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이야기

무엇으로 먹고 살것인가, 기업유치와 일자리 창출

세널이 2010. 9. 1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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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에서 제일 자주 듣는 얘기가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라는 막막한 말이다. 강릉의 대부분 인구가 공무원과 관광서비스업에 종사한다고 한다. 그런데 관광서비스업마져도 위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강릉에서 기업유치와 일자리창출은 사활의 문제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기로에 놓인 것이다. 강릉시는 관광과 첨단산업을 주요한 발전전략으로 세워 놓고 있다. 그래서, 강릉시의 핵심사업 두가지가 경포도립공원의 재개발과 과학산업단지 조성사업이다. 경포의 개발을 통해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키고, 과학산업단지에 각종 첨단산업을 유치하여 3년 이내에 1000여명의 고용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경포 문제를 살펴보자. 아마도 강릉시민이면 누구나 알듯이 경포 개발을 통해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수십 년 간 들어 온 흘러간 유행가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왜, 투자해서 강릉의 관광산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지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막연한 기대와 행정적 서류에 나오는 구호로는 해결될 수 없다.


보다 공격적이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경영마인드가 필요하다. 그 어떤 지역보다 천혜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면 왜 국내 대기업이나 세계 자본이 투자되지 않는가? 문제를 진단해야 한다.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경포에 자본이 투자되지 않는 이유를 밝혀내고 강릉시는 그 걸림돌을 제거해야 한다. 마냥 국가와 정부에 기대어 무엇인가 하늘에서 떨어지기를 기대해서는 자본주의 경쟁 시장에서 생존할 수 없다.


이제는 지자체도 무한경쟁의 시대이다. 정부만을 의존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세계시장에서 그 어떤 도시와도 경쟁해서 이겨낼 수 있는 공격적인 경영전략과 시장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보다 시장의 관점에서 ‘경포라는 자원’에 대해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은 과학산업단지 문제이다. 과학산업단지 조성과 분양사업은 강릉시의 새로운 발전전략에 입각한 계획이다. 강릉의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도 기업과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산업을 선택한 것이다. 강릉의 미래를 생각할 때 훌륭한 선택이다.


그런데, 분양 실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 원칙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갖게된다. 마치 원하는 어떠한 기업이든 무한정의 인센티브를 제공해서라도 기업의 숫자를 채우려는 성과 중심적인 행정이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강릉의 입지조건이 춘천이나 원주에 비해 교통이 좋지 않고, 물류비용이 많아 기업들이 꺼린다면 교통과 물류비용을 해결해야지 임시방편으로 아무 기업이나 유치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다. 교통과 물류비용을 당분 간 강릉시가 부담하더라도, 우수한 첨단기업의 유치를 통해 정부의 SOC투자를 유인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언제인가 강릉시의 국비지원현황을 챙기기 위해 각 부처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부처 재정담당관이 하는 말이 “강릉시의 국비지원계획을 보면 평창올림픽 유치 결과가 나오기 전이나 실패한 이후의 계획이 변하지 않고 똑같다”는 말을 들었다. 부연하면, SOC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확고한 동인이 필요한데, 강릉시는 평창올림픽이란 동인이 사라진 이후에도 똑같은 주장을 반복한다는 말이다. 즉, 변화한 조건에 맞는 새로운 동인이 발굴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국가가 전략적으로 선택할 수 도 있지만, 지자체가 우선 그 동인을 제공해야 한다. 과거 독재정권 시절에야 정권이 전략적으로 선택하면 문제를 제기하든 않든 권력에 힘에 의해 추진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민주화된 정부에서는 지자체 간에도 무한경쟁체제에 들어섰고 정부와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분명한 발전전략과 동력을 발굴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러한 거시적 성장전략도 중요하지만 양질의 중소기업을 활성화하고, 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사회서비스 관련 일자리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 전략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활성화는 고숙련-고생산성-좋은 근로조건의 선순환 구조를 갖추는 혁신형 중소기업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중소기업은 우리나라 전체고용의 87%를 차지하고 있는 중요한 일자리의 원천으로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한다.


서비스산업 역시 지식기반 서비스, 문화, 교육, 의료 등 유망서비스 업종과 디지털방송, 모바일서비스 등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높은 업종을 집중 발굴 육성하는 한편 관광이나 교육 분야는 고급화, 다양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사회서비스 분야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보고이다. 저출산, 고령화의 진전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 수요의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증대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요구한다. 공공, 사회서비스 분야의 확대와 비경제활동상태에 있는 여성, 청년, 고령자 등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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