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신당 핵심지지층은 ‘무당층'
- 탈당과 결단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정대웅 기자> photo@ilyoseoul.co.kr
안철수 의원이 탈당한 이후 여론의 풍향을 알아보기 위한 다양한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있다. 흔히들 야당이 분열되었으니 차기 총선에서 여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단순히 말한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우선, 각각의 여론조사 결과도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안철수 탈당 이후 총선까지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고 있어 꼭 그렇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최근 <CBS노컷뉴스와 조원씨앤아이>, <머니투데이와 리얼미터>가 12월 14일, 15일 양일 동안 조사한 결과를 분석하면 안철수 탈당이 어떤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또한 안철수가 향후 어떤 전략적 지향을 가져야 하는지 살펴 볼 수 있다.
먼저, <CBS노컷뉴스와 조원씨앤아이>의 여론조사를 보면, 안철수 탈당에 대한 평가에 대해 전반적으로 잘했다는 평가가 높게 나왔다. 잘했다가 58.7%, 잘못했다가 30.2%이다. 여당 지지층과 무당층은 잘했다는 평가가 훨씬 높았으나, 반면 새정치연합 지지층은 잘못했다는 평가가 61.2%로 상대적으로 더 높게 나왔다.
여당 지지층의 잘했다는 평가는 안철수의 탈당과 함께 야권이 분열되고 있다는 상황을 부추기는 응답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야당 지지층은 일단 안철수가 당을 버리고 나갔으니 부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왔을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지점은 야권의 정치적 기반이라 할 수 있는 비새누리당 지지층 즉 새누리당 지지층을 제외한 야당과 무당층에서 안철수의 탈당을 잘했다고 평가한 점이다. 특히 지역적으로 야권의 지지 기반인 호남권에서 잘했다가 69.3%로 훨씬 더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다음은 <머니투데이와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에 대한 조사결과다. 조사결과를 보면 내년 총선 지지 정당후보로 새누리 37.6%, 새정치 25.2%, 안철수 신당 16.7%로 나왔으며, 리얼미터의 12월 2주차 정당지지도 주간집계와 비교하면 새누리당은 42.3%에서 4.7%p, 새정치연합은 26.8%에서 1.6%p, 무당층은 22.2%에서 13.0%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도 안철수 신당의 핵심 지지층은 무당층이며 그 다음으로 여당 지지층, 야당 지지층 순으로 나타났다. 역시 주목할 점은 안철수 신당이 무당층을 결집시키고, 여야의 지지층을 끌어오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조금만 더 끌어 온다면 야권분열이 아니라 제3당으로 자리 잡으며, 차기 총선에서 3자구도를 형성하며 여야를 함께 위협할 수 있다.
또한, 안철수 신당이 여권 지지층을 끌어오면서 여권 37.6%, 야권 49.4%로 야권이 11.8%P 우세한 정치지형이 만들어졌다. 일단 당장은 야권분열로 보이지만, 안철수 신당이 야당보다 무당파와 여당 지지층을 더 많이 끌어오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실제로 안철수 신당이 향후 정치지형에 어떠한 변화와 영향을 줄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결국 두 조사의 결과를 종합하면, 안철수는 여야보다는 무당파를 핵심 공략층으로 하면서 여당과 야당의 중도층을 동시에 흡수하는 양동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여당 지지층에선 중도 보수층을 겨냥해야 하고, 야당 지지층에선 중도층과 함께 호남권을 겨냥하는 투 트랙 전략이 요청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안철수 신당의 초반 승부처는 무당파, 여당과 야당의 중도층, 지역으론 호남권에 달려 있다. 따라서, 각각의 부분 전략을 세우고, 그 부분 전략들을 하나로 묶어세울 수 있는 대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만약 안철수 신당이 자칫 정확한 방향타를 잃는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실패에 빠질 수 있다.
우선, 무당파는 충성도가 낮고, 여야의 중도충은 안철수 신당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는 이상 쉽사리 이동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전략이 잘못되면 무당파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질 수 있고, 중도 보수-진보층은 여야와의 주도권 싸움에서 패할 경우 쉽게 자기 자리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안철수 신당은 초반에 흔들지 않는 견고한 전략을 세워 밀고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첫째, 무당파는 어떻게 결집시키고 더 확장할 것인가? 무당파의 결집은 무엇보다 조직을 확고하게 세워야 한다. 무당파는 안철수가 언제든지 후퇴할 수 있다는 의심이 생기면 결집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야 한다. 신당의 좌표는 여와 야,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합리적 노선이 되어야 하고, 조직은 최대한 유연하고 개방적인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 특히 경험 많은 기성 정당의 실력자를 스카웃 하는 데 두려움을 가져선 안된다. 신당창당의 성공여부는 그들의 노하우와 새로운 비전이 합쳐질 때 가능하다.
둘째, 여당과 야당의 중도층은 어떻게 끌어당길 것인가? 우선 순위를 정한다면 지금은 여당의 중도층을 먼저 당겨야 한다. 탈당에 대한 태도나 정당지지도에서도 나왔듯이 여당의 중도층이 안철수를 가장 많이 지지하고 있다. 야당도 분열되었지만 여당도 공천을 앞두고 이합집산이 가능하다.
여당 내부의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정치인을 신당으로 데려와야 한다. 보다 유연하게 인재를 모집해야 한다. 다음은 야당의 중도층인데 야당은 무리할 필요가 없다. 문재인이 당을 잘 수습하면 당분간 야당 중도층은 끌어오기 힘들다. 하지만 문재인이 당 수습에 실패하면 야당의 중도층은 안철수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초반에는 여당의 중도층을 겨냥하고, 야당의 중도층은 냉각기가 필요하다. 다만 문재인과의 혁신 경쟁엔 고삐를 늦추면 안된다.
마지막으로 호남권의 우위를 어떻게 굳히며 확장할 것인가? 호남은 현재 매우 복잡하다. 이미 천정배 신당 등 야당을 탈당한 인사들이 정계개편을 시도하고 있다. 호남은 야당 내부에서도 문재인 체제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곳이다. 따라서, 안철수는 호남권에서 문재인과 정면승부를 해야 한다. 여기서 밀리면 야권 재편의 주도권을 잃는다.
안철수가 호남권에서 문재인에게 승리하기 위해선 여러 가지 변수가 있다. 우선 호남 정치인과의 관계인데, 어떤 정치인과 협력관계를 형성하는가가 승부를 가른다. 호남에서 제2의 안풍을 시도해야 한다. 안철수에게서 지금 호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안철수에게 호남의 정치적 지형과 조건은 나쁘지 않다. 호남은 안철수 신당 성공의 요충지가 될 것이다. 안철수의 탈당과 결단이 또 한번의 해프닝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를 한 단계 성숙시키는 계기와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 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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