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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지방선거특집] 서울시장 선거지형 및 후보 구도 분석 및 전망 본문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구도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흥미로운 지점은, 겉으로 보이는 판도와 그 안을 들여다본 결과가 다르다는 점이다. 다자구도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여전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1강 구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 양자대결과 정당 지지도, 진영별 후보 경쟁력을 함께 보면, “서울은 보수의 텃밭”이라는 오래된 상식과는 다른 흐름이 감지된다. 표면의 숫자를 걷어내면, 서울 민심의 방향은 이미 상당 부분 바뀌어 있다는 것이 핵심 메시지다.
첫 번째 포인트는, 오세훈 시장의 우위가 ‘구조적 우위’라기보다 ‘현직 프리미엄과 인지도’에 기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여론조사들을 종합하면, 다자 구도에서는 오 시장이 여러 후보들 가운데 선두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이 수치는 보수층과 국민의힘 핵심 지지층에서의 강한 결집, 그리고 장기간 서울시장으로 쌓은 이름값이 결합된 결과에 가깝다. 정당 지형과 세대·지역별 세부 흐름까지 확대해서 보면, 서울 전체 민심이 일방적으로 보수 진영에 유리하게 고정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
두 번째 포인트는, 가상 양자대결에서 드러난 “잠재적 교체 가능성”이다. 일부 조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나 김민석 국무총리 같은 여권 인사가 오세훈 시장을 앞서는 결과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서울의 중추 생활권인 동북권·서북권에서 여권 후보들이 우위를 보이고, 40·50대와 중도층 일부가 여권 쪽으로 기울어 있는 정황이 읽힌다. 이는 다자구도에선 오세훈 시장이 앞서지만, 일대일 구도로 좁혀질 경우 판세가 전혀 다른 그림으로 바뀔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서울시장 선거의 본질은 “오세훈의 독주냐, 여권 단일후보의 역전이냐”라는 구조로 옮겨가고 있다.
세 번째 포인트는 정당 지지도다. 최근 서울 지역 정당 지지 흐름을 보면,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안정적으로 앞서는 양상이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문제는 이 정당 지지도 우위가 아직 후보 경쟁력과 완전히 접속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권 지지층 내부에서는 “누가 서울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인가”를 두고 다양한 이름이 오르내린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성과와 행정 능력, 안정감을 앞세운 지방자치형 후보로 부상했고, 박주민 의원은 개혁 이미지와 투쟁력을 바탕으로 “오세훈을 상대로도 승산이 있다”는 메시지를 쌓고 있다. 김민석 총리는 오랜 정치 경험과 온건·중도 확장력을 갖춘 카드로 평가받고, 조국 대표는 강한 상징성과 결집력을 가진 인물로 여권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세 가지를 묶어 보면, 각 진영의 과제는 비교적 명확하다.
보수 진영의 최대 자산은 여전히 오세훈 시장 개인이다. 당내 경쟁자들을 상대로는 존재감과 신뢰도에서 앞서 있고, 서울시정을 여러 차례 맡으며 쌓은 행정 경험도 강점이다. 그러나 이 자산은 동시에 한계를 품고 있다. 장기 재임으로 인한 피로감, 각종 의혹과 사법 리스크, “이제는 다른 스타일의 리더십도 보고 싶다”는 정권 중반기의 정서가 언제든 변수가 될 수 있다. 만약 여론조사 흐름에서 오 시장의 우위가 서서히 약해지는 지점이 포착된다면, 국민의힘 내부에서 “새 얼굴 카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얻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의 과제는 더 복잡하다. 무엇보다 먼저, 서울에서의 정당 지지도 우위를 실제 승리 가능성으로 전환할 수 있는 ‘대표 선수’를 세워야 한다. 성동구에서 높은 구정 평가를 받는 정원오 구청장은 “능력 있는 행정가” 이미지를 장점으로 갖고 있지만, 아직 대중적 인지도에서는 국회의원급 정치인들에 비해 약하다. 박주민 의원은 이미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했고, 여러 조사에서 오세훈 시장과의 정면 승부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해 보였다. 다만 강한 개혁 이미지가 중도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위험도 있다. 김민석 총리는 폭넓은 정치 경험과 온건 이미지를 무기로 삼을 수 있으나, 총리직과 서울시장 도전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정치적 메시지가 달라진다. 조국 대표는 강렬한 상징성과 열성 지지층을 바탕으로 선거 지형 전체를 흔들 변수지만, 동시에 강한 호불호와 보수 진영의 역결집을 불러올 위험도 함께 안고 있다.
결국 승부는 “후보 단일화”와 “프레이밍”에 달려 있다. 지금처럼 여권 후보들이 여러 갈래로 분산된 상태에서는, 정당 지지도 우위를 갖고도 선거에서 패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여권이 경선과 단일화 과정을 통해 “서울을 누가 더 잘 바꿀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설득력 있게 답해내고, 생활정치·도시비전·행정능력을 중심으로 구도를 재편한다면, 서울시 교체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단순한 도덕성 공세나 진영 대결이 아니라, “서울 시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꿔 줄 정책 패키지와 도시 상상력”을 제시하는 일이다.
서울 민심의 축이 이미 “정권 심판”만이 아닌 “도시경쟁력과 생활정치”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한강 버스 정책 논란, 재개발·재건축의 방향, 토지 규제와 부동산 정책, 여론조사비 논란과 같은 사안들은 단순한 사건을 넘어 서울시 행정의 공정성과 일관성을 묻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여권이 이 지점을 잘 포착하면 “사법 리스크”를 둘러싼 공방을 넘어, “서울 시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이라는 큰 프레임을 주도할 수 있다. 반대로 이 지점을 놓친 채 진영 간 공방에만 머무른다면, 중도·무당층은 다시 한 번 “덜 피곤한 선택”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정리하자면, 서울시장 선거는 이미 숫자만의 게임이 아니다. 정당 구도에서는 여권이 우위에 서 있지만, 인물과 프레임, 단일화 과정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보수 진영은 “오세훈 체제 유지”와 “새 얼굴 발굴” 사이에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하고, 여권은 “누가 이길 수 있는 후보인지”를 수치와 서사를 동시에 동원해 증명해야 한다. 서울은 언제나 전국 정치의 바로미터였고, 내년 서울시장 선거는 이재명 정부 2기 국정 운영과 향후 개혁 과제, 여권 재편의 방향까지 가늠하게 될 시험대다. 지금 우리가 보는 여론조사는 그 시험지의 일부를 미리 보여주는 힌트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그 숫자 뒤에 숨은 구조와 변화를 읽어내고, 서울이라는 도시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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