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선 경선이 마무리 되었다. 이재명이 50.29%로 겨우 과반을 넘겨 결선없이 본선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대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투표 결과는 무려 이낙연이 62.37%, 이재명 28.30%로 그 격차가 두배가 넘었다. 그동안의 모든 투표 흐름과 완전히 달랐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이기에 많은 이가 놀랐다. 한편 그 원인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대해 몇가지 추측이 있는데 첫째, 대장동 등 이재명과 관련된 부정적 여론이 증폭되었다. 둘째, 이낙연 측 지지자들은 결집했고 이재명 측 지지자들은 안일했다. 셋째, 국민의힘 등 보수층 관련 특정 조직이 참여하여 역선택을 만들었다. 넷째, 특정 종교집단이 조직적으로 참여했다. 모두 추측에 불과하다. 하지만 워낙 이외의 결과라 해석이 분분하다.
다수의 전문가가 해석을 내놓았지만 완벽하게 납득되지 않고 있다. 이재명캠프 안민석 단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역선택이든 특정 세력의 조직적 참여든 이 도깨비의 실체를 밝힐 수가 없다. 시간 낭비”라며 “실체를 밝히는 노력보다는 턱걸이로 과반을 넘긴 이재명에게 국민이 주는 ‘자만하지 말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인다면 이 도깨비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 말했다. 그렇지만 정말로 도깨비의 정체는 무엇이고, 그냥 사라질까?
우선, 대장동 등 이재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급상승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떨어진다. 왜냐하면 비슷한 시기에 나온 여론조사 결과에서 그 정도의 변화를 감지할 수 없다. 둘째, 이낙연 지지층이 결집했다는 주장도 그 격차를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왜냐하면 같은 시기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에선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셋째, 국민의힘과 보수층 조직이 역선택을 만들었다는 주장도 수용하기 어렵다. 그런 결과를 만들려면 사전에 고도의 전략적, 조직적, 물량적 준비가 필요한데 그런 정황도 발견되지 않았다. 또한 특정 종교집단이 참여했다는 주장 역시 이재명에 대한 강력한 분노와 그에 따른 조직적 행동이 동반되어야 하는데 그와 관련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럼 도깨비의 진정한 정체는 무엇일까? 도깨비의 정체를 알기 위해선 무엇보다 결과를 받아들이는 냉정한 태도가 필요하다. 시작부터 결과를 부정하면 해석이 어려워지기때문이다. 우선 출발은 위의 추측 모두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부정적 여론도 확산되었고, 이낙연캠프의 추격도 강화되었으며, 역선택도 일부 작용했고, 특정 집단의 조직적 참여도 있었을 수 있다. 이 모든 작용의 총합의 결과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주목할 것은 이 총합이 갖는 성격에 있다. 그 성격이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이재명에 대한 ‘강력한 비토세력’의 형성이다. 이재명에 대한 강력한 비토세력은 민주당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까지 당 내외부에 광범위하게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후 대선 승부에서 이재명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이재명은 자신의 강력한 지지층도 있지만, 상대적으로 강력한 비토층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따라서 2022년 대선에서 이재명의 승부처는 이 도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도깨비의 정체를 부정하면 부정할수록 이재명은 ‘위기’를 맞을 것이며, 도깨비의 정체를 인정하고 그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면‘기회’를 얻을 것이다. 결국 도깨비의 정체는‘이재명에 대한 강력한 비토층’이며, 이에 비토층에 대한 관리가 이재명의 숙제가 된 것이다. 항상 현상엔 본질이 있다. 이낙연이 얻은 62%라는 숫자보다 그 본질과 성격이 더 중요하다.
그 어느 때보다 2022년 대선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이재명은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었다. 국민의힘 후보도 곧 결정된다. 그 후보가 윤석열,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 중에 누가 되든 이재명은 야권 후보보다 도깨비와의 승부가 더 중요해 보인다. 제20대 대통령으로 누가 선택될지 운명의 시간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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