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일의 펀치펀치] 20대 총선전망-서울편


- 18, 19대는 ‘정권심판론’이 변수로 작용- 20대 총선은 ‘미래 권력의 경쟁’




20대 총선이 6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다양한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이 총선 예상 후보 및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앞으로 각종 분석들을 평가해서 17개 광역별로 총선 전망을 연재할 계획이다. 이번주는 총선 승부의 분수령인 서울을 전망해 본다.


우선 지난 19대 총선은 이명박 정부 임기 말에 치러진 선거로써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선거구도를 지배했다. 민간인 불법 사찰, 4대강 사업, 중앙선관위 디도스 공격, 내곡동 사저 매입 등 비리와 의혹이 누적되면서 여당의 패배가 예상되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달랐다. 새누리당은 152석의 과반을 얻어 완승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을 얻는 데 그쳤다. 통합진보당 13석, 자유선진당 5석, 무소속이 3석을 얻었다. 야권은 차려 논 밥상을 걷어찼다.

야당은 선거 초반 공천잡음으로 시작해서 김용민의 막말사태에 이르기까지 국민의 마음에서 점점 멀어져갔다. 반면, 여당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몸부림을 쳤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전원이 사퇴했고, 비상 대권은 박근혜에게 넘어갔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전면 쇄신에 돌입했다. 박근혜 비대위는 새로운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고, 정책은 서민 중심으로 좌클릭했다. 당의 로고와 색깔은 빨간색으로 바꾸었다. 결국 박근혜 비대위는 다 쓰러져 가던 한나라당을 새누리당으로 완전히 변신시켰다. 결국 박근혜는 19대 총선에서 승리했고 2012년 대권까지 움켜쥐었다.

하지만 서울은 전체 선거와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총 48개 지역에서 야권이 32곳에서 승리했고, 여권은 16곳에 승리하는 데 그쳤다. 여당의 입장에선 서울 16석은 역대 최악의 선거결과였다. 서울은 전체 선거와는 다르게 ‘이명박 정부 심판론’이 살아있었다. 지난 18대 총선도 서울은 ‘노무현 정부 심판론’이 강력하게 작용했다. 여당은 무려 40곳에서 승리했고 야당은 8석을 얻는 데 그쳤다. 결론적으로 18대, 19대 총선 모두 서울은 ‘정권심판론’이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그렇다면 이번 20대 서울 총선 구도도 ‘정권심판론’이 먹힐까? 20대 서울 총선은 18대나 19대 총선처럼 정권교체 직후나 임기 말에 치러지는 선거가 아니다. 이번 총선은 박근혜 정부의 임기 한 가운데에서 치루어져 중간평가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20대 총선은 여야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승리하는 선거 결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다. 국민은 ‘정권심판론’보다는 균형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40%대의 안정적인 국정 지지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20대 서울 총선은 ‘정권 심판론’보다는 ‘미래 권력 간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박근혜 정부 심판보다는 미래 권력에 대한 가능성 여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대표, 국민의당은 안철수 위원장이 미래권력에 대해 어떠한 청사진을 보여주는가에 따라 유권자의 표심이 움직일 것이다.

왜냐하면 보통 유권자의 선택은 과거 회귀적이거나 미래 지향적이다. 따라서 박근혜정부 3년동안에 대한 과거 평가에선 모두가 상대를 압도하기 힘들다. 하지만 미래 권력에 대한 문제로 넘어가면 상황은 조금 달라진다. 박근혜 정부는 이미 지는 해이고 김무성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 안철수 위원장은 미래 권력을 향해 뜨는 해이다. 이들은 총선 과정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인물, 비전, 조직을 보여주게 될 것이고, 그 결과는 바로 정치 지도자로서 리더십과 능력을 평가 받게 된다. 그 평가가 유권자의 선택을 바꿀 것이다.

결국, 20대 서울 총선은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간의 삼국지가 될 것이다. 누가 천하를 통일할 역량을 갖고 있는지 시험대가 된다. 세 사람에게 이번 승부는 향후 2017년 대권 경쟁이다. 유권자도 그 가능성에 표를 던질 것이다. 대한민국 총선에서 서울은 항상 승부의 분수령이다. 또한 서울은 선거의 이슈와 구도를 이끌어 간다. 따라서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의 서울 삼국지는 미래 권력의 향방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한국갤럽의 지난주 주간 조사에서 서울 지역을 살펴 보면, △박근혜 대통령 직무평가에서 ‘잘하고 있다. 34%’, ‘잘못하고 있다. 54%’로 전국 평균보다 잘못하고 있다가 5%P나 더 높게 나왔다. △다음 정당 지지도는 ‘새누리당 35%’, ‘더불어민주당 16%’, ‘국민의당(가칭) 13%’로 나타나 선거의 기본적인 환경인 국정 지지도나 정당 지지도 면에서 여권이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정 지지도 측면에선 야권이 다소 우세하나 정당 지지도 측면에서 여권이 확연한 우세를 보이고 있어 유리한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지난 대선 결과를 보면 서울은 5% 이내에서 경쟁한 지역이 20곳에 가까우며 이 20곳은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 정치 1번지 종로는 서울의 전체 판도를 알 수 있는 곳이다. 현재 새누리당은 박진과 오세훈이 치열한 공천 경쟁 중에 있으며, 더민주는 정세균이 준비하고 있다. 종로가 서울 최대의 격전지가 될 것이다.

사실 서울은 지난 대선에서 서초, 강남과 같은 전통적인 여당 지역을 제외하면 모두가 10% 이내에서 박빙 승부를 치렀다. 따라서 서울 지역은 특수한 지역을 제외하면 모두가 초경합 지역이다. 그래서 18대, 19대 총선에서도 서울은 여야가 ‘정권 심판론’이 부는 방향에 따라 승리를 주고 받았다. 이번에는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세 사람 간의 ‘미래권력 경쟁’에서 이기는자가 그 승리를 가져갈 것이다.

하지만 이번 서울 총선에선 새로운 최대 변수가 생겼다. 바로 ‘一與多野(일여다야)’의 선거구도다. 앞서 말했듯이 서울은 10% 이내 초경합 지역이 대부분인데 야권 후보가 둘 셋씩 나온다면 산술적으론 여당의 필승이다. 야권의 입장에선 서울 선거에 빨간불이 켜졌다. 문재인, 안철수 두 지도자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는가에 따라 운명이 갈릴 예정이다. 두 지도자의 선택에 따라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야권의 승부처다.

상대적으로 김무성은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그러나 안도할 상황은 아니다. 그 역시 끊이지 않는 친박-비박 간의 세력 다툼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것은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다. 김무성은 청와대와 친박을 견제하면서도 자신의 세력을 확장해야 하고, 총선 승리를 위해선 새로운 인물도 등용하는 이중, 삼중의 압박을 받고 있다. 결국 이번 총선은 김무성, 문재인, 안철수 세 지도자가 무엇을 선택하는가에 따라 승부와 운명이 갈릴 것이다. 


<홍준일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경희대학교 일반대 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