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야기

예스24, 2017년 베스트셀러 분석 및 도서판매 동향 발표

세널리 2017. 12. 4.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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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 서점 예스24가 2017년 국내 사회의 다양한 변화와 도서 판매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출판 트렌드 키워드를 ‘JUMP UP’으로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출판계는 연일 화제였다. 대통령 자서전뿐만 아니라 대통령이 여름 휴가 중 추천한 도서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는 등 ‘책 읽는 대통령’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 발맞춰 각종 비리와 부조리, 차별을 고발하는 도서의 출간도 두드러졌다. 특히, 한국 여성이 겪고 있는 일상 속 성차별에 우리 사회가 주목하기 시작했다. 

불안정한 사회 속에서 자기 자신을 지키기 위한 개인의 노력도 계속됐다. 타인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책을 찾는 독자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TV 프로그램,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및 영화가 연일 화제가 되면서 ‘미디어셀러’의 저력을 다시금 실감할 수 있는 한 해였다. 

◇J. JUSTICE 정의 - 정의는 살아 있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대한민국 초유의 사태 이후 잘못된 한국 정치와 사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정의 구현을 통해 제대로 된 국가를 만들고자 하는 국민의 염원이 가득해지면서 책을 통해 훌륭한 국가와 정의에 대한 개념과 지식을 얻고자 하는 독자들이 늘어났다. 사회 정치 분야 도서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6% 증가했고 특히 정치비평, 한국사회비평 도서 판매량의 신장률은 68.6%에 달했다.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쫓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전 국세청장이 말하는 ‘국세청은 정의로운가’, MBC 해직기자 이용마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의 잇단 출간은 한국 사회에 아직 정의가 살아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지하 베스트셀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숨죽여 읽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32년만에 다시 출간되면서 5·18 민주화 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동시에 왜곡된 현대사를 바로 세우는 역할을 했다. 

◇U. UNDERSTANDING 이해 - 책을 통해 이해하는 삶과 세상 

‘한국 여성의 자화상’을 그려낸 소설 ‘82년생 김지영’ 출간 이후 성 불평등이 팽배한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들을 바로 보려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결혼, 취업, 경력단절, 독박육아 등 현대 여성들이 겪을 법한 일상적 성차별을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풀어낸 ‘82년생 김지영’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SBS 스페셜 ‘82년생 김지영 - 세상 절반의 이야기’ 편으로도 방송되는 등 출간 후 시간이 갈수록 더 높은 관심을 얻으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또한 젊은 여성작가 7인이 페미니즘을 주제로 단편소설을 묶은 테마소설집 ‘현남 오빠에게’, 대표적인 페미니즘 작가 레베카 솔닛의 신작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등 여성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담아낸 작품들이 다수 출간됐다. 특히 레베카 솔닛은 지난 8월 방한하여 한국의 페미니스트들에게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문학 작품을 포함한 페미니즘 관련 도서의 판매권수는 전년대비 751.1% 증가해, 무려 8.5배가 넘게 판매되었다. 

한편, 제 4차 산업 혁명이라는 큰 변화를 눈 앞에 두고 인공지능의 시대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독자들은 끊임없이 배우고, 공부했다.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호모 데우스’ 등을 읽으며 급변하는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인문 교양서를 통해 지식과 상식을 쌓고, 나아가 삶의 태도까지 생각해보는 등 분야를 망라하고 모든 것을 ‘배움'으로써 이해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M. MEDIA 미디어 - 미디어셀러의 베스트셀러화 여전 

책과 미디어는 해를 거듭할수록 불가분의 관계가 되어가고 있다. tvN 드라마 ‘도깨비’를 시작으로,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 ‘남한산성’까지 미디어를 통해 소개된 책과 영화/드라마의 원작 소설, 포토 에세이 등은 독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어 ‘미디어셀러=베스트셀러’의 변하지 않는 공식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연초에는 드라마 ‘도깨비’의 인기와 함께 주인공이 읽은 책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총 5주간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 개봉과 동시에 원작, 각색 소설과 만화책이 함께 큰 사랑을 받았다.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시즌 1 첫 회에 소개된 ‘세계사 편력’의 경우, 방송 전 동기간 비교 판매량이 무려 36985.7% 증가했고, 마지막 방송에서 정재승 교수가 추천한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는 8769.2% 상승, 언급되었던 도서 대부분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장악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다수의 양서들이 재조명되어 새로운 스테디셀러가 탄생하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도구와 기계원리 NOW’는 남성 독자의 구매가 여성 독자보다 월등히 높게 나타났으며 30대 남성 독자들에게 유독 높은 관심을 받았다. ‘세계사 편력’ 시리즈 또한 여성에 비해 남성의 구매 비중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했고 마찬가지로 30대 남성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P. PRESIDENT 문재인 대통령 - 팬덤문화 이끄는 대통령의 탄생 

5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출판계를 휩쓸었던 ‘문재인 신드롬’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당선 직후 ‘문재인의 운명’ 특별판은 현직 대통령 자서전 최초로 베스트셀러 1위에 등극한 뒤 4주 동안 1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커버 타임지 아시아판 역시 1분당 42권 판매라는 놀라운 속도로 2016년 가장 빠르게 팔린 도서인 한강 ‘채식주의자’의 1분당 판매권수인 9.6권 기록을 경신했다. 대통령 관련 도서의 사은품으로 제작된 미공개 포토 카드, 포스터, 배지 등은 ‘이니굿즈’라 불리며 도서 판매에 가속도를 붙였고 취임 100일을 기념하여 그간의 행보를 모은 일러스트집 ‘좋아요, 문재인’이 출간되기도 했다. 흡사 스타의 일거수일투족을 좇는 열혈 팬들처럼 대통령을 향한 강력한 팬덤이 형성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났다. 

또한 문 대통령이 여름 휴가 기간 동안 읽은 ‘명견만리’는 대통령 추천 도서로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예스24 일간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3일간 총 4210부가 판매되면서 연일 화제가 되었다. 

상반기 막바지에 시작된 ‘문재인 열풍’은 하반기까지 이어져 11월 30일 기준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내 문재인 대통령 관련 도서는 무려 6권이나 포함되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U. ULTRA - 초대형 작가의 귀환, 초대박 작품의 등장 

열혈 독자층을 거느린 초대형 작가들의 화려한 귀환이 연일 이어졌다.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김애란, 베르나르 베르베르, 댄 브라운 등 인기 작가들이 오랜 만에 발표한 작품이 큰 주목을 받았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7년 만에 선보인 신작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 1편과 2편은 6월 말 예약판매를 시작한 이후 20일만에 3만 여권 이상 판매되었는데, 이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기존 작품들과 비교해서도 가장 빠른 판매 속도였다. 이 밖에도 김영하 작가는 ‘오직 두 사람’이 출간된 후, 도서 사은품으로 제작한 ‘김영하 맥주잔’이 더 갖고 싶어 직접 본인의 책을 구매하고 굿즈를 받았다는 포스팅을 자신의 SNS에 올려 한번 더 입소문을 타며 도서의 인기를 더했다. 

이 밖에도 올해 베스트셀러 1위인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는 2016년 8월 출간 이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SNS 상에서 화제를 모으면서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해 대표적인 역주행 도서가 되었다. 2017년 예스24 주간 베스트셀러 1위에 총 14회, 8주 연속 최장 기간 동안 1위를 차지하며 올 한해 최고의 인기를 누린 ‘언어의 온도’는 최근 3개월(9월 1일~11월 30일 기준)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1541.8% 증가하는 기록을 세우며 놀라운 위력을 과시했다. 

◇P. PROTECT 보호 - 험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는 법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느라 정작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던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11월 30일 기준 올해 베스트셀러 100위 내 치유 에세이/심리/삶의 자세 관련 도서는 총 8권이 포함되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자존감 수업’의 인기는 올해 한층 더 뜨거워졌고, 감정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학 도서 ‘센서티브’, ‘혼자 잘해주고 상처받지 마라’는 쉽게 상처받고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심리 처방전과 같은 역할을 했다. 

삭막한 사회를 살면서 상처받은 마음을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와 ‘빨강머리 앤이 하는말’을 통해 위로 받고자 한 독자들도 많았다. 의사, 교수, 스님 등 사회 각계의 저명인사가 전해주는 일방적 조언이 아닌, 만화와 소설의 주인공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태도에 감동하고 열광했다. 또한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처럼 사소하지만 따뜻하고 현실적인 위로의 말을 담고 있는 책들도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과 위안을 주었다. 

이기주 작가 열풍 ‘언어의 온도’ 2017년 최다 판매 도서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는 이기주 작가의 ‘언어의 온도’가 차지했다. 지난해 8월 출간 이후 SNS 등 온라인상에서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기 시작한 ‘언어의 온도’는 올해 3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주별 베스트셀러 1위에 14회 오르며 최장기간 1위를 차지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예스24 역대 베스트셀러에는 2016년 혜민스님의 ‘완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한 사랑’이, 2015년에는 아들러 심리학 열풍을 일으킨 ‘미움받을 용기’가 선정된 바 있다. 

30대 37.5%로 종이책 점유율 1위 기록… 작년 대비 7.8%p 상승 

지난해 40대 독자에게 1위 자리를 내어 주었던 30대 점유율이 올해 7.8%p 상승한 37.5%를 기록하며 40대 점유율 36%를 간발의 차이로 앞섰다. 성별로는 여전히 40대 여성 점유율이 가장 높은 가운데 30대 남성 구매 비중이 21.5%로 작년 대비 무려 9.2%p 상승하며 큰 성장세를 보였다. 남성 독자들의 비중 증가 요인으로는 대통령 탄핵, 대선 등 사회적 이슈로 인한 사회 정치 분야 도서 판매 상승과 만화/라이트노벨의 인기 등을 꼽을 수 있다. 한편, 20대의 종이책 구매 비중은 작년에 비해 9.4%p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종합 베스트셀러 판매 동향 

2017년에는 시, 소설, 에세이류의 문학 작품과 쉽게 읽히는 자기계발서 등 비교적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도서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유난히 높았다. ‘언어의 온도’를 비롯해 한국 여성의 삶을 현실감 넘치게 풀어내 ‘김지영 열풍’을 일으킨 조남주 작가의 ‘82년생 김지영’, 자존감 회복 훈련법을 담아낸 ‘자존감 수업’이 올 한해 종합 베스트셀러에서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또한 대통령 탄핵, 조기대선 등 끊이지 않는 사회적 이슈로 인해 사회 정치 분야 도서에 대한 관심이 유독 돋보였다.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던 문재인 대통령 표지의 ‘타임’ 아시아판은 올해 4위를 기록했다. 정의롭고 바람직한 국가가 무엇인지 모색한 유시민 작가의 ‘국가란 무엇인가’는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기사단장 죽이기’ 1편과 2편이 여름 내내 상위권에 자리하며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6위와 8위에 올랐다.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분야별 분포도 

100위권 내 사회 정치 분야 상승세, 가정 살림 및 수험서 자격증 분야 하락세 

예스24에서 집계한 2017년 종합 베스트셀러 100위권 도서의 분야별 분포도를 보면 국내문학 분야가 20권으로 지난해 대비 2권 증가하며 1위를 유지했고 인문 분야는 11권으로 3권 감소했다. 3월 탄핵 이후 조기 대선, 문재인 대통령 당선 등의 끊이지 않는 사회적 이슈로 사회 정치 분야 도서는 4권 증가하며 상승세를 보인 반면 가정 살림 분야와 수험서 자격증 분야는 각각 5권, 4권씩 감소해 큰 감소세를 보였다. 

분야별 국내도서 판매권수 점유율 및 판매 증감률 

2017년 분야별 도서 판매권수 점유율에서는 중고등학습서가 14.0%, 어린이 도서가 8.5%를 기록하며 작년에 이어 각각 1위와 2위를 지켰다. 전년대비 판매권수 증감률은 전집이 46%로 가장 높았다. 사회 정치 분야 도서는 27%로 그 뒤를 이었다. 짧은 시간 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만화/라이트노벨 분야와 잡지도 증가 비율이 각각 13%와 14%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청소년 분야 도서는 14% 감소, 인문 분야는 12% 감소하며 큰 하락치를 보였다. 

분야별 도서 동향 분석 

<문학> 대형 작가들 신작 쏟아져… 독자들 마음 다독이는 에세이, 미디어셀러 인기 여전 

무라카미 하루키, 김영하, 김애란 등 인기 작가들이 오랜 만에 발표한 소설이 기대만큼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 한국사회의 트렌드가 된 소설 ‘82년생 김지영’은 우리 사회의 현주소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고, 이후 여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삶을 다룬 다양한 소설들이 출간됐다. 마음을 다독이고 위로와 공감을 전하는 에세이는 꾸준한 인기를 끌었고 이병률, 심보선 등 주목 받는 젊은 시인들의 시집도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詩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보여줬다. 

연초부터 드라마 ‘도깨비’와 영화 ‘너의 이름은’에서 시작된 미디어셀러 열풍은 ‘살인자의 기억법’과 ‘너의 췌장이 먹고 싶어’까지 꾸준히 이어졌고, 하반기에는 노벨상 수상에 힘입어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해외소설이 약진했다. 

<인문/교양> 미디어에서 재조명 받으며 다시 인기 급부상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에 소개된 도서들이 연일 화제를 모으며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문/교양 분야의 양서들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특히, ‘어떻게 살 것인가’, ‘정재승의 과학콘서트’ 등 출연진들의 저작들이 다시금 주목 받았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라틴어 수업’ 등 교양 인문서에 대한 독자의 관심이 여전한 한 해였고 ‘사피엔스’로 큰 화제를 모은 유발 하라리의 신작 ‘호모 데우스’ 출간으로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될 인간의 운명에 대한 관심이 한층 깊어졌다. 쉽게 상처받고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로하는 ‘센서티브’를 시작으로, 불안한 사회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지키는 데 도움을 주는 심리 치유서들이 인기를 끌었다.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서울편’이 출간되어 주목을 받았고, 러시아혁명 100주년을 맞아 관련 도서들이 다양하게 출간됐다. 인공지능 관련 책을 포함한 대중 과학 교양서가 인기를 끌었고, 인기 영화와 드라마의 대본집이 유독 많이 출간된 해였다. 

<사회/정치> 국가, 대통령, 페미니즘 관련 도서 관심 급증 

대통령 탄핵 직후 정의로운 국가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은 ‘국가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 등의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대선 전후로 후보자의 책들이 인기를 끌었으며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특별판으로 재출간된 ‘문재인의 운명’에 독자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대통령과 관련된 모든 도서의 판매가 급증했고 특히 세계적인 시사주간지 ‘타임’ 아시아판에 문재인 대통령이 커버스토리로 실리면서 큰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표지의 ‘타임’ 아시아판은 역대 가장 빠른 판매량을 기록, 단 2주만에 올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등극했다. 

정권이 교체되면서 잘못된 사회를 바로 잡고자 하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광주 5월 민중항쟁의 기록을 담은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는 32년만에 전면개정판으로 출간됐고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쫓는 ‘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와 MBC 해직기자 이용마의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다. 또한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로 유명세를 얻은 아디치에의 신작 ‘엄마는 페미니스트’가 출간됐고, 페미니즘 작가 레베카 솔닛이 방한하는 등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 해였다. 

<경제경영/자기계발> ‘말(言)’, ‘영어공부’ 관련 자기계발서 열풍 

‘클라우스 슈밥의 제4차 산업혁명’으로 촉발된 ‘4차 산업 혁명’ 이슈가 경제, 정치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기술/문화/교육/직업 분야에서 다양한 관련서가 출간되었다. 한편 작년에도 화제를 모았던 ‘명견만리’ 시리즈는 신간 출간 및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 도서로 화제에 올라 올해에도 장기간 베스트셀러 1위를 지켰으며 2년 연속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경제경영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자기계발 분야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자존감 수업’이 변함없는 사랑을 받은 가운데 특히 ‘말’과 ‘영어공부’ 관련 도서가 화제를 모았다. ‘말의 품격’, ‘모든 관계는 말투에서 시작된다’와 같이 내면을 갖추고 원활한 관계를 위해 말 잘 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이 큰 인기를 끌었고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 ‘완벽한 공부법’ 등 영어공부와 관련된 자기계발서 열기가 유독 뜨거웠다. 

<유아동/청소년> 한국사 학습만화 강세 속 그림책 출간 활발 

올해도 학습만화의 인기는 여전했다. 인기 강사 설민석의 ‘한국사 대모험’이 출간되면서 어린이 한국사 학습만화 시장이 새롭게 바뀌었다. 게임 만화 ‘스페셜솔져’와 ‘좀비고등학교 코믹스’는 출간 즉시 베스트순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지식 사전류가 인기를 끌었는데 tvN 예능 프로그램 ‘알쓸신잡’ 출연자 정재승 교수의 추천을 받은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가 다시금 주목 받았고 세계 문화를 한 눈에 들여다볼 수 있는 다양한 지도책이 출간되었다. 마음을 표현하는 80개의 단어를 담은 ‘아홉 살 마음 사전’은 아이와 어른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또한 2017년은 한국 그림책 작가들의 활동이 활발한 한 해였다. 안녕달, 백희나, 이수지, 최숙희 작가의 신작들이 연이어 출간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또한 한글 학습에 대한 엄마들의 관심에 힘입어 ‘기적의 한글학습’, ‘받침 없는 동화의 한글 동화’ 시리즈들도 꾸준히 사랑 받았다. 

<가정/실용> 육아 관련 도서 인기…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개인의 취미활동 관련서 인기 

전통적인 육아서와 더불어 엄마의 잘못된 교육방식에 대해 반성하는 ‘엄마 반성문’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혼자 사는 사람을 위한 요리 레시피, 집 수리법, 인테리어 활용법 등에 관한 신간이 다수 출간되었으며, ‘스미 홈트’, ‘다리 일자 벌리기’ 등 짧은 시간에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와 운동법을 소개한 책들이 인기를 끌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효리네 민박’의 방영으로 ‘제주’가 새삼스런 관심을 받았다. 유독 황금 연휴가 많았던 해라 해외 여행 도서 판매가 급증했다. IT/모바일 분야는 ‘인공지능’과 ‘파이썬’ 관련 도서 판매가 절대적이었다. 

<수험서/자격증> 경찰, 소방 공무원 채용 확대 정책에 수험서 시장 지속적 성장세 

최근 몇 년간 급속하게 성장해온 공무원 수험서 시장이 정부의 청년 일자리 창출 및 공공서비스 강화 기조 덕분에 올해도 꾸준히 성장했다. 특히 경찰, 소방 공무원을 준비하는 응시생이 늘어나며 해당 분야 수험서의 판매가 전년대비 증가했다. 공무원 채용과 더불어 공사공단 및 일반 기업의 채용 규모도 늘어나며 NCS를 필두로 인적성, 면접, 상식 대비 교재가 채용 기간 내내 베스트 상위를 차지한 가운데, 자격증 분야에서는 취업 시 가산점이 주어지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의 판매가 가장 두드러졌다. 

<국어/외국어> ‘쉬운 영어공부법’ 관련 학습 도서 열풍 

‘영어책 한 권 외워봤니?’에 소개된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이 쉬운 영어 학습 도서 열풍을 몰고 왔다. 쉬운 영어 말하기 도서 시장의 연장선상에서 여행 외국어의 판매 증가도 두드러졌다. 여행 영어뿐만 아니라, 여행 일본어, 여행 중국어 도서의 출간과 판매도 활발했다. 

<만화/라이트노벨> 영화 애니메이션 인기 관련 도서까지 이어져 

2017년은 ‘너의 이름은’으로 시작된 한 해였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사랑이 만화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 신카이 마코토의 ‘언어의 정원’, ‘초속 5센티미터’ 등 라이트노벨 작품과 만화 분야 전반이 사랑 받았다. 마블 시리즈는 휴 잭맨의 마지막 울버린이었던 ‘울버린: 올드먼 로건’, 스파이더맨의 첫 마블 투입이 확정된 ‘스파이더맨 세트’ 등이 영화개봉과 맞춰 큰 인기를 끌었다. 

전자책 분야별 판매권수 점유율 

전자책 1위 분야 장르문학 50.8%로 작년 대비 감소… 만화 및 문학 분야 성장 돋보여 

분야별 판매권수 점유율은 장르문학이 전년 대비 5.4%p 하락했지만 50.8%로 과반 이상 차지하며 여전히 점유율 1위를 지켰다. 만화 분야가 그 뒤를 이어 2.6%p 상승한 22.3%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2위를 차지했다. 한편 문학 분야는 2.0%p 상승하며 10%대에 진입하는 성장세를 보였다. 

전자책 성연령별 판매권수 점유율 

전자책 독자, 여성이 75.6%로 전년비 4.9%p 증가하며 압도적 우세 유지 

전자책 구매자의 성연령대별 판매권수 점유율을 살펴보면 전체 여성의 비중이 75.6%로 전년보다 4.9%p 늘어나며 24.4%의 남성과 더욱 격차가 벌어졌다. 연령대로는 30대가 35.7%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전자책 종합 베스트셀러 동향 

국내외 문학 분야 전자책 순위 다수 차지 

2017년 전자책 베스트셀러 1위는 지난해에 이어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의 ‘폭넓은 생각을 위한 역사 속 말빨 사전 101’이 자리를 지켰다. 올해 전자책 순위에는 국내외 소설들이 다수 눈에 띈다. ‘82년생 김지영’, ‘살인자의 기억법’, ‘오직 두 사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 종이책으로 사랑을 받은 문학들이 전차책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모바일 성연령별 판매권수 점유율 

2017년 모바일웹과 앱을 이용한 성연령별 판매권수 점유율을 살펴보면, 40대가 전년대비 1.7%p 상승한 41.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특히 40대 여성이 31.5%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기록했고 30대 여성(23.5%), 40대 남성(10.4%)가 그 뒤를 이었다. 

모바일 분야별 판매권수 점유율 

분야별 판매권수 점유율에서는 14.7%로 중고등학습서가 전년대비 0.1%p 증가하며 1위를 지켰다. 어린이 분야와 초등학습서는 각각 8.9%와 8.3%로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잡지 분야가 0.5%p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으며 가정 살림 분야는 0.8%p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모바일 베스트셀러 100위권 분야별 분포도 

모바일 베스트셀러 100위 내의 도서 분야로는 국내문학이 21권으로 지난해에 이어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자기계발과 해외문학 분야는 각각 2위, 3위를 차지했다. 가정 살림과 예술 분야 도서는 종합 순위 대비 2권이 더 많았고 국어 외국어 사전 분야는 종합 순위 대비 4권이 더 적었다.

한정복 기자  gn33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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