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야기

경포에 철조망이 걷히고...

세상을 널리 이롭게하라 2010. 9. 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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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 내려오게 되면 가끔 새벽에 경포대에서 야식으로 라면을 사먹는다. 이왕 먹을 야식이라면 경포 바닷가도 구경하기 위해서다. 최근 경포에 변화가 생겼다. 경포바다와 우리를 가로막고 있던 시커먼 흉물이 걷혔다. 시원한 바닷가로 나가기 전에 항상 우리를 위협했던 철조망이 걷힌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가 다가 올 수록 우리도 모르게 우리 내부를 갈라놓고 있던 전쟁과 반목의 상징들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바닷가의 철조망뿐이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 깊은 곳에 자리잡고 있는 분단의 상처들이 통일의 희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었다. 북미관계도 급진전되고 있으며 북핵 불능화 문제도 급진전 되고 있다. 남북이 전쟁을 끝내고 평화체제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남북이 하나의 경제공동체로 민족의 공동번영을 위해 상생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래서, 철조망이 걷히고 더욱 아름다워진 경포가 강릉의 관광자원으로써 강릉 발전의 전략적 자원으로 변화하길 기대한다. 그동안 군사적, 환경적 이유 등으로 오랫동안 개발제한에 갇혀 온 것이 사실이다. 바다, 호수, 솔밭, 문화재 등 수많은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음에도 효과적으로 개발되지 못한 억울함이 있다. 그러나, 경포 문제가 단지 개발제한에 묶였다는 단순한 이유로 설명하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경포도립공원의 개발에 대한 논의는 무성했지만, 그 논의만큼 획기적으로 변화한 것은 거의 없다. 경포에 가면 도로를 달리는 마차, 자전거, 조금 리모델링한 경포나이트클럽, 숫자만 늘어난 숙박시설, 낡은 콘도 등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다. 추억은 변화하는 속에 값진 것인데경포를 추억하기엔 너무 변화한 것이 없다.


경포의 개발은 누구나 동의하듯이 환경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경포는 바다, 호수, 솔밭, 문화재가 어우러진 대한민국 아니 세계 제일의 관광 조건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자연환경을 최대한 보존하고 강릉을 대한민국과 세계 제일의 관광지로 변모시킬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개발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국회에 ‘연안개발특별법’이 국회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다. 오랫동안 군사적 환경적 이유로 개발제한에 묶여 지역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려 만들어진 법이다. 그러나, 많은 시민단체가 이 법의 통과를 반대하고 있다.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 중심적 법이라는 주장이다.


환경과 개발은 상호모순되지만 달리보면 상호공존하는 것이다. 자연과 문명은 인간을 위해 끊임없이 개발되어 왔고, 그것은 필수불가결한 현상이다. 무조건적인 환경론자와 개발론자를 경계해야 한다. 아마도 경포개발을 둘러싸고 예상되는 가장 큰 문제는 ‘개발’과 ‘환경’을 둘러싼 논쟁일 것이다. 소모적 논쟁으로 치닫는 것을 미리 막고 강릉 구성원들의 충분한 합의과정을 통해 천혜의 자원을 보존하는 동시에 강릉발전에 중요한 전략적 자원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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