 중도 하차하느냐. (여론조사) 수치들이 다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진정한 경선이 시작되면 추세가 바뀌는 것은 2~3주면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 시장은 현재의 지지율을 뒤엎고 경선에서 ‘이변’을 만들 수 있을까. 일요서울은 전문가에 물어 이 시장의 경선 전망에 대해 짚어봤다.

이변 가능성 ↓
‘文 대세’ 유지 전망

 탄핵 정국에서 고공 행진하던 이 시장의 지지율이 좀처럼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시계가 점차 빨라지는 모양새다. 이 시장은 민주당 지지층이란 ‘집토끼’를 의식한 선명한 메시지로 지지율을 끌어올렸다가 한계에 부닥친 듯한 모습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민주당 경선에서 이 시장의 돌풍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았다. 이 시장이 “대세론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결국 문재인이란 큰 산을 넘기 힘들 것이라는 게 이들의 전망이다. 다만 몇 가지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변의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리얼미터 관계자는 “민주당 지지층을 100%로 봤을 때 문 전 대표가 65%를 가져간다”며 “이 시장은 10%대에 불과해 안 지사보다 더 떨어져 (승리가)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시장은 진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데 반 전 총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분석을 보니 반 전 총장의 중도, 진보 성향 지지자마저 문 대표 쪽으로 갔다”며 “지지층 이동 및 분석,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 구성 예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시장의) 경선 승리는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도 “민주당 내에서 문 전 대표가 압도적 점유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 시장의 선명한 개혁 노선이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이 시장이 개혁성·선명성·진보성으로 정치적 범위를 좁혀놔서 승부를 보기 어렵다”며 “이번 대선은 문재인이냐 아니냐의 싸움에서 결국 중도·진보 내의 싸움인데 (이 시장이) 현재 중도를 넘어서는 인물이라고 각인시켜주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문재인도 탄핵 국면에서 선명성·개혁성을 보여줬고, 안희정은 중도 외연 확장을 표방하면서 사드 문제 등 여러 현안에서 중도 진영을 공략했다”며 문 전 대표도 개혁성에서 밀리지 않고, ‘확장성’에서 안 지사에 밀리는 이 시장이 경선에서 승리하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클릭’ 행보가 당내 경선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건지에 대해선 반론도 존재한다. 정청래 전 민주당 의원은 사드, 대연정 등 안 지사의 ‘우클릭’ 행보를 두고 “지금 (안 지사의) 상승은 보수표 덕분인데 당내에선 마이너스 효과”라며 “안 지사의 당내 경선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선투표 가능성
2위 다툼 ‘흐림’

이번 민주당 경선은 결선투표제를 포함한 완전국민경선제로 치러진다. 결선투표제는 1차 투표에서 1위 후보의 득표율이 50%를 넘지 않으면 1, 2위 후보가 다시 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문 전 대표의 과반을 저지하려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의 2위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결선투표제 방식 도입은 이 시장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대부분 결선투표는 기존의 1, 2위 순위가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2위 싸움도 이 시장의 승리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충청권, 경기·인천, TK(대구·경북), PK(부산·경남) 등에서 안 지사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데다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도 안 지사 쪽으로 가는 상황에서 (이 시장의) 반등 모멘텀이 잘 보이지 않는다”며 “(지지율) 한 번 꺾이면 치고 올라오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양호 소장도 “완전국민경선을 하더라도 (이 시장의) 2위가 쉽지 않다”며 “국민들에게 이 시장은 이념적 성향을 떠나서 안정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신뢰 이미지를 주기 어렵다”고 했다.

어두운 전망 속
민심 얻을 방법은?

전문가들은 이 시장의 경선 승리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면서도 몇 가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시장의 인물 매력도, 2040세대의 결집, 야권 전체를 아우르는 역할과 비전, 공개 토론 등이 대표적으로 꼽혔다.

엄경영 소장은 “2040세대에서 바람이 일어나야 승산이 있다”며 “현재 (탄핵 기각설 등) 탄핵 정국이 혼란스러운데 본연의 ‘사이다’ 모습을 적절히 잘 활용하면 2말3초에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5선 국회의원을 지낸 박찬종 변호사도 한 언론에서 “2~30대 젊은 유권자가 대폭 결집하면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서 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도 비주류였지만 과거에 예측 불허의 경선을 일으켰다”며 “(이 시장은) 비주류 입지전적 인물로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사람이기 때문에 경선에서 노 전 대통령처럼 인물 매력도를 보여준다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 (이 시장은) 대선 후보가 되지 않아도 남는 장사다. 져도 잃을 게 없다”고도 했다.

홍준일 소장은 “경선에서 전체 야권을 아우르는 데 자신의 역할과 비전을 보이면 (국민들이) 지지를 보낼 수 있다”며 “또 토론 점수로만 한다면 이 시장의 1등이 유력하다. 공개 토론으로 흔들리는 표심을 잡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권녕찬 기자  kwoness7738@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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