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야당 기득권과 싸울 새로운 사람과 세력이 필요
- 언제까지 ‘친노·비노’ 넋두리에 빠져있나
새정치연합의 근본적인 문제는 ‘계파’ 문제가 아니라 ‘제1야당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낡은 관성에 그 뿌리가 있다. 김대중, 노무현 이후 제3기 민주정부의 목표는 무엇인가? 진정 대다수 대한민국 국민은 새로운 정부가 무엇을 해주길 원하고 있는가? 국민들은 제1야당 새정치연합에 묻고 있지만 전혀 답변을 못하고 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수권능력을 의심받고 있으며, 그것을 넘어 수권의지조차 의심받는다. 만약 정권교체의 의지가 있다면 이렇게 허송세월을 보낼 수 없다. 문재인대표 이후 6개월 동안 국민에게 보여준 것은 지루한 계파싸움과 국민의 삶과 동 떨어진 혁신 논쟁밖에 없었다. 도대체 제1야당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무엇을 하고 있는가?
흔히들 새정치연합을 제1야당의 기득권에 안주하는 불임정당이라고 혹평한다. 선거만 하면 번번히 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도 당 내부에서 진정성 있는 혁신운동이 일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원래 ‘변화와 혁신’은 뼈를 깎는 고통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또한 내부 구성원 간의 갈등과 투쟁없이 이루어 질 수 없다. 정당의 변화와 혁신은 내부의 강력한 운동을 통해 만들어 지는 것이지, 당 대표가 임명한 혁신위원장이 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 보수정당은 강력한 지도자에 의해 변화와 혁신을 하향식으로 만든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야당의 경우는 보통 내부 구성원의 자발적인 혁신운동을 통해 상향식으로 이루어졌다. 야당은 원래 이러한 변화의 물결이 있어 국민들로부터 꾸준히 지지를 받은 것이다. 그런데, 최근 야당에선 이와 같은 모습을 보기 힘들어졌다. 이제 제1야당은 사라졌고, 여당의 2중대만 있다는 비판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할 수 없다.
야당은 왜 이와 같은 벼랑 끝에 서게 되었는가?
제1야당으로 안주하려는 기득권과 싸우는 새로운 사람과 세력이 없었다. 최근 새정치연합 내부에서 재미있는 논쟁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30대의 이동학 혁신위원과 50대로 접어든 이인영 의원 간에 설전이다. 이동학 혁신위원은 새정치연합 86세대의 대표주자인 이인영 의원에게 반성과 성찰 자세를 요구했고, 이인영 의원은 그것에 일일이 반론을 제기했다. 사실 새정치연합에서 86세대는 DJ가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며 적극적으로 영입한 학생운동권 출신들이다. 벌써 20년이 되어간다.
그동안 86세대는 야당 내부의 개혁세력으로서 국민의 사랑을 받아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조금씩 86세대의 정치적 무능론이 제기되었고, 급기야는 기성세대에 기대어 안주하는 기득권세력으로 비판받는 지경까지 왔다. 이것을 다른 측면에서 보면 야권 20년 동안 86세대를 대체할 새로운 사람이나 세력이 나타나지 못했다. 반면 86세대는 그 기간을 독점하며 새로운 사람이나 세력을 발굴하기보다는 자기들끼리 제1야당의 기득권을 나누고 누리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그것이 최근 이동학과 이인영의 논쟁이다.
따라서, 이제 야당의 낡은 기득권과 싸우는 새로운 사람과 세력들이 우후죽순 나서야 한다. 이것이 새정치연합을 기득권에 안주하는 제1야당이 아니라 국민이 바라는 야당다운 야당, 수권의지와 능력을 갖춘 정당이 되는 유일한 길이다.
이제 새정치연합 3040이 진짜 혁신운동에 나서야 한다. 야당의 정당혁신은 원래 당 대표가 임명하는 혁신위원장이 하향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야당은 아래로부터 자율적인 상향식으로 거침없이 기득권을 무너뜨리는 투쟁을 통해 변화하는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그랬고, 노무현 대통령도 그랬다. 야당의 변화와 수권을 위해 자신을 던져 희생했다. 자신의 정치적 위험을 감수하며 기득권과 싸워 지금의 야당을 만들었다.
이제 새정치연합 3040 하나 하나가 모두 김대중과 노무현이 되어야 한다. 오랜 경륜과 경험을 가진 선배들의 무게에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야당의 미래는 없다. 뒤따르는 후배들이 가져야 할 것은 선배들이 만들어온 역사 속에 성과를 깊이 성찰하는 것이다. 그 다음은 위험을 감수하며 새로운 모험과 도전을 하는 것이다. 새로운 모험과 도전이 없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없다.
우선, 3040의 광장을 만들고 그 안에서 새정치연합이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변화와 혁신을 요구하지 말고, 변화와 혁신의 주인공이 되어 실천해야 한다. 한 사람의 힘은 미약하지만 서로가 모여 세력을 만들면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힘이 생긴다. 정당이 무엇인가?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모인 패거리 사람들이다. 말하지 않고, 모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 이제 3040이 주도세력이 되어야 한다.
한 국가에 있어 정부와 여당은 국가를 잘 운영해야 할 역할이 있지만, 그만큼 중요한 것이 야당다운 야당이 있어 국민의 다른 목소리도 반영되고 보호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야당이 무너지고 특정 여당이 권력을 오랫동안 독점하는 선진국은 거의 없다. 대부분은 후진국의 정치가 그렇다.
언제까지 제1야당의 정치담론이 ‘친노니 아니니’라는 넋두리에 빠져 있을 것인가? 이제 야당에겐 새로운 사람과 세력이 너무나 절실하다. 야당의 3040이 나서서 새로운 시대정신과 민주주의 광장을 만들어야 한다. 그곳에서 야당의 낡은 기득권은 무너뜨리고, 새로운 흐름을 형성해야 한다. 그것이 야당이 살아날 유일한 해답이다.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 과반은 야권이 집권하길 희망하고 있지만, 정당지지도나 대선주자에 대한 지지를 물어보면 여전히 여권이 우세하다. 결국 국민은 변화를 희망하지만 대한민국 야당과 지도자는 그 변화를 담을 수 있는 그릇으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시계는 하루 하루 돌아가고 있다. 야당의 변화를 기대한다.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 정치학 석사
조원C&I 정치여론연구소 소장
노무현대통령 청와대 정무행정관
국회의원연구단체 한국적 제3의길 연구위원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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