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권선언의 의미
정권교체의 확장성을 열다.
조원씨앤아이 정치여론연구소
홍 준 일 소장
더불어민주당 8.27전대 이후 대부분의 언론은 새누리당을 ‘친박당’으로 더민주를 ‘친문당’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특히 더민주는 당 대표, 최고위원, 전국 시도당위원장 모두 사실상 친문 인사가 독식하며 향후 대선 경선 무용론까지도 만들고 있다.
더민주의 전대 결과를 분석하면 권리당원 투표의 65%가 모든 승부를 갈랐다. 지난 문재인 대표 시절 온라인으로 가입한 10만 가량의 당원 중 대략 35%정도가 권리당원의 자격을 획득했고 이번 전당대회에서 일관된 표심을 발휘했다. 이들의 표심은 향후 대선 경선에서도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따라서, 문재인 이외에 다른 경쟁자들이 대선 경선에 뛰어들 의지조차 갖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로 야권진영에는 문재인을 제외한 잠룡들을 중심으로 당내 경선으론 승부가 불가능하니 새로운 정계개편을 통해 제3지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급부상했다. 특히 제3지대론은 정계은퇴한 손학규를 중심으로 여야를 넘나드는 합종연횡의 시나리오가 제시되었다. 하지만 그 현실성은 매우 낮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정치권에서 새로운 정치세력이란 뚜렷한 대의명분이 뒷받침하지 않고선 그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은 오늘 사실상 대권선언을 했다. 김부겸 대권선언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는 두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문재인 대세론만으론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 둘째, 최근 불고 있는 제3지대론은 뚜렷한 대의명분도 없으며 오로지 더민주 당내 경선을 통해 정권교체의 가능성을 확대하겠다는 선언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대세론만으론 왜 정권교체가 불가능한가? 우선 문재인이 더민주 당내는 물론 전체 대선후보군에서 수위권을 달리고 있는 것은 모두가 인정한다. 하지만 문재인을 지지하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정권교체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문재인 혹은 그 누구를 대선후보로 지지하는 문제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더 많은 지지자들을 하나로 모아내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문재인 대세론만으론 위험하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문재인이 역대 야권후보의 최고득표율을 기록하고도 49대 51로 박근혜에게 패배했다. 따라서, 지금은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하나로 담아낼 수 있는 과정을 만드는 것이 더 중여한 일이다. 그래서 오늘 김부겸의 대권선언은 큰 의미를 갖는다. 더민주 잠룡들의 대권선언이 더 확산되어야 한다. 그리고 저 마다 자신의 정권교체 방안을 내놓고 더 다양하고 역동적인 경쟁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정권교체와 야권 승리의 가능성을 높이는 길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야권에 불고 있는 제3지대론은 왜 뚜렷한 대의명분이 없는가? 지금 상황에서 제3지대론은 야권을 삼분사분 시키는 분열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미 야권은 더민주와 국민의당으로 분열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뚜렷한 대의명분도 없이 제3의 정치세력을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분열이다. 다시 말해 국민의 정권교체 열망을 키우기 보다 야권 지지층의 분열과 불확실성만 높여서 패배주의만 확산시킬 수 있다. 따라서 오늘 김부겸이 대권선언과 동시에 제3지대론에 쐐기를 박은 것은 커다란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김부겸은 오로지 더민주 당내 경선을 통해 정권교체의 길을 확장하겠다고 선언한 것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오늘 김부겸의 대권선언은 더민주가 전대 이후 자칫 문재인 대세론에 안주하려는 위험성에 경고를 울린 것이다. 동시에 자신의 말대로 더불어민주당 대선 준비에 새로운 다양성과 역동성을 살려내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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