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일 뭐해/살아온 이야기

전략기획통의 첫발을 내딛다.

세널리 2010. 7. 2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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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을 승리하고 나는 새천년민주당 기획조정국에서 일을 하게되었다. 처음으로 집권여당의 당직자로 중앙당의 당무를 기획조정하는 전략부서에서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처음에는 많은 두려움이 있었다. 오래된 당무경험을 갖고 있던 기존 당직자와 풋내기 당직자로써 당내에서 노무현후보의 정치적 철학과 비전을 확산하고 대선승리를 이끌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래서 누구보다 열심히 일했다. 다른 동료들이 퇴근한 후에도 나는 오랫동안 남아 보고서와 씨름했다. 당시 만들었던 보고서의 내용은 지금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 선배국장님의 지시에 따라 무엇인가 많은 보고서를 생산했지만 아마도 나의 생각보다는 자료를 정리하고 요약하는데 더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던 중 한번은 나의 보고서 당대표에게 전달되고, 청와대에까지 보고되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마도 대북정책과 관련된 보고였던 것 같다. 당시 보고서의 핵심내용은 국내보다는 김대중대통령의 국제적 능력을 활용하여 외국지도자나 언론을 통해 우리 대북정책의 정당성과 효과성을 간접적으로 지원받아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당시 국내 언론환경이나 정치환경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었고, 이를 전환하기 위해서는 명분과 정당성을 보다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한번은 한나라당의 공작정치에 관한 보고서가 정치일간지에 게재된 적이있다. 이런 것을 문건유출 사고라고 한다. 우리 내부에서 작성된 보고서가 언론에 유출되어 기사회되는 것이다. 나로 인해 유출된 것은 아니지만 선배국장 문건보안에 더 신경쓰라고 지시했고, 나는 내가 하고 있는 보고서 작업이 이제 대한민국의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 보다 신중하고 내실있는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노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는 현실 정치권에 들어가 처음으로 일한 분야가 전략기획분야였고 이러한 이유로 인해 향후 거의 모든 일들이 전략기획분야에 일이었고 선배동료들에게도 전략기획통을 인정받게 된다.


결국, 2002년 노무현대통령후보선거대책위원회에서도 이해찬기획본부장님과 함께 대선전략과 기획을 위한 일을 하게된다. 아마 당시 일중에 가장 기억남는 것은 정몽준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작업이었고, 그 과정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후일담은 지금도 즐겨 이야기하는 주제 중에 하나다. 많은 사랃들은 보도를 통해 그 일련의 과정과 결과만을 보았지만, 나는 그 과정에서 일어난 숨가뼜던 진행상황을 직접  지켜보았다. 지금도 기억하면 다시한번 그 때의 기적을 믿을 수 없다. 당시 노무현후보의 정치철학과 현실정치에 대한 빠른 판단력은 아마 누구도 따라잡을 수 없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아마도 노무현후보의 그 능력은 국민을 믿고 원칙과 상식을 지킨다는 단순한 원칙이지만, 아직도 우리 정치권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 정치인을 자주 볼 수 없다. 대부분은 얄팍한 꾀아 전략적 생각을 우선하여 국민의 생각을 져버리는 경우 비일비재하다.


나는 다시한번 생각한다. 정치는 국민을 믿고 원칙과 상식을 따르는 것이며, 이 원칙을 지키는 정치인은 국민과 함께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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