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위기설보다 더 근원적인 진단과 처방이 필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대선과 지선을 연거푸 패배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8개월 동안 낮은 성적표를 보인 상황에서도 그 반사효과는 없었고, 제일 야당으로서 민주당의 존재감은 미약하기 짝이 없다. 결국 2024년 총선을 1년 남짓 남긴 상황에서 민주당을 둘러싼 위기론이 모락 모락 피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은 완만하게 상승했고, 민주당을 둘러싼 위기론은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민주당 위기론은 이제 시작이지만 그 정확한 원인과 처방이 없다면 그 위기론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이 징후가 얼마나 더 심화될 것인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는 올 봄 3월 정도가 그 위기의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민주당 위기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민주당은 박근혜 탄핵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선, 2020년 총선 등 3번의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중앙정부, 지방정부, 국회 권력 모두를 싹쓸이 했다. 민주당은 20년 집권론을 말할 정도로 막강한 세력을 형성했다. 하지만 2022년 대선에서 석패했고, 그 패배에 대한 정확히 진단을 하기도 전에 6월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했다. 하지만 두 번의 패배 에도 냉정한 평가는 이루어지지 않았고, 그동안의 관성 그대로 지도부는 사퇴했고, 이재명 지도체제가 들어섰다.
흔히 지금 민주당 위기를 말할 때 첫 번째로 꼽는 것은 이재명 대표의 위기설이다.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에 의해 희생된다면 그 모든 리스크가 민주당으로 확장될 것이며, 그 결과는 2024년 총선 패배로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그 반대의 가설도 가능하다 이재명 대표가 정치보복을 극복한다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2024년 총선에서 이재명 대표는 가장 선명한 야당으로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선거를 주도하며 총선 승리를 만들 수 있다. 결국 이재명 대표에 대한 위기설은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하며, 민주당은 전 당력을 동원하여 윤석열 정권과 싸울 것으로 전망된다.
정작 민주당의 위기는 다른 곳에 있다. 왜 윤석열 정권이 태어났고, 달리 말하면 민주당은 왜 재집권에 실패했는가? 또한 윤석열 정권 8개월 동안 계속된 실정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존재감은 왜 미약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가? 궁극적인 이 질문에 위기의 본질이 있다.
첫째, 촛불 혁명과 박근혜 탄핵 이후 변화하고 있는 시대정신, 시대요구에 민주당이 답변하지 못하고 있다. 한마디로 정당이 변화하는 시대정신과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민주당은 시대에 도태될 것인가? 아니면 변화할 수 있는가? 그 위기에 놓여있는 것이다. 진보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담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생명력을 잃는 것이다. 이것이 민주당 위기 본질로 보인다.
둘째, 민주당이 대다수 권력을 장악했지만, 그 권력이 시대변화와 새로운 사회 관계 형성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민주당이 중앙정부, 국회, 지방정부 등 모든 권력을 장악했지만 그 권력이 사회 세력과 연대, 연합하지 못하고 민주당 만의 기득권화된 독점세력으로 되고 말았다. 결국 이것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새로운 연대와 연합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이것이 위기의 본질이다.
셋째, 정당의 궁극적인 목표는 집권이며, 그 집권은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 구체적인 해결과 과감한 실천으로 나타나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과잉된 정치와 세력 투쟁에 역량을 과소비했다. 역시 이재명 체제 6개월도 정치보복에 대한 투쟁으로, 이태원 참사나 민생파탄에 대해 다수당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역시 민주당을 국민으로부터 고립시키는 위기로 만들고 있다.
결론적으로 민주당 위기론은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위기설보다는 보다 근원적인 위기에 대해 진단과 처방이 필요해 보인다. 다시 말해 이재명 체제가 윤석열 정권의 정치보복에 대하여 일산분란하게 투쟁하면서도, 한편으론 당의 전략과 정책 역량이 더 극대화될 필요성이 있다. 그 많은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만 쳐다보며, 당의 운명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정신과 요구, 그리고 다양한 세력과의 연대와 연합,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현안을 둘러싸고 뛰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의 위기를 돌파하는 첫 출발이 될 것이다.
저작권자 © 강릉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정복 기자 gn3369@naver.com
출처 강릉뉴스 http://www.gangneung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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