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 전대 이후
김부겸, 문재인, 손학규 대권 행보 본격화 할 듯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장
홍 준 일
이제 8월 27일이 지나면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결정된다. 이번 당 대표는 2017년 대선을 기획하고 준비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니고 있다.
현재의 판세는 1강 2중으로 추미애 대세론 속에 이종걸과 김상곤 후보가 2위를 놓고 경쟁 중이란 전망이다. 이미 17개 전국시도당대의원대회를 거치며 시도당위원장 선거 결과가 나오면서 당심과 민심의 바로미터가 확인되고 있다.
특히 서울, 경기, 인천의 시도당위원장 선거에서 김영주의원, 전해철의원, 박남춘의원이 당선되면서 대부분의 언론은 ‘친문독식’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번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는 결국 기승전 친박, 친문 독식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한마디로 새누리당은 박근혜대통령,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가 주인인 셈이다. 이것이 향후 2017년 대선 과정에서 어떠한 결과를 만들지 다양한 예측과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본격적인 대선 경쟁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여당이란 특성 때문에 다소 대선 시계가 늦추어 질 수 있다. 왜냐하면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의 레임덕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더불어민주당은 그 속도가 매우 빨라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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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문재인 전 대표는 일찍부터 더불어민주당 8.27전당대회가 끝나면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하겠다고 밝혀왔다. 문재인 전 대표가 휴식기를 끝내고 첫 대권행보가 무엇으로 시작될지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확인 되었듯이 무엇보다도 당 내외부에 문재인 전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확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당 밖에서는 안철수와 국민의당 중심으로, 당 내부에서는 손학규 전 고문과 김종인 대표 등이 비주류를 형성하며 강한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더불어민주당의 근원지인 호남에서도 비토 정서가 보이고 있다. 결국 문재인 전 대표가 이 난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제2의 이회창이 될 수 있다는 의심이 야권진영 곳곳에 퍼져 있는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표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비토 정서를 완화하고, 특히 비주류 진영의 완강한 거부를 누그러 뜨릴 비책을 만들어야 한다. 문재인 전 대표가 비주류 세력을 통합할 새로운 계기는 이번 전대 직후와 추석 민심이 고비가 될 것이다. 따라서 문재인 전 대표도 전대 직후와 추석을 계기로 당 내외부에 있는 야권진영을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광폭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문재인 전 대표가 안철수 전 대표와 함께 해야한다고 발언 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에서 신호탄이 발사된 것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하면 김부겸, 박원순, 손학규, 안희정, 이재명 정도가 대선 잠룡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발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김부겸의원과 손학규 전 고문이다. 왜냐하면 우선 박원순 시장, 안희정 지사, 이재명 시장은 현직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권 행보를 본격화 하기엔 여러 가지 제약이 뒤 따른다. 예상하건데 현직 단체장들은 당의 경선 윤곽이 드러날 연말 즈음이 되어야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 특히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은 현직 유지 여부를 둘러싼 정치적 판단을 놓고 고비를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수 많은 혼돈이 예상된다. 실제 지난 2012년 대선 경선 과정에서 새누리당은 김문수 지사, 더불어민주당은 김두관 지사가 지사직을 둘러싸고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김문수 지사는 지사직을 유지한 반면 김두관 지사는 지사직을 내놓고 경선에 돌입했다. 결과적으로 김문수 지사는 당시 박근혜 후보에게, 김두관 지사는 문재인 후보에게 힘도 써보지 못하고 패배했다. 결론적으로 박원순, 안희정, 이재명은 한국정치 현실에선 올해 12월까지 대권 행보를 본격화하기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가장 발빠르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바로 손학규 전 고문이다. 이미 손학규 전 고문은 4.13총선 이후 사실상 정계복귀를 시작했고 그 시기와 방안에 대해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학규 전 고문의 정계복귀 시기는 이르면 이번 추석 전후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 있어서 추석은 정치 여론이 집대성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차기 대선을 노리는 후보에게 이번 추석은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계기가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복귀 시기는 결정되었고 남은 것은 정계복귀 방안이다.
지금까지 거론되는 방안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더민주에 복귀해서 문재인 전 대표와 재기전을 벌이는 것이다. 가장 순조로운 방안이지만 현재의 당내 역학관계 상 손학규 전 고문이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손학규 전 고문이 섣불리 선택하기엔 어려워 보인다.
둘째, 더민주를 탈당하고 국민의당에 입당해서 안철수 등과 겨루는 방안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대위원장은 연일 손학규 전 고문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이 방안 역시 손학규 전 고문에겐 승산이 낮다. 이미 국민의당은 안철수에게 명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손학규 전 고문은 당을 세 번째 옮기며 ‘철새 정치인’이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정치는 잔인해서 지금은 그에게 러브콜을 보내지만 막상 국민의당 경선 판에 들어서면 이 문제는 간단하지 않다. 따라서 이 방안 역시 어려워 보인다.
마지막 선택은 친박당도 친문당도 아닌 제3세력을 형성하여 새판을 짜는 방안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비주류를 흡수하여 제4당에 준하는 정치결사체를 만드는 방안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방안 중 가장 현실성이 높은 방안이다. 손학규 전 고문 입장에서 정계복귀의 명분도 세우고 독자적 세력도 구축할 수 있다. 특히 이재오, 김종인 등 양당의 개헌파를 규합하면 새로운 정치세력을 형성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방안도 손학규 전 고문 입장에선 새로운 도전이고 모험이다.
정치라는 것이 전략적 방안을 내놓고 선택하는 것은 쉽지만 그 선택을 국민의 선택으로 현실화하는 것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손학규 전 고문이 현실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으로 보인다. 손학규 전 고문은 이번 추석을 전후해서 자신의 명운을 걸고 세 번째 대권 도전을 위한 행보를 전면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에겐 다시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부겸의원이다. 김부겸은 2017년 대선에서 야권 최고의 히든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2년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 패배 이후 차기 지도자로 꾸준히 거론되었다. 2012년 대선 직전 총선에서 야권의 험지 대구를 출마해 의미있는 패배를 남기며 야권 차세대 지도자로 급부상했다.
대선 패배 이후 2013년 첫 전당대회에선 원외인사였지만 가장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었고 마지막까지 출마를 저울질 하다 포기했다. 그리고 2014년 지방선거에서 2번째 대구 도전으로 대구시장을 출마했다. 대구시장 선거에선 새누리당이 위협을 느낄 정도로 거물 정치인으로 변모했다. 각종 언론에서 그가 대구를 돌파한다면 야권 최고의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란 전망이 앞 다투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구의 벽은 높았고 두 번째 낙선을 경험했다.
결국 2016년 4월 총선에서 김부겸 후보는 62.30%라는 높은 득표율로 37.69%를 얻는데 그친 김문수 후보에게 압승을 거두었다. 대구 정치 역사상 야권 후보가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것은 앞으로도 깨기 어려운 기록이 될 것이다. 이와 같은 놀라운 결과는 김부겸 의원이 언제든지 야권의 대선후보로써 폭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전망과 예측을 만들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최근 전당대회 직전 당 대표 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며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되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김부겸 의원은 당권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자신의 독자적 힘으로 당권을 획득하기엔 당내 상황이 역부족이란 평가를 스스로 내렸다. 그가 당권을 포기한 후 대부분의 언론은 ‘김부겸 대권직행’이란 해석을 내놓았고 본인 역시 강하게 부정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정치 분석가들은 김부겸 의원이 단지 4선 국회의원을 위해 대구 정치를 시작했다고 보지 않는다. 김부겸 의원은 지금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대권을 향한 야심을 계속 키우는 중이다.
김부겸 의원 역시 이번 추석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전당대회 이후 자신의 조직인 새희망포럼을 통해 대규모의 전국적인 지지자 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서 김부겸 의원이 자신의 대권 행보와 관련한 일성이 나올 것이란 예측이 무성하다. 또한 최근 김부겸 이름을 내건 팬클럽이 구성되어 10월 중에 대규모의 전국적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야권의 험지인 대구에서 삼세번 도전장을 내밀어 돌파할 정도로 저돌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그의 정치는 서로 치고 받는 현실 정치보다는 공존과 상생의 정치를 강조한다. 그의 정치는 보수와 진보가 경계를 짓고 싸우는 진영 대결보다는 그 경계를 뛰어넘는 협력정치를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격렬한 야권 지지층에게 매력없는 정치인으로 꼽히고도한다. 그러나 최근 당내 계파 갈등이 한계를 넘어서고 당이 깨어지는 분열을 경험한 야권진영에게 김부겸식 정치는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그는 당내에서 ‘통합행동’이란 모임을 통해 계파로부터 자유로운 중간지대 의원들의 목소리를 키우는데 힘을 쏟고 있다. 향후 야권진영이 분열된 상황에서 상호 불신을 걷어내고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계기가 만들어 진다면 김부겸 의원이 야권통합을 위한 최고의 히든카드 대선 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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