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대선 시계가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 그동안은 이낙연과 이재명이 엎치락 뒤치락하며 레이스를 이끌어 왔다. 윤석열의 등장으로 잠시 이낙연과 이재명의 구도가 도전 받았지만 거품이 서서히 빠지면서 다시 정상으로 돌와왔다. 한편, 문재인정부 4년 동안 야권 대선주자는 이렇다 할 힘을 못 쓰고 있다. 결국 민주당 대선 레이스가 차기 대선의 환경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5월이 왜 민주당 대선경쟁의 서막인가? 지금은 여야 모두가 4.7보궐선거에 명운을 걸고 싸우고 있다. 하지만 이 싸움이 끝나면 곧 보궐선거 성적표가 나오고 양당은 바로 당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에 돌입한다. 이 전당대회에서 뽑힌 당대표와 지도부는 차기 대선후보 선출을 관리 혹은 지휘하는 사령부가 된다. 그래서 정당은 대선 직전의 전당대회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민주당은 이낙연대표가 3월 초에 당 대표직을 그만두고, 4.7보궐선거가 끝나면 바로 전당대회 준비체제로 들어간다. 현재 거론되는 당대표 후보는 보통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3명이지만 이후 출마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이때의 전당대회는 대선후보와 짝짓기를 하거나, 대선후보의 대리인이 당 대표가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통 각 대선주자 간의 힘의 역관계가 팽팽하면 짝짓기가 이루어지고, 한 사람이 독주하고 있다면 1위 주자의 대리인이 대선후보의 후광을 얻고 당권을 쥐는 것이 상식이다. 2017년 대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는 사실상 추미애가 문재인의 대리인 역할을 하며 승리했다. 반면, 2012년 대선에선 이해찬과 김한길이 맞붙었고, 이해찬은 문재인과 김한길은 손학규 등 반문 주자와 짝짓기를 했다고 불 수 있다. 결과는 이해찬이 승리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5월 전당대회는 어떻게 진행될까? 변수가 두가지 있다. 첫째, 4.7보궐선거의 결과이다. 만약 민주당이 서울, 부산 2곳을 모두 진다면 민주당은 격랑 속으로 빠져들 것이다. 그러면 송영길, 우원식, 홍영표 구도는 깨지고 전면적인 쇄신과 함께 새로운 판이 형성될 것이다. 반면 민주당 1곳 이상 승리한다면 현재의 구도는 지속될 것이다. 그러면 이낙연, 이재명 등 각각의 대선후보와 짝짓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유력 후보가 굳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두관, 정세균, 임종석 등 새로운 주자들도 당권주자와 짝짓기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아직 민주당에서 가장 큰 세력인 흔히 친문 대선주자가 없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흔히 친문 대선주자가 없으니 필사적으로 당권주자를 세운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당집권론’이다. 차기 대선후보가 누가되더라도 당 중심의 후보이며 차기 정부도 당이 중심이 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민주당 5월 전당대회는 친문 당권을 세우는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
결국 민주당의 5월은 미래권력의 향방을 결정짓는 첫 샅바 싸움의 시작이며, 여기서의 승자가 대선경쟁의 첫 주도권을 쥘 것이 명백하다. 바햐흐로 대선의 계절이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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