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등 박완주 수석대변인>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40억여원을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로 박근혜 정부 ‘국정원장 3인방’ 중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구속됐고, 이병호 전 원장에 대해서도 검찰의 재소환이 이뤄졌다.
남재준 원장 시절 청와대 특수활동비 상납이 시작된 이후, 이병기 원장 시절 상납금은 두 배로 뛰었고, 이병호 전 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지시로 상납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국가안보에 쓰여야 할 국민의 혈세를 부정축재의 수단으로 전락시킨 국기문란 범죄자들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을 묻는 일은 촌각을 다퉈야 할 만큼의 위중한 사안이다.
국정원장 3인방과 청와대 문고리 3인방 조사에서 특수활동비 상납의 알파와 오메가가 박 전 대통령이었음이 확인된 만큼, 검찰은 박 전대통령에 대한 직접조사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이병기 전 원장은 검찰 조사에서 “자유한국당 최경환 의원에게 특수활동비 1억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제출했다. 당시 최경환 의원은 국가 예산을 책임지고 관리하는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수장을 둘러싼 ‘쌈짓돈 의혹’이 연일 증폭되고 있는 만큼, 검찰은 더욱 철저하고 기민한 수사에 나서야 할 것이다.
‘쌈짓돈 의혹’은 비단 최경환 의원뿐만이 아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2015년 5월 성완종 리스트 검찰 수사 당시, 2011년 한나라당 경선 기탁금 1억2000만원의 출처에 대해 “이전 변호사 활동 당시 모은 돈을 포함해 여당 원내대표 겸 국회 운영위원장에게 주는 특수활동비 중 남은 돈을 아내에게 줬고, 그 돈을 모아 비자금으로 만들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홍 대표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주말, 아내에게 준 돈은 특수활동비가 아닌 본인 급여라고 돌연 말을 바꾸면서 오히려 ‘도둑이 제발 저리 듯’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홍 대표의 일관성 없는 해명은 오히려 수사당국의 진상조사 필요성만 키우고 있을 뿐이다. 불법의혹을 받고 있는 당사자로서 상황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공당 대표의 해명을 국민이 과연 신뢰할 수 있을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검찰은 즉각 박근혜 전대통령과 최경환의원, 홍준표 대표의 특수활동비 횡령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에 전면적으로 나서야 한다. 국민의 혈세가 단1원이라도 허투루 낭비되는 일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권력자들의 쌈짓돈’으로 전락해버린 특수활동비 집행의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다.
한정복 기자 gn336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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